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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난 극복, 함께 해야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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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난 극복, 함께 해야 가능하다
  • 홍성신문
  • 승인 2023.04.17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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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부, 결성 산불로 인한 피해 지역이 1454㏊로 서부면의 경우 전체 면적 1/4을 넘어 선다고 한다. 우리나라의 역대 산불피해 면적 중 10번째 규모라고 하니 머릿속으로나마 그 피해를 가늠해 볼 수 있다. 최종 결과가 나와 봐야 하겠지만, 두 면의 31개 마을이 산불의 직·간접 영향을 받았으며 전소된 38가구를 포함해 51가구 81명의 주민이 주택화재 피해를 입었다. 이중 16가구 25명의 주민은 집에 돌아가지 못한 채 서부면 문화누리센터에 마련된 임시대피소 텐트에서 생활하고 있다. 그나마 인명 피해가 없었던 건 천만다행이다.

산림의 피해와 함께 임산물, 농축산물의 피해는 상상을 초월한다. 가축이 불에 타죽고 상처를 입었다. 이는 고스란히 주인의 뇌리에 내려앉았을 것이다. 불타버린 농기계와 농자재, 비닐하우스는 파종의 희망마저 앗아갔다.

정부도 이 같은 피해에 대해 홍성을 ‘특별재난지역’으로 지정하고 지원에 나선다고 한다. 다행이 아닐 수 없다. 생계비, 구호비 등의 생활안정 지원과 함께 국세·지방세 납부 유예, 건강보험료 감면 등의 간접 지원이 이뤄진다. 재난지역 지정과 지원은 물론 고마운 일이다. 그러나 피해 주민에게는 조족지혈이다. 주택이 전소된 주민에게 1600만원과 하루 8000원의 구호비가 와닿을 리 없다

하나부터 열까지 주민 스스로 다시 일어나는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들이 일상을 회복하는 데 ‘홍성’이라는 공동체가 함께 하고 있다는 신뢰를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 ‘함께 하고 있음’은 산불의 진화 과정에서 이미 확인됐다. 진화 현장에서 화마와 싸운 의용소방대, 자율방범대, 이재민과 진화대의 끼니와 잠자리를 챙긴 대한적십자사, 자원봉사센터, 생활개선회, 주민자치회 그리고 이름 없는 수많은 봉사자가 이를 증명한다. 진화대원을 위해 무료로 식사와 음료를 제공한 남당항의 식당과 카페도 정성도 감동으로 전해진다.

재난 극복의 마음은 지역에 뿌리 내린 기업과 단체, 출향인, 동창회, 개인의 성금과 물품 후원으로 이러지고 있다. 혜전대학교에서도 간호학과, 치위생과의 의료봉사와 외식창업조리과가 ‘푸드트럭’으로 이재민의 식사와 간식을 챙길 계획이라고 하니 박수 치며 응월할 일이다

같은 이유로 5월 5~6일로 예정됐던 ‘홍성역사인물축제’, 어린이날 행사 취소도 당연한 조치라 생각한다. 어린이들은 조금 서운하겠지만 “피해 지역의 복구와 재건을 위해 내린 결정”이라고 하니 반대할 명분이 없다. 더구나 축제 예산 모두를 피해 복구와 이재민 지원 예산으로 바꿔 집행할 계획이라고 한다.

다만, 재난의 극복과 일상의 회복 과정이 피해 지역은 물론 홍성의 경제활동을 위축하는 형태로 이어지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 이번 강원도 강릉 산불의 영향으로 멀쩡한 펜션과 식당까지 예약 취소로 큰 피해를 보고 있다고 한다.

이환진 홍성군지역발전협의회장의 제안을 소개한다. 화재지역 생산 농산물과 남당리, 어사리 등 식당가 소비촉진 운동이다. 서부 해안지역의 경기 회복을 위해 모든 군민과 출향인이 함께 캠페인을 벌이자는 생각이다. 농산물 구입과 식당, 소매점 이용 인증샷을 이어가자는 말도 덧붙였다. 홍성군은 물론 서부면과 결성면, 서부농협, 결성농협, 주민자치회 등이 귀담아 듣고 실천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기 바란다.

더불어 가장 시급하게는 25명의 이재민이 거처할 임시 주택 마련을 서둘러 주기 바란다. 언제까지 차가운 텐트 바닥에 머물게 할 것인가? 또한 피해 지역 농민이 희망을 다시 일굴 수 있도록 농기계, 영농자재 등 영농지원에 각별히 신경 써 주기 바란다. 본격적인 농사철이다. 농사는 이 때를 놓치면 1년을 더 기다려야 한다. 농협을 비롯한 모든 농민단체, 기관이 발 벗고 나서야 한다.

재난의 극복은 ‘나 역시 다른 재난의 피해자가 될 수 있다’에서 연대 책임과 의무를 부여 받는다. 공동체의 일원으로 더불어 살아가기 위한 관심과 정성, 그리고 실천이 그 어느 때 보다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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