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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도청 실패, 충남도청 성공의 어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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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도청 실패, 충남도청 성공의 어머니
  • 한관우 기자
  • 승인 2007.06.07 2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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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도청 이전 기획취재(3)
이완구 충남지사가 충남도청 이전에 따른 해법을 찾기 위해 지난 2월 전남도청 새 청사가 입주해 있는 남악신도시를 찾았다. 실패가 담긴 전남도청 이전사를 통해 충남도청의 이전에 따른 해법을 찾기 위한 벤치마킹 차원이었지만 속내는 따로 있었다. 이 지사는 지난 4일 도청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도 심중의 일단을 공개했다. 전남도청이전에 따른 새 청사 건립비 전액(1687억 원)을 국비로 지원받았다는 확신을 확인하기 위한 일면도 있었다. 그러나 이 지사는 전남도청의 실패에서 충남도청 이전에 따른 교훈을 찾는 일이 급선무라는 인식이다. 전남의 경우처럼 충남은 국비가 담보돼 있지 못한 상황이다. 따라서 경북도와 공조해 특별법을 이끌어 내겠다는 복안이다. 전남도청의 사례를 통해 충남도청 신도시 건설의 희망을 찾아본다. (편집자 주)



지난 1999년 6월 30일 오후 7시 40분경 전남도의회는 제145회 임시회 2차 본회의를 열고 재적의원 55명 중 참석의원 35명 전원의 찬성으로 '전남도 사무소 소재지 변경에 관한 조례안'을 통과시켰다. 전남도청이 광주에서 전남 무안군 삼향면으로 옮겨가게 되는 순간이었다.


도청이전을 찬성하는 의원들은 이날 본회의장에서 출입문을 잠근 채 농성 중이던 도청이전 반대 의원 13명을 강제로 끌어낸 뒤 찬반토론 등을 거치지 않고 회의시작 5분 만에 이 조례안을 전격 통과시켰다. 확정된 새 도청 소재지는 1993년 실시한 연구용역 결과 최적의 후보지로 선정된 삼향면 남악리 일대 400만평으로 목포시 윽암동과 인접한 곳이었다.


전남도는 지난 1999년 하반기에 토지매입 및 기반조성 공사를 벌인 뒤 2000년 말경 본격 공사에 착수해 2003년 초 새 청사에 입주할 계획을 세웠다. 그러나 예정보다 2년이 지난 2005년 11월 도청 청사가 우선 입주하는 형태의 기형적이고 실패한 신도시 입주사례를 남겼다. 


전남도청이전 주요 추진일지

△1993년 4월7일: 전남도청 이전특위 구성 도의회 동의안 가결 △1993년 5월13일: 광주 민주화운동과 관련한 '대통령 특별담화'발표 (광주의 전남도청을 이전하고 현부지에 5·18기념공원 조성) △1993년 6월10일: 도청소재지 입지선정 연구용역 계약체결 △1993년 12월21일: 후보지 용역 결과 무안군 삼향면 일대 선정 △1995년 7월1일: 허경만 지사 시·도 통합추진 선언 △1996년 5월23일: 송언종 전 광주시장 통합불가 선언 △1996년 12월26일:  광주시의회, 통합반대 결의문 채택△1998년 9월8일: 허 지사 도의회 임시회서 도청이전계획 수립 방침 선언△1999년 3월5일: 도의원 12명 '시·도 통합 소위원회 구성' △1999년 4월13일: 도지사 기획예산위 방문, 도청이전사업 국고지원건의 △1999년 5월12일: 행정자치부장관, 전라남도 사무소의 소재지 변경 승인 △1999년 5월20일: 도청 소재지 변경 조례안 입법예고 △1999년 6월11일: 도청소재지 변경 조례안 도의회에 제출 △1999년 6월21일: 도의회 통추위 도청 소재지 변경 조례안 반려 결의안 제출 △1999년 6월26일: 행정자치위 반려결의안 부결, 도청 소재지 변경 조례안 가결 △1999년 6월30일: 도청 소재지 변경 조례안 본회의 통과 △2000년 3월 30일: 남악신도시 마스터플랜 확정(신청사 위치 결정) △2000년 7월 10일: 새 청사 건축설계 당선작 결정 △2001년 1월 18일 기본설계 완료(5개월) △2001년 6월 30일: 새 청사 부지매입 완료 △2001년 9월 11일 실시설계 및 감리완료(7개월) △2001년 12월 10일: 건축협의(허가)완료 △2001년 12월 14일 공사입찰(조달청) △2001년 12월 21일 :건축공사 기공식 △2005년 10월 4일: 새 청사 입주 시작 △2005년 11월 11일: 남악신도시에서 새 전남도청 개청식 등이 주요 일지다.


전남도청은 1896년 전라남도가 분리되면서 나주에서 광주로 옮겨졌다. 그로부터 90년이 지난 1986년 광주가 직할시로 독립한 이후에도 줄곧 광주를 지켜왔으나 1993년 '5․18 해법'의 하나로 전남도청 자리를 5․18기념공원으로 조성키로 함에 따라 이전 방침이 발표됐다.


1999년 현재의 새 청사 위치로 전남도청 소재지를 변경하는 조례가 제정됐고, 6년만인 2005년 11월11일 남악신도시에서 역사적인 새 도청 개청식이 있었다. 이로부터 1년 6개월이 지났지만 아직까지도 행정구역 이원화와 유관기관 이전이 지지부진하는 등 대책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충남도청 새 청사도 첫 삽을 뜨기는커녕 지구지정을 눈앞에 두고 주민보상도 시작되기 전부터 전남도청 못지않게 많은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전남도청 새 청사가 자리하고 있는 남악신도시는 지난 2002년 건설교통부장관으로부터 전국 최초로 생태환경과 교통시범도시로 지정 받아 30%가 넘는 공원과 녹지공간, 3%에 불과한 상업용지, 주거비율도 32%에 지나지 않도록 건설되고 있다.


전신주, 담장, 돌출광고물이 없는 이른바 3무(無)도시로 도심에는 무공해 천연액화가스(CNG)를 연료로 한 전용버스가 다니며, 도시형 녹음길과 습지생태공원, 청정에너지인 태양광발전을 이용한 Sun-City 조성 등 인간과 환경이 공존하는 가장 아름다운 생태도시로 꾸며지고 있다.


총 440만평에 2조 3700여억 원 투입

1단계로 지난 2000년부터 2010년까지 1조2900억 원을 투입 남악 옥암중심권 270만평에 택지조성공사, 상하수도, 진입도로 개설공사, 광역행정업무, 국제문화교류 업무 등을 수행할 수 있도록 자연과 어우러진 신도시의 핵심지구를 올해 완공목표로 개발이 한창 진행 중이다. 2011년부터 2014년까지 6228억 원을 투입 2단계 임성역세권 90만평에 기존취락의 정비를 통한 신․구 시가지가 조화를 이룬 역세권을 중심으로 한 도시개발 확장지구를 조성한다. 마지막 3단계로 4556억 원을 투입, 2015년부터 2019년까지 망월부도심권 80만평을 정보문화연구산업단지, 스포츠시설, 쇼핑센터 등을 갖춘 지속적 발전을 고려한 미래지향적인 지구로 조성, 총 440만평에 2조3684억 원을 투입해 2019년까지 인구 15만 명이 거주하는 친환경 첨단도시를 지향하고 있다.


2005년 11월 새 도청 청사를 개청한 이후 허허벌판에 22개 시․군과 본청의 숫자를 상징하는 23층짜리 도청 청사 건물만 덩그러니 놓여 황량하기만 했던 남악이 점차 도시 형태를 갖춰가고 있다. 지난해 11월 남악 리젠시빌 394세대 아파트 입주를 시작으로 지난 3월 유치원과 초등학교, 중학교 개교가 이어지는 등 남악신도시 시대가 열리고 있는 것. 유치원과 초등학교, 중학교 등 3개 학교가 개교한데 이어 9월에는 유치원과 초등학교 2개교, 2008년에는 중학교 2개교와 고등학교 1개교 등 3개교가 문을 열 예정이다. 남악신도시는 인구 유입 시기에 맞춰 유치원 2곳과 초등학교 5곳, 중학교 4곳, 고등학교 3곳, 대학교 1곳이 개교할 계획이며, 현재 유치원과 초등학교, 중학교 각각 2곳씩 모두 6개교가 공사 중에 있다.


공동주택은 총 31개 블럭에 1만7560세대가 공급될 예정이다. 이 중에서 연립주택 부지 5개 블럭을 제외한 26개 블럭 26만평이 모두 분양 완료됐다고 한다. 이외에도 17개 블럭에 1만1303세대의 아파트가 건축 중에 있으며, 올 하반기까지 4847세대에 1만5000여명의 인구가 유입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75개 기관 단체 이전, 교육청 등 25개 건물 신축

남악신도시에 둥지를 틀 75개 기관․ 단체 중 별도의 건물을 신축할 25개 기관 ․단체 가운데 전남도교육청 등 7개 기관 단체는 이미 부지계약을 체결했다. 전남도교육청은 지난해 12월 공사를 착공했다. 농업중앙회 전남본부와 광주지방법원 목포지원, 광주지방검찰청 목포지청, 무안군 민원센터, 전문건설공제조합 등은 올해 실시설계를 거쳐 착공할 계획이다. 또한 별도의 건물 임대를 추진 중인 기관과 단체를 위해 전남개발공사에서는 올해 사업비 85억 원을 투입해 연면적 2500평에 지하 2층, 지상 7층 규모의 업무 빌딩을 신축, 15개 기관을 유치할 계획으로 있다. 하지만 이는 지난 2002년 168개 유관기관을 대상으로 실시한 '이전의향조사'에서 16개 기관 69개 단체 등 모두 85곳이 이전하겠다고 밝힌 것과 비교하면 8곳이 감소했고,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도가 클 것으로 예상됐던 신축이전이 45곳에서 25곳으로 20곳이나 감소한 점은 충남도청을 이전하면서 주목해야 할 대목이다.


실제로 한국전기공사협회 전남지부, 한국건강관리협회 전남지부, 목포세관 등이 이전방침을 세웠다가 최근 이전을 포기했고, 전남체육회와 대한적십자회 광주․전남지부도 비용 부담 등을 이유로 신축이전에서 임대이전으로 규모를 축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이전 방침을 세운 기관․ 단체들도 이전 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남악신도시 조기 활성화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따라서 이전기관에 대한 예산지원 이나 유관기관을 끌어올 수 있는 인센티브 지원 등 대책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은 우리가 눈여겨 봐야할 대목이다.


전남도청 새 청사는 남악신도시 오룡산 자락 7만113평(23만1781㎡)의 부지에 건축연면적 2만 3989평(7만 9305㎡)에 도청청사 1만 9596평, 도의회 4393평으로 총 1680여억 원의 사업비를 들여 지하 2층, 지상 23층 규모의 최첨단 인텔리전트 빌딩으로 지어졌다. 부지나 건축면적은 충남도가 계획하고 있는 충남도청 새 청사와 비슷한 규모다. 다만 전남도청이 23층 규모인데 비해 충남도청 새 청사는 전통과 현대적인 이미지를 결합한 저층(5층 정도)으로 계획하고 있는 점은 고무적으로 판단되고 있다. 지난 7일에는 210억 9984만원이 투입되는 남악신도시 택지조성공사 5공구에 대한 공고를 했다. 전남도청 남악신도시에는 올해까지 1만7560세대의 주택을 공급하여 5200세대가 입주할 계획이라고 한다.



주변 인프라 구축 등 개발방식이 성패 좌우

전남도청 이전에서 가장 실패한 사례가 개발방식이다. 주변의 인프라를 함께 개발한 것이 아니라 도청 청사를 먼저 건립한 이후에 유관기관과 주민들이 입주할 택지조성 등을 계획했다는 점이다. 이완구 지사가 설명하는 것과는 정반대다. 따라서 이 지사의 논리대로 유관기관과 주민들의 입주를 위한 시설을 먼저 개발하고 마지막으로 도청청사가 입주해야 한다는 논리에 설득력이 있는 것은 전남도청의 예에서 여실히 나타나고 있는 현실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전남도의 경우 새 청사를 건립하면서 택지를 분양한 점은 눈여겨 참고할만한 대목이다. 해외로 발품을 팔면서까지 1단계 사업부지 가운데 68%를 분양 완료해 지방채 발행을 최소화 했다는 점은 충남도청 신도시 개발에 있어서도 벤치마킹이 필요한 점이다.


다음으로 중요한 것은 충남도청 신도시 건설계획을 얼마나 친환경적이고 짜임새 있는 개발프로젝트로 짜느냐는 점이 관건으로 보인다. 이 지사의 고민도 도청 청사를 나중에 입주시킨다는 계획은 확고해 보인다. 다만 인프라 구축과 병원, 컨벤션센터, 호텔, 학교 등을 비롯한  도시기능 활성화 대책과 주변시설물 개발의 개발순서에 대한 고민은 더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는 점이다. 더불어 국비지원과 개발비 부담, 유관기관 유치, 인구유입방안 등은 여전히 풀어야할 과제로 남는다.


전남도청이 입주한 남악신도시 개발과정에서 소외된 무안군이 소도읍 육성사업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홍성군이 충남도청 이전으로 원도심 공동화를 우려하는 가운데 종합개발사업을 진행시킬 수 있다는 것은 이런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홍성은 홍성읍 5대권역의 종합개발과 광천 소도읍 육성사업 등으로 만회할 수 있는 가능성이 열려있기 때문이다. 또한 도청이전사업과 병행하여 홍성읍과 도청신도시를 연결하는 지방도 609호선 주변을 어떠한 방법으로 특성화시킨 개발을 이끌어 내느냐 하는 점이 중요하다. 도청신도시를 홍성으로 견인하는 최상의 방법일 수 있기 때문이다. 홍성군으로서는 최대의 과제이자 현실적인 개발논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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