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25 15:36 (목)
“고향서 받은 사랑, 이웃에 베푸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상태바
“고향서 받은 사랑, 이웃에 베푸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 윤종혁
  • 승인 2023.11.06 08:2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매년 1000만원 상당 쌀 기탁하는 홍성연합의원 조성욱 원장

누군가를 위해 매년 일정 금액을 기부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기부 금액을 얼마 해야 하나’ 고민도 들고, ‘다른 사람들이 오해하지는 않을까’ 걱정도 된다. 열심히 일해서 번 돈을 값진 곳에 쓰는 것이 미담이 되는 이유는 그만큼 누구나 쉽게 실천하기 어렵기 때문이 아닐까? 홍성연합의원 조성욱(50) 원장은 매년 이웃을 위해 쌀을 기부하고 있다. 지난달 26일 홍성군청을 방문해 1000만원 상당의 쌀을 기탁했다.

쌀 기부는 2016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500만원 상당의 쌀을 홍성군에 기부했다. 2017년에도 500만원 상당의 쌀을 기부했다. 2018년부터 올해까지 매년 1000만원 상당의 쌀을 홍성군에 기부했다. 지금까지 기부한 쌀은 금액으로 합산하면 7000만 상당이다.

조성욱 원장은 결성면 형산리가 고향으로 용호초(37회)와 갈산중(37회), 홍성고(47회)를 졸업했다. 충남대 의과대학 졸업 후 2006년 7월 홍성읍 골드뱅크 옆에서 ‘열린의원’으로 개원했다. 이후 현재의 자리인 오관지구대 옆으로 병원을 옮기며 ‘홍성연합의원’으로 이름을 바꾸었다.

고향에서 진료를 하다 보니 여러 인연이 맺어졌다. 고향 사람들도 병원을 찾아오고, 부모님 지인, 학교 선후배, 모임 회원 등 많은 사람들의 발걸음이 이어지면서 병원은 조금씩 자리를 잡았다. 그의 마음속에는 ‘홍성군민들 덕분에 병원을 운영하고 있어 고향 사람들에게 늘 감사하다’는 고마움이 커져갔다.

고마운 사람들에게 어떻게 감사의 마음을 전해야 하나 많은 고민을 했다. 조성욱 원장은 쌀을 기탁하기 전에도 홍성이주민센터와 지역아동센터를 비롯한 여러 기관과 단체에 후원금을 전하고 있었다.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이웃들을 만나게 되면 누구보다 앞장서서 도왔다. 홍성군민을 위해 무엇을 해야 고민 끝에 ‘쌀’을 택했다.

현금이 아닌 쌀로 기탁하는 이유는 농민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 싶어서다. 쌀은 반드시 홍성농협과 갈산농협, 서부농협 등 홍성에서 생산된 햅쌀을 구입한다. “저 또한 농촌에서 태어나 자랐고 부모님이 벼농사를 지었습니다. 모내기를 하고, 벼를 키우고, 수확을 하는 과정이 얼마나 힘들고 고된 일인지 잘 알고 있습니다. 홍성에서 생산한 쌀을 소비함으로써 농가 소득에 조금이나마 보탬이 됐으면 합니다.”

“돌이켜 생각해보면 경제적으로 넉넉하지 않은 유년 시절을 보냈습니다. 여러 사람들의 도움으로 학교를 졸업하고 홍성에서 병원을 개원하게 됐습니다. 저는 홍성군민들의 사랑으로 지금까지 병원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모두 홍성군민들 덕분입니다. 고향에서 받은 사랑을 이제 이웃에 베푸는 것은 당연히 해야 할 일입니다.”

조 원장의 이웃 사랑은 어쩌면 부모님으로 물려받은 유전일지도 모른다. 아버지 조면행(79) 씨와 어머니 구영희(75) 씨는 넉넉하지 않은 살림에도 이웃을 위한 일이라며 발 벗고 나설 정도였다. 집에 찾아오는 손님에게 정성이 담긴 따뜻한 밥 한 그릇 대접하고, 늘 웃음을 잃지 않았다. 이웃을 대하는 부모님의 성품을 조성욱 원장이 어려서부터 보고 배운 것이다.

홍성연합의원 조성욱 원장은 지난달 26일 홍성군청을 찾아 1000만원 상당의 쌀을 기탁했다. 사진=홍성군

다양한 분야에서 자신의 재능 나눔 실천

조성욱 원장은 쌀 기탁뿐 아니라 다양한 분야에서 자신의 재능 나눔을 실천하고 있다. 병원 개원하면서부터 이주노동자들을 위한 건강 상담과 진료를 해주고 있다. 홍성이주민센터 유요열 이사장은 “힘들고 어려운 이주노동자들이 조성욱 원장 덕분에 많은 도움을 받았다”며 감사 인사를 전했다.

지난해 9월에는 홍성연합의원과 홍성군체육회가 업무협약을 맺었다. 엘리트 체육 선수들에 대한 의료 지원과 체육대회 개최 시 의료지원반을 지원하기로 약속했다. 조성욱 원장은 지난 9월 홍성에서 열린 이봉주마라톤대회 현장에서 탈진으로 쓰러진 선수들을 돌보는 봉사 활동을 펼쳤다.

지난 4월 서부에서 발생한 산불 피해자들을 돕기 위해 의료인들이 힘을 보탰다. 조 원장을 비롯한 홍성군의사회 회원들이 서부면 송촌마을을 찾아 의료봉사를 진행했다. 보훈가족을 위한 진료에도 힘을 보태고 있다. 충남서부보훈지청과 업무협약을 맺어 홍성연합의원을 찾는 보훈 가족들에게 힘을 실어주고 있다.

이밖에도 충남의사회 부회장, 홍성고 용봉장학회 이사, 홍성소방서 소방발전위원회 위원, 홍성군체육회 부회장, 무우회장학회 회원 등 수많은 단체에 참여해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다. “여전히 우리 사회 곳곳에는 나눔의 손길을 기다리는 사람들이 많이 있습니다. 여러모로 많이 부족하지만 제 능력의 일부를 나누며 살고 싶습니다. 앞으로 가능하면 지원 금액을 더 늘리고 싶고, 뜻을 같이하는 사람들과 함께 다양한 기부 문화를 만들어내고 싶습니다. 나누며 더불어 살아가는 홍성을 위해 작은 정성을 보태고 싶습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