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란
우리 아버지도 닭띠였어요
엄마가 네 아버지는 닭띠라서
노상 파헤치다 일을 그르칠 운명이라 하셨지요
그래서였을까요?
아버지는 허구한 날 티비 앞에서 닭처럼 졸고 계십니다
그러는 당신은 무슨 띠냐고 물으시길래
저는 익살스러운 표정으로 원숭이 띠라고 대답했죠
원숭이 띠는 그럼 어떤 운명이냐고 당신이 물으셨을 때
저는 동물원을 날쌔게 휘젓고 다니는 녀석들을 떠올렸지요
재주 부리기를 잘하는 운명인가요
제가 잘난 체를 하자 당신이 그러더군요
깨작깨작 평생 재주만 부리다가 갈 운명이구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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