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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오리농업 개성쪽 농장에 전수 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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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오리농업 개성쪽 농장에 전수 준비
  • 이번영 기자
  • 승인 2007.06.11 1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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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농업교류 지방이 주도한다(4)

남북교류 지방자치단체로 확산 일로

2.13 남북합의 다음날 김문수 경기도지사는 성명서를 통해 “남북협력사업 재개를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경기도는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과 함께 대북 협력사업을 하다가 지난해 10월 북한의 핵실험 이후 중단돼 있었다. 지방자치단체의 대북협력 사업은 경기도와 경상도를 필두로 강원도, 전라남도, 전라북도, 제주도, 부산시, 인천시, 서울시에서 활발하게 펼치고 있다. 서울을 중심으로 진행돼 온 남북교류사업은 이제 지역으로, 기초지방자치단체로 확산되고 있다.


충북 제천시는 금강산 삼일포협동농장에서 과수원을 운영한다. 2000년 금강산 광광이 시작되자 삼일포의 전체적인 환경이 제천과 비슷하다고 판단해 제천의 특산물인 사과를 심으면 어떻겠느냐는 제안이 들어오면서 시작됐다. 구체적인 검토를 거쳐 2004년 1월 시장과 새농민회 회원들이 금강산 지역을 방문했으며 그해 3월 삼일포 마을을 선정해 과수원을 조성했다. 이곳은 삼일 마을과 소학교, 중학교가 인접한 곳으로 북측에서도 공개를 꺼리는 지역인데, 당시 관계자들의 적극적인 노력으로 성사됐다.


사업비는 시민들의 성금으로 모아졌다. 1인당 1000원부터 시작해 총 1억 600만원을 마련해 1만평 규모의 사과와 복숭아 과수원을 조성했다. 2005년 통일부 협력기금 6000만 원을 지원받아 관리사 건물을 짓고 지금까지 매월 1회정도 제천사과영농조합 기술자들이 현지 농장을 방문해 기술지원을 하고 있다. 2005년 첫해에 사과 5톤, 복숭아 3톤을 수확했다. 농장에서 제천시민과 북한 관계자 등 150 여명이 사과수확 축제를 가졌고 금강산 온정각 광장에서 관광객들을 상대로 사과 무료 나눠주기 등 판매홍보 행사도 했다. 황병일 강원도 남북협력담당관은 “그동안 교류 결과 상호 신뢰가 가장 큰 성과라고 할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 북한 측에서도 남북 지자체 교류의 성공사례로 삼일포 농장을 견학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전북 김제시 민주평화통일협의회(이하 평통)은 지난 4월 20일 북측 고성군 온정리 마을을 방문 통일사료 약 25톤(싯가 1000만원 상당)을 전달했다. 이들은 향후 북측 고성군과 공동경작, 김제시 정미소 설립, 영농기술 지원 문제 등을 하기로 협의했다. 김제평통은 2005년부터 네 번에 걸쳐 3억 3000만원 상당의 보리와 쌀 등 식량을 지원해왔으며 이번 사료 지원은 “주식보다 가축 사료가 더 급하다”는 북한측 요구를 받아들여 이루어지게 됐다고 한다.
포항시평통은 4월 20일 영유아 15만 명분 영양식 5000박스(1억5000만원 상당)을 북한내 탁아소, 유치원, 초등학교 등에 전달했다.


충남 서천군평통은 2005년부터 평양 대동강 어린이 빵공장과 손을 잡고 사업을 지원했다. 이곳에서는 하루에 1만개의 빵을 만들어 대동강 구역 탁아소와 유치원 아이들에게 급식으로 지원한다.
민주평통홍성군협의회는 비료와 농약 부족으로 식량난을 겪고있는 북한 지역에 홍성군과 홍성유기농업인 단체 등 민간단체 협력을 받아 홍성의 특산물인 환경농업을 전달한다는 원칙에 합의했다. 자본주의 국가들과 교류가 없이 포위된 사회주의국가 쿠바는 비료와 농약이 없어 자체 내에서 생산되는 거름을 이용해 환경농업을 할 수 밖에 없었다. 그래서 세계적 ‘환경농업의 메카’로 등장한 쿠바는 생산량도 늘어나고 연간 2000 여명의 한국인을 포함해 세계적 환경농업 관광지로 부상했다.
지난해 홍성 평통의 한 인사는 북한을 방문한 자리에서 북측 농업 지도자와 쿠바 사례를 나누며 북한에 오리농업을 권장해 개인적 차원에서 긍정적인 답을 들었다. 식량 증산이 절실한 북한이지만 환경농업으로도 증산이 가능하다는 것을 우리측 인사는 설명한 것이다. 남쪽 농토는 농약과 화학비료 과다 사용으로 상당부분 오염돼 있으나 북한은 오염되기 전에 환경 보존이 필요한 점도 강조했다.
그러나 조류독감 위험 등으로 오리를 직접 교류할 수는 없다. 홍성에서 구상하는 것은 오리 부화기와 오리알을 전달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홍성평통에서는 대북 지원에 관심있는 군민들로부터 성금을 모아 5000만원을 준비한다는 것이다.
홍성평통은 지난달 북한 삼일포협동농장을 방문, 모내기를 하고 왔다. 그러나 평통은 이 자리에서 북한 측과 이같은 협의를 보류했다. 모내기를 주최한 통일농수산사업단 측으로부터 개성쪽 협동농장과 교류를 제안했기 때문이다. 금강산이 있는 고성군 쪽 농장들은 대부분 마무리 단계에 있으며 내년부터 개성 인근에 협동농장들을 개척한다는 것이다. 개성은 거리도 가깝다. 따라서 빠르면 내년부터라도 홍성과 개성의 한 농장간 농업교류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오리농업 북한 전수를 위해 가장 어려운 문제는 자금이다. 군민으로부터 성금을 모은다고하지만 쉽지 않다. 기부금품모집에 관한 법적 문제도 따른다. 따라서 평통은 몇가지 이벤트를 통해 자금을 준비한다는 구상이다. 예를 들면 북한산 들쭉술 판매 일일주점 운영, 북한 영화 및 예술단 공연, 남한에서 출판된 북한 관련 서적 판매 사업 등을 검토하고 있다. 이같은 이벤트는 자금 마련 뿐만 아니라 북한 바로알기 및 통일 분위기를 조성하는 효과도 기대하고 있다.
우리나라 환경농업의 메카 홍성에서 북한에 오리농업을 전수하고 북한에서 생산되는 되는 돌, 샘물 등 상품을 수일할 경우 서로 이득을 볼 수 있으며 통일을 앞당기는데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중앙정부의 남북 교류는 정치적이고 큰 틀에서 필요하지만 구체적으로 산업과 주민의 삶에 영향을 미치는 교류는 지역차원에서 하는 것이 효과적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의견이다. 남북 교류도, 통일운동도 지역이 주도하는 시대가 오고 있다. (연재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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