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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동네 생활사투리-175> “그런 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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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동네 생활사투리-175> “그런 심”
  • 홍성문화원 조남민 사무국장
  • 승인 2024.02.19 08: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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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니: 이번 달만 곗돈 느믄 모다 끝나는 거지? 멫년을 부었으니께 에지간이 쌓였겄는디.

-저니: 그런 심이지. 근디 계주가 얼마전버텀 연락이 통 안 되네. 설마?

<그런 심>은 ‘그런 셈’의 뜻이다. ‘셈’은 단순히 ‘수를 세는 일’이라는 뜻 외에도, 어떤 형편이나 결과 또는, 어떻게 하겠다는 생각을 나타내는 말이기도 하다. ‘심’을 단독으로 쓰면 ‘힘’이 되지만(째깐해두 ‘심’점 쓰게 생겼는디) 앞에 ‘그런’이 붙으면 여러 가지의 뜻으로 변한다.

‘그런 심이여’라고 하면 ‘그런 셈이니 그렇게 알고 있으라’는 뜻이고, ‘그런 심 잡구’는 ‘이왕에 그렇게 되었으니 그런 셈 치고 마음을 비워라’라는 말이다. 나이 지긋한 어르신께서 ‘젊은 사람이 그런 심 가지믄 쓰나’라고 할 때는 ‘심’이 ‘마음(心), 또는 심보’로 쓰인다.

우리동네에서 ‘심’은 ‘셈, 힘, 마음’ 이외에도 어떤 일의 한 측면을 나타내는 ‘편’의 뜻으로 자주 사용되는데, 어떤 대화의 대답으로 ‘(그런) 심여’라는 말이 나온다면 이때는 ‘그런 편이지’라고 해석한다.(작년 버덤은 장사가 잘되는 심여). 즉, 사람과 관계되는 ‘심’은 마음이나 속셈을 나타내고, 일과 관계되는 ‘심’은 ‘~편’의 뜻이다.

은근히 사람 마음을 떠보기 위해 ‘그럴 심인개벼?’라고 물어보면, 무덤덤하게 ‘그리기(그러게)’라고 대답하는 것이 상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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