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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전통 잇는 영산당 당제 보존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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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전통 잇는 영산당 당제 보존되길”
  • 신혜지 기자
  • 승인 2024.02.19 0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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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천 옹암리 상하옹마을서 15일 진행
광천읍 옹암리 영산당에서 지난 15일 당제가 거행됐다.

광천읍 상하옹마을 주민들이 사라져 가는 전통 문화를 계승하고, 주민의 안녕과 마을의 만사를 기원하는 영산당 당제를 지난 15일 거행했다.

이날 영산당 당제에는 주민 100여 명이 참석했으며, 박수무당이 당산 신목 앞에서 제 시작을 알렸다. 신목 앞 평상에서 제물을 차린 뒤 삼배를 한 후 영산당으로 자리를 옮겨 유교식 제사로 당제가 진행됐다.

충남도역사문화연구원에 따르면 광천읍 옹암리 상하옹마을에서 전승돼 오는 당제는 연원은 명확하게 알려지지 않았지만 선박이 오고가던 광천지역이 번성했던 역사와 함께했을 것으로 추측된다. 1799년 <일성록>에서도 충청도 암행어사 신현이 올린 보고에는 호서 제1의 도회지가 은진의 강경이고, 제2의 도회지는 결성의 광천이라고 적혀 있다.

지형과 해수면의 변화를 고려할 때 옹암포가 광천의 포구로 기능했던 것은 19세기 전후였을 것으로 추정되며, 이 지역의 당제도 수백년의 역사를 가지고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한다.

과거 옹암리는 오천에서 연결된 천수만의 내륙 종점이자 어선이 마지막으로 정박하던 곳이었다. 당산제 또한 바다 일꾼들의 안전과 마을의 번영을 비는 목적을 가지고 큰 규모로 치러졌다. 포구에 토사가 밀려들어오면서 선박 출입이 불가능해지고, 상옹과 하옹의 상업도 쇠퇴했다. 결국 1975년 폐항 조치로 인해 포구가 사라지면서 당제 또한 중단됐으나 1985년 마을 노인회를 중심으로 신당집을 짓고, 단절된 당산제를 복원한 후 오늘날까지 계승하며 전통을 이어 오고 있다. 매년 정월 대보름을 전후해 당제를 치르고 있다.

행사를 준비한 옹암리 상·하옹마을 최봉수 이장은 “마을 주민들의 건강과 화합, 무사 안녕을 도모하고, 전통 민속 문화를 전승하기 위해 매년 빠지지 않고 당제를 지내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충남도역사문화연구원 홍제연 책임연구원은 “영산당 당제가 비록 옛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진 않지만,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전통을 이어 가려는 의지가 강력하고, 이에 대한 민속학자들의 연구가 이뤄지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홍성군 향토 유적으로 지정해 보존의 동력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이 당제는 광천읍을 대표하는 역사문화 콘텐츠로도 활용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조언했다.

광천읍은 유구한 역사와 전통을 가지고 있는 영산당 당제를 지속적으로 보존하고 후대에 계승하기 위해 군 향토 무형문화재 지정을 추진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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