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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 속에서 전교생이 서로 이끌어 가며 성장하는 결성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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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 속에서 전교생이 서로 이끌어 가며 성장하는 결성초
  • 신혜지 기자
  • 승인 2023.12.11 08: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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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작은 학교 살리자 - 결성초

작은 학교가 위기에 처해 있다. 홍성군 읍·면의 인구는 점점 고령화되고, 출생보다 사망이 많아져 인구가 감소하고 있다. 홍성읍에 있는 학교마저 내포신도시로 이전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홍성군의 초등학생 47.1%가 내포신도시에서 학교를 다니고 있다. 학생 수가 점점 줄어들면서 충남도교육청은 소규모 학교를 통폐합하는 ‘적정규모 학교 육성 사업’을 추진하기 시작했다. 9월 14일~15일에는 학생 수가 30인 미만인 결성초, 신당초, 은하초에 대한 통폐합 찬반 투표가 진행되기도 했으나 학부모의 반대로 부결됐다. 홍성신문에서는 창간 35주년은 맞아 학생 수가 60인 미만인 초등학교를 소개하고자 한다. <편집자 주>

결성초는 전교생이 14명밖에 되지 않는다. 11월에는 전교생이 함께 수학여행을 다녀왔다. 사진=결성초
매달 1회씩 열리는 학생자치회에도 전교생 모두가 참여하고 있다. 사진=결성초

“우리 학교는 학생들이 저학년, 고학년 할 것 없이 형제·자매처럼 지내고 있어요. 학년에 상관없이 함께 어울려 놀고, 고학년 학생들이 저학년 학생들을 챙겨 주고, 저학년 학생들은 고학년 학생들을 보고 배우면서 서로 이끌어 가는 점이 가장 큰 장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전교생 모두 친구처럼 지내

결성면에 위치한 결성초는 현재 홍성군의 초등학교 중에서도 가장 학생 수가 적은 학교다. 14명의 학생이 재학 중이며, 현재 5학년에는 학생이 없다. 학생 수가 적기 때문에 전 학년이 가족처럼 지내며 오순도순 커 가고 있는 정감 있는 학교다.

결성초는 인성, 환경, 학력 증진 세 분야로 나눠 학교의 특색을 살린 다양한 활동을 운영하고 있다. 한 프로그램을 운영할 때마다 한 번에서 끝나는 것이 아닌 프로그램들이 연계돼 있어 지속성 있는 교육을 펼쳐 나가고 있다. 학생들의 인성교육을 위해서 결성초는 ‘독서’에 초점을 두고 있다. 학년별로 학년성에 맞는 도서를 구비해 매주 목요일 아침에는 사제동행 독서 시간을 운영하고 있다. 단순히 책만 읽는 것이 아닌, 독서한 내용을 바탕으로 독서골든벨을 운영해 학생의 참여를 유도하고 있다. 충남도서관과 홍성도서관으로 체험 학습을 떠나 다양한 책을 읽어 보기도 하고, 인근에 위치한 서부초에 가서 조혜란 작가와 만남을 통해 작가와 직접 소통하는 시간을 갖기도 했다.

작은 학교이니 만큼 학생자치회에 대한 학생들의 참여도 적극적이다. 매달 한 번씩 진행되는 학생자치회에는 전교생이 모두 참여한다. 학생들은 그날 있었던 일을 반성하기도 하고, 앞으로 실천 과제들을 정한다. 정미화 교장은 “선배들은 후배들에게 모범을 보이려고 하고, 후배들은 선배들에게 배우면서 발전해 나가는 점이 우리 학교의 재산이라고 생각한다”고 자랑스럽게 말했다.

학교에서는 학생들에게 필요한 물품을 구비한 학생자치회 마트를 운영하며 경제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교장실 앞에 위치한 이 마트에는 학생들이 필요로 하는 학용품, 악세사리, 간식 등이 준비돼 있다. 학교에서는 전교생에게 학생자치회 마트에서 전용으로 사용할 수 있는 화폐를 만들어 매주 1000원씩 지급하고 있다. 정 교장은 “학생들과 선생님이 회의를 통해 적절한 가격을 정하고 있다. 학생들이 용돈기입장을 작성하면서 스스로 소비했던 것들에 대해 되돌아보고, 건전한 경제 개념을 확립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결성초 학생들이 한화이글스 프로야구 시구에 참여했다. 사진=결성초
학생들이 서부면 아가새농장에서 환경 교육을 받고 있다. 사진=결성초

“자연 환경 속에서 꿈 키우길”

결성초는 학교 주변의 자연 환경에서 생태 활동을 하며 학생들이 자연과 함께 시간을 보낼 수 있는 환경 교육도 진행하고 있다. 공모사업에 선정돼 농민명예교사와 함께 텃밭체험 교육을 운영하고 있다. 학교 뒤에 있는 석당산 중턱에 위치해 있는 놀이터에서 숲밧줄놀이를 통해 자연을 벗 삼아 밧줄로 놀이기구를 만들어 직접 올라가 보고, 체험하는 활동을 하고 있다. 이와 함께 숲에 대해서 조예가 깊은 해설사를 초빙해 숲에 있는 자연환경과 자연 생물에 대해서 설명을 들으며 채집하고, 그 채집한 생물들로 산출물을 만들어 보며 생태에 대해 이해하는 시간을 갖는다. 정 교장은 “결성면에서만 체험하는 것이 아니라 인근 서부면에 있는 아가새농장에 방문해 다양한 동식물을 직접 보면서 동물에게 직접 밥을 주기도 하고, 기르는 방법도 배우고 있다”고 설명했다.

학생들은 일과 이후에는 결성마을학교에서 시간을 보낸다. 오후 4시 10분부터 7시까지는 마을학교에서 돌봄교실을 운영하고 있기 때문에 학부모들은 큰 걱정 없이 생업에 전념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결성초 학생들은 체육 분야에서도 큰 부각을 나타내고 있다. 교육장배 학교스포츠클럽 외발자전거대회에서 이예슬, 오유정, 김정원 학생이 2, 3위를 차지하는 등 우수한 성적을 거뒀다. 교육장배 학교스포츠클럽 포환던지기대회에서는 이환률 학생이 3위를 차지했다. 결성초 학생들은 한화이글스 프로야구 경기 시구에도 참여한 바 있다. 정 교장은 “우리 학생들이 외발자전거는 생활화가 돼 있다. 선배들이 잘 타니까 같이 타려고 하다 보니 본인도 익숙해지고, 잘 타던 학생들이 졸업해도 계속 학생들에게 이어지면서 외발자전거 부문에서 많은 상을 휩쓸었다”고 말했다.

현재 결성초는 8명이 교직원이 14명의 학생을 이끌어 가고 있다. 그렇다 보니 교직원들이 학생들의 가정 사정까지 속속들이 알고 서로 챙겨 준다는 장점이 있다. 작은 학교다 보니 수학여행도 전교생이 함께 가면서 더욱 두터운 우애를 다지고 있다. 정미화 교장은 “제주도 수학여행을 1학년까지 데리고 가는 학교는 드물다. 작교 학교이기 때문에 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우리 학생들이 서로 창의적인 활동을 통해 자신이 배운 것들을 주변 사람과 친구들에게 잘 나눌 수 있는 아이들이 됐으면 좋겠다. 앞으로도 학교 비전인 ‘자연환경 속 꿈·배움·사랑으로 엮어가는 행복 전원학교’라는 잘 실천할 수 있는 학교로 이끌어 가고 싶다”고 말했다.

결성초는 학생의 인성교육을 위해 독서에 초첨을 맞추고 있다. 충남도서관에서 체험 학습을 하고 있다. 사진=결성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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