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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에 대한 관심 필요…지역에 도움되는 환경운동가 되고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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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에 대한 관심 필요…지역에 도움되는 환경운동가 되고파”
  • 신혜지 기자
  • 승인 2023.11.13 08: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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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산홍성환경운동연합 김미선 사무국장
김미선 사무국장이 기자 회견에서 후쿠시마 오염수 해양 투기 반대를 외치고 있다.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반대 앞장

후쿠시마 오염수 3차 방류가 이달 2일부터 시작된 가운데 지역에서도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를 막기 위한 움직임이 계속되고 있다. 활동의 중심에 있는 예산홍성환경운동연합 김미선 사무국장을 만나 봤다.

김미선(42) 사무국장이 처음 환경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한 건 아이를 임신하면서였다. 화학회사에서 10년간 근무했던 그녀는 ‘내가 하는 일이 쓰레기를 너무 많이 만드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회사를 그만두고 환경연구사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본격적으로 공부를 시작했다. “회사를 그만둘 때 공무원 시험은 3년 정도만 준비하고 안 되면 ngo 활동을 해야겠다고 계획을 세웠었어요. 공부를 안 하기로 결정하고 나서 여러 환경운동연합에 문을 두드렸는데, 마침 예산홍성과 인연이 닿아서 일을 시작하게 됐죠.”

김 사무국장은 그렇게 2018년부터 예산홍성환경운동연합(이하 연합)에서 생활 화학제품 관련 모니터링을 주관하면서 첫 발을 내딛게 됐다. 현재는 지역의 물 관련 계획 수립이나 하천 모니터링, 수질조사, 환경영향평가 등 물 관련 환경에 주력하고 있다. 지난 4월과 8월에는 충남도청에서 후쿠시마 방사능 오염수 해양 투기를 반대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8월 20일부터 지금까지도 충남도청 앞에서 후쿠시마 방사능 오염수 방류를 반대하는 1인 피켓 시위에 참여하고 있다. 최근 김 사무국장은 충남환경운동연합과 함께 충남 15개 시·군의 학교급식, 공공급식 관련 조례에서 방사능 검사와 관련한 조례에 대해 검토하기도 했다.

“2차 방류가 끝나면서 이제 오염수 내 삼중수소 농도가 문제가 될 수준에 오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어요. 정부가 이것들을 어떻게 모니터링하고, 문제가 생길 경우에는 어떤 대응을 할 건지에 대한 대책을 요구하는 활동이 필요합니다. 지금 지역에서는 조례 제정 운동을 조금 더 힘 있게 하고, 총선 대응을 잘해야겠다고 생각합니다.”

“환경 위해 20년 전 생활로 돌아가야”

최근 지역에서는 기후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1회용품과 플라스틱 사용을 자제하는 움직임이 있었다. 홍성군과 군의회는 1회용품 사용을 줄이고, 탈 플라스틱 실천을 위해 청사 내 1회용품 반입 및 사용을 금지하는 다회용품 사용 실천운동을 벌이고 있다. 지역 축제에서도 1회용품 사용을 자제하고 있는 분위기다. 이렇듯 기후위기에 대한 지역의 관심은 날이 갈수록 높아져만 가고 있는 상황이다. “기후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그동안 우리가 가지고 있던 편리함에 대한 포기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1회용품 사용이나 자가용도 그렇고, 옷도 예전에 비해서 저렴한 것을 몇 번 안 입고 버리는 일이 많아졌어요. 이제 이런 게 편리함과 직결된다고 생각해요. 20년 전을 생각해 보면 그때는 자가용보다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사람이 많았고, 1회용품 사용이 그때부터 시작됐던 것 같거든요. 그래서 지금 기후위기 대한 얘기를 할 때 20년만 전의 삶으로 돌아가면 많이 막을 수 있다, 줄일 수 있다는 얘기가 많죠. 지금 생활에서 내가 조금의 불편함을 감수할 수 있는 게 뭐가 있는지에 대해 찾아보면서 생활 속에서 실천해 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지속가능한 활동가 되기 위해서

지난해까지 생활환경팀장으로 활동했으나 올해 3월부터는 사무국장을 맡으면서 이전보다 더욱 바쁜 날들을 보내고 있다. 이전까지는 환경영향평가에 집중해서 일을 해 왔지만 올해부터는 현안 대응 활동에 여념이 없다. 주말도 없이 활동하다 보니 가정에 소홀해져 자녀들에게 미안한 마음도 크다. 가정주부와 지속적으로 활동할 수 있는 환경운동 활동가 사이에서 고민도 깊어져 가고 있다. “사실 활동을 시작하고 나서 둘째를 낳았어요. 5살이다 보니 보살핌이 많이 필요한 나이예요. 큰 애도 학교 끝나고 나면 제가 같이 집에 있어 주면 좋은데, 활동량이 많다 보니 쉽지 않아요. 웬만하면 주말에는 온전히 가족들과 시간을 보내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어요.”

활동가와 가정주부 사이에서 고민도 많은 상황이지만, 그녀에게 힘이 되어 주는 것은 연합 회원들이다. 현재 연합에는 250명의 회원과 활동가 3명이 속해 있다. 김 사무국장은 회원들이 단체에 소속돼 있다는 느낌을 가질 수 있는 활동을 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생리대 만들기나 환경책 읽기 모임 등 소모임을 만들어 회원들이 자연스럽게 환경과 관련된 이야기를 나누면서 시간을 가지는 모습을 보면서 뿌듯함도 느낀다.

김미선 사무국장은 예산·홍성 지역뿐만 작은 마을에서도 ‘환경’에 대한 관심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현재 예산에서는 예산교육지원청과 함께 5개 학교의 인근 하천을 학생들과 함께 조사하는 일을 하고 있다. 학생들이 조사한 결과를 바탕으로 도감이 만들어질 예정이다. 자라나는 세대들과 함께 조사하고 기록을 남기는 활동을 하면서 지역에 대한 가치를 배울 수 있는 길이라고 여기고 있다. 홍성에서는 용봉초, 홍동중 학생들과 함께 환경에 대해 공부할 수 있는 시간을 보내고 있다.

그녀는 환경오염시설 등이 들어오면서 소멸의 길을 가고 있다고 말한다. 마을 안에서 가치 있는 일을 찾을 때 ‘환경’이 굉장히 좋은 소재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해 다양한 도움을 주고 싶은 마음도 있다. “마을 안에서 가치 있는 무언가를 찾을 때 지원하거나 도움이 줄 수 있는 역할들을 좀 하고 싶은 게 저의 목표예요. 그런 가치를 찾으면 그걸 어떻게 대응하고, 제대로 지킬 수 있도록 어떻게 만들 것인가에 대해 고민을 할 때 필요한 전문가가 되고 싶은 게 저의 포부입니다.”

김미선 사무국장이 부스에서 사용할 후쿠시마 오염수 반대 스티커를 살펴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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