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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배려가 이해와 신념으로 바뀔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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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배려가 이해와 신념으로 바뀔 때
  • 홍성군장애인종합복지관 복천규 관장
  • 승인 2023.04.10 08: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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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홍성군장애인종합복지관(이하 복지관)에 ‘반가운 전화’가 늘어나고 있다. 바로 장애인을 고용하길 원하는 지역 사업체의 문의 전화다. 그뿐만 아니라, 지역 장애인들이 복지관에 문의하면 취업에 성공한다는 입소문까지 돌고 있다고 한다. 장애인 개개인의 적성과 역량, 특성을 고려한 ‘복지관의 맞춤형 취업 매칭’ 성공 사례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2019년부터 2021년까지 3년간 14명의 중증장애인이 지역 고용사업을 통해 취업했고, 현재까지 안정적으로 직장생활을 하고 있다.

장애인의 성공적인 직업 활동은 장애 당사자와 복지관, 그리고 홍성군이 함께 노력한 결과물이다. 장애인 당사자는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지역사회의 당당한 구성원으로 자립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복지관은 의지가 있는 장애인들이 직업 활동에 적응하고 취업에 성공할 수 있도록 활발하게 직업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며 운영하는 이유는 분명하다.

직업은 개인의 인간다운 삶을 보장하는 가장 핵심적인 수단이기 때문이다. 취업에 성공하는 것 자체가 장애인에게는 큰 성취로 다가온다. 또한, 일을 통해 얻는 수익과 직장 동료들과의 교류는 사회의 구성원이라는 인정 욕구를 충족시켜줄 수 있게 한다. 복지관이 장애인 직업 프로그램에 집중하고 있는 이유다.

우리는 장애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지적장애인 홍길동(가명) 씨는 직업적응훈련을 거쳐 지원고용을 나갔고 취업까지 성공했다. 이미 익숙해진 복지관을 떠나 새로운 곳에 적응해야 한다는 어색함이었을까? 아니면 8시간 근로에 대한 두려움이었을까? 그는 며칠 만에 출근을 포기하고 집에 꼭꼭 숨어버렸다. 본인의 결정을 자책한 탓인지 복지관 담당자의 연락도 받지 않은 채 말이다.

처음 장애인을 고용한 사업체에서는 크게 당황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다행히도 다년간의 경험이 있던 사업체는 홍길동 씨를 기다려 주었다. 그 마음을 알아차린 것인지 재출근을 시도했지만 바로 적응하지는 못했고 몇 차례 반복된 후에야 일단락이 되었다. 비장애인도 새로운 곳에 가면 두렵고 떨리기 마련이다. 몇몇 장애인은 취업을 통해 자신감과 독립성을 키우지만, 모두가 그렇지 않음을 보여주는 예이다.

사업체에 무조건 장애인을 이해하라고 '우리 장애인분들 취업하게 해 주세요'라고 강요할 수만은 없지만 소개할 사업체의 대표는 우연한 기회에 지적장애인을 채용하게 되어 크지 않은 중소기업이나 장애인 직원만 3명이 정규직으로 근무하고 있다. 입사와 동시에 3개월을 단순한 업무를 지시하여 지켜보고 그에 맞는 직무를 개발하여 적응할 수 있도록 돕는다고 전했다.

처음에는 직원의 표정이나 행동을 보고 오늘은 왜 기분이 안 좋을까 오늘은 무슨 좋은 일이 있어서 웃을까? 직원의 기분을 살피게 되고 오늘은 완벽하게 작업했던 일인데 다음 날 또 같은 내용을 지도해야 하는 일이 반복될 때에는 채용을 후회한 적도 있다고 한다. 대표는 상담사가 되어 직원의 크고 작은 문제행동을 수정하고 이야기를 듣다 보니 직원의 주변 보이고 가정에서도 변화하지 않으면 회사에만 아니라 더 나아가 사회생활에서도 제자리걸음이라 생각이 들어 회사에서만 수정이 되어야 할 것 아니라 가정에서도 회사와 같이 보호자와 고민하고 이해하고 해결할 수 있도록 한다.

회사의 일정이 빼곡히 적힌 화이트보드에는 직원들의 소소한 그림과 한 날짜에는 직원이 집에서 혼나고 온 날이라고 적혀있었다. 대표와 비장애인 직원 장애인 직원이 함께 차별 없이 즐겁게 하루하루 보냄을 느낄 수 있었다. 대표의 꾸준한 노력으로 어떤 교육보다 자연스럽게 비장애인 직원에게는 장애인식개선교육이 되어 우리 회사의 일원이 되었다고 전했다.

모든 사람은 개인적 특성이 있으며 장애 또한 마찬가지이다. 고용으로서의 연계에서도 무시할 수 없다. 직장이나 사회에서 그 특성을 얼마나 이해하느냐에 따라 적응하는 시간이 달라진다. 장애가 낯설어 피하거나 무관심한 것도 사실이나 우리는 이미 알고 있다. 장애는 배려가 아닌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이해해야 한다는 것을 말이다. 고용시장에도 장애를 이해하고 마음껏 자신을 꽃 피우는 사회가 될 수 있도록 우리 모두 힘써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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