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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가 아이 낳아 키운다는 것은 삶의 큰 행복이자 기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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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가 아이 낳아 키운다는 것은 삶의 큰 행복이자 기쁨”
  • 윤종혁
  • 승인 2023.11.06 08: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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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승찬·김소영 부부, 여섯째아이 출산
아이들 작은 행동까지도 큰 행복으로
​​​​​​​“더 세심하고 다양한 출산 정책 기대”
정승찬·김소영 부부는 지난달 19일 여섯째 아이를 낳아 3남 3녀의 자녀를 뒀다. 사진 뒷줄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아빠 정승찬, 엄마 김소영 명서, 루아, 명현, 라은, 명준, 로이. 사진=정승찬

저출산 사회가 된 지 오래다. 지난해 대한민국 출생아는 약 24만9000명이다. 전문가들은 올해 출생아가 20만명 정도가 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지난해 홍성에서는 총 517명의 아이가 태어났다. 내포신도시를 포함한 홍북읍이 전체의 64%를 차지했고, 결성면과 갈산면에서는 출생아가 각각 2명이다. 11개 읍·면 중 출생아가 10명이 안 된 지역은 8개 지역이다. 이처럼 홍성군에서도 아이 울음소리가 점점 줄어들고 있는 상황에서 홍성읍 정승찬(44)·김소영(43) 부부는 지난달 19일 여섯째 아이를 낳았다.

정승찬 씨는 홍성성결교회 부목사로 재직 중이다. 인천에서 태어나 경기도 용인에서 주로 생활하다가 2015년 12월 홍성성결교회로 부임하게 됐다. 당시 부부에게는 명현, 명준 아들 둘이 있었다. 홍성에 아무런 연고가 없었지만 늘 곁에서 함께 하는 교인들 덕분에 시골 삶에 쉽게 적응하게 됐다. 어느덧 8년의 시간이 흘렀고 부부는 이제 3남 3녀의 부모가 됐다.

부부는 처음부터 자식을 많이 낳겠다는 마음은 없었다. 그냥 막연하게 ‘한 3명 정도’ 생각했다. 결혼할 당시부터 부부에게는 분명한 원칙이 있었다. 부부는 ‘생명의 주권은 하나님에게 있다. 임의대로 수술해서 생명의 기회를 막지 말자’고 다짐했다. 홍성에 와서 1년이 흐른 후 셋째 로이를 낳았다. 셋째를 건강하게 낳은 것은 부부에게 기적 같은 일이었다.

엄마는 첫째 명현이를 제왕절개로 낳았다. 제왕절개로 아이를 낳으면 다음번 아이도 제왕절개로 낳아야 하고, 다둥이를 낳기 어렵다는 것이 일반적인 견해다. 둘째와 셋째를 자연분만으로 낳고 난 후 2018년 하반기에 넷째가 생겼다. 부부는 많이 당황했지만 행복한 마음으로 아이를 낳기로 마음먹었다.

“교회에서 일도 해야 하는데 넷째를 키운다는 것은 쉬운 마음이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하나님께서 광야에 있는 이스라엘 백성들을 먹이시기 위해 매일 내렸던 만나의 감동을 주셨고, 이 아이는 하나님께서 먹이고 입히신다는 확신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넷째 루아의 태명이 ‘만나’였습니다.” 당시 상황을 떠올리던 정 목사의 목소리에는 깊은 울림이 있었다.

다섯째 라은이까지 태어나고, 아이가 많아지다 보니 부부는 생명의 소중함에 대한 마음이 더욱 커졌다. 기쁨과 감사함으로 아이를 맞이했다. 생명의 소중함은 가정과 자녀교육, 우리나라의 인구감소 문제까지 시선을 돌리게 했다. 정 목사는 틈만 나면 사람들에게 자녀를 많이 나을 권장했다. 그러던 중 여섯째아이 명서가 부부의 품에 안기게 된 것이다.

“솔직히 처음에는 당황했지만 이 아이 역시 하나님의 사랑이라 확신했습니다. 아이를 낳아 키운다는 것은 삶의 큰 기쁨이자 행복입니다. 집에서 아이들이 옹기종기 모여 TV를 보고 있는 모습만 봐도 행복합니다. 아이들이 서로를 챙기는 모습을 보면 대견하기까지 합니다. 한 번은 집에서 300m 정도 떨어진 마트에 간식을 사기 위해 함께 걸어간 적이 있었습니다. 아이들과 함께 걸으며 나뭇잎을 줍고, 감도 따고, 이야기도 하고, 놀이도 하다 보니 왕복 1시간이 걸렸습니다. 아이들과 함께 웃고 떠들며 보냈던 1시간이 ‘이게 진정한 행복이다’라고 느꼈습니다.”

힘들 때 손을 잡아준 이웃들 감사

다둥이 가족이라 여러 어려움과 불편함도 존재하는 것이 현실이다. 어린 아이들이 있다 보니 다함께 외식을 하기 위해서는 큰마음을 먹어야 한다. 테이블도 2개를 차지해야 한다. 아이들을 차에 태워 이동하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다. 카시트와 유모차 등 이것저것 챙겨야 할 짐이 많아 온 식구가 한 차에 탈 때면 서로 좋은 자리를 차지하려 자리다툼을 하곤 한다. 빨래 때문에 세탁기도 하루 두 번 이상 돌려야 하고, 냉장고에는 아이들을 위한 먹거리가 항상 가득 준비돼 있어야 한다.

연고가 없는 곳에서 생활하다 보니 아이들을 맘 편히 누군가에게 잠시 맡기기도 쉽지 않다. 넷째를 낳을 때는 아이들이 잠든 밤에 천안에 있는 병원에 가서 출산을 하기도 했다. 다섯째를 낳을 때는 교인 집에 아이들을 맡겼는데 넷째가 밤새 울어 교인이 고생을 엄청 많이 하기도 했다. 여섯째를 낳고 나서는 엄마는 아이들 양육을 위해 산후조리원에서 일찍 나와야만 했다.

정 목사는 “홍성에 와서 아이를 낳은 것이 쉽지 않았다. 제왕절개 이후 자연분만은 위험 요소가 많기 때문에 병원들이 쉽게 받아주지 않았다. 셋째와 넷째를 천안에 있는 병원에서 자연분만으로 낳았는데 다섯째는 받아주지 않아 세종에 있는 병원에서 다섯째와 여섯째를 자연분만으로 낳았다. 돌이켜 생각해보니 어떻게 했나 싶지만 그 때마다 도움의 손길들이 있었고, 무사히 출산을 하게 됐다”며 고마움을 표했다.

부부는 출산을 할 때마다 점점 좋아지는 출산 정책을 접하게 됐다고 한다. 정 목사는 “출산축하금뿐 아니라 임신을 하며 바우처를 지급하는 등 아이를 낳을 때마다 좋아지는 정책을 보면서 사람들이 좀 더 좋은 환경에서, 지원을 받으며 출산을 할 수 있게 됐다. 그럼에도 출산과 양육을 위해서는 좀 더 세심하고 다양한 지원 정책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더 좋은 출산 정책이 이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 예로 아이가 태어나면 군에서 카시트나 구급키트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게 한다. 그렇지만 카시트의 경우 제품이 한정돼 있다. 부모들은 다양한 제품 중에서 선택하고 싶지만 선택의 폭이 좁다. 또한 몇 몇 지원 사업의 경우도 1회에 한정하는 경우도 있는데 아이를 낳을 때마다 지원하는 것도 출산을 위한 하나의 방안이 될 수 있다는 것이 정 목사의 의견이다.

정승찬 목사는 “사람들은 가정을 꾸리려 하지 않고, 아이를 낳지 않으려는 모습을 보면서 가슴이 너무 아프다. 인구감소 문제, 저출산 문제가 연일 거론되면서 우리 사회의 앞날이 많이 걱정된다. 생명은 너무나 소중하다. 아이를 낳고 키우기 위해 모두 함께 노력해야 한다. 아이들이 안심하고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함께 힘을 모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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