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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바꿀 가장 강력한 수단은 단연코 음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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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바꿀 가장 강력한 수단은 단연코 음식이다”
  • 홍성신문
  • 승인 2022.12.11 14: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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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식주의자들의 유쾌한 집담회 - 음식, 그 너머의 진실과 영향력

‘어떻게 먹어야 하는가?’ 이 오랜 질문은 인류가 아직 풀지 못한 숙제이다. 현대의 인류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화학비료와 농약, 유전자조작, 급속 냉동, 공장식 축산, 인공육 배양 등 과학 기술과 글로벌 공급망 같은 최첨단 시스템을 동원하고 있다. 덕분에 우리 동네 슈퍼마켓의 진열대에는 세계 각국의 음식들로 차고 넘친다. 문제는 마켓의 진열대를 채우는 지금의 시스템이 위기에 처해 있다는 점이다. 유한한 지구의 자원은 고갈되고, 지구온난화에 따른 기후변화와 환경오염으로 지구생태계 전체가 파멸의 위기를 맞고 있다. 2019년 8월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가 내놓은 ‘기후변화와 토지’ 특별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인류가 고기·생선·달걀·우유 등 동물성 식품을 순식물성(완전 채식) 상태로 바꾸면 2050년까지 매년 약 80억톤의 온실가스 배출을 줄일 수 있다고 한다. 2018년 배출한 온실가스 전체가 459억톤인 걸 감안하면 전체 온실가스의 17.4%가 동물성 식품 섭취를 위해 발생하는 셈이다. 도로·비행 등 운송 수단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가 전체의 16.2% 수준인 걸 감안하면 차량을 전기차로 바꾸려는 노력 그 이상으로 식단을 순식물성으로 바꾸는 것도 필요함을 알 수 있다. 홍성의 채식주의자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육식을 당연하게 여기는 풍토 속에서 채식을 선택하고 실천하는 이들의 이야기를 들어 본다. <편집자 주>

참가자
이동호 <돼지를 키운 채식주의자> 저자
손정희 ‘고기없는 월요일’ 채식모임 회원
서명수 풀무고 2학년 동물권 동아리 ‘소동’ 리더
곽고은 풀무고 1학년

일시: 2022년 11월 25일 오후 6시 30분
장소: 홍동 마을활력소 1층
진행·정리: 조성미 예산홍성환경운동연합 의장
섭외·사진: 신나영 예산홍성환경운동연합 활동가

조성미 예산홍성환경운동연합 의장

조성미 = 채식에 대한 관심이 높습니다. 특히 기후위기의 시대를 살아야 하는 젊은 세대들에게 채식은 주목받는 라이프스타일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홍성은 오랫동안 축산업을 발달시켜온 지역으로서 가축을 기르고, 또 고기를 먹는다는 것에 대해 남다른 정보와 경험이 축적되었고, 그것에 대한 문제의식도 함께 생겨났습니다. 오늘 채식이라는 공통점을 가진 사람들이 한자리에 모였습니다. 한 동네에 주민이다 보니 이미 알고 지내는 분들도 있고, 오늘 처음 만나는 분도 있는 것 같습니다. 서로 인사 나누시고 편안하게 채식에 대한 경험과 생각을 나누는 자리가 되었으면 합니다.

손정희 = 저는 홍동에서 유기농으로 고구마 농사를 주로 짓고 있습니다. 10년 전쯤 건강 문제로 채식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암 진단을 받고 치료받는 과정에서 채식을 접하게 되었지요. 본격적으로 채식을 하게 된 것은 아난다마르가라는 명상 단체를 만나면서 간헐적 단식과 명상, 채식을 통해 몸이 가벼워지는 경험을 하게 되었습니다. 요즘 김장철인데 김장을 하더라도 오신채 같은 강한 향신료를 쓰지 않고 조리 과정도 단순화하여 채소 본연의 맛을 즐기는 것을 좋아합니다.

<돼지를 키운 채식주의자> 저자

이동호 = 저는 도시에 살다가 귀촌해서 8년째 홍성에 살고 있습니다. 여기가 돼지를 많이 키우는 지역이잖아요. 처음엔 가축분뇨 냄새가 가장 심하게 걸렸습니다. 도시에 살 때는 막연하게만 알던 것을 축사 인근에서 직접 살아 보니 악취 등 생활환경 피해로 주민들 사이에 분란이 일어나기도 하고, 축산업의 여러 문제를 현장에서 직접 목격하며 실감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채식이라기보다는 건강한 고기를 먹자 주의예요. 가축을 건강하게 기르고 농촌을 분열시키지 않는 방식으로 기른 고기요. 그러자니 적게 먹을 수밖에 없더라고요. 젖소 목장에서 일하면서 축산인을 조금 이해하게 되었는데요. 저는 지금 축산업이 일으키는 문제의 근본은 개별 농가에게 책임이 있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먹거리 생산이라는 우리에게 필요한 일을 하는 분들인걸요. 문제는 대량생산만이 정답이라고 믿어온 농업 정책에 있다고 봅니다.

조성미 = 윤리적인 소비를 실천하고 계신 것 같습니다. 인간이 먹기 위해 기르는 가축이라도 생명을 가진 존재로서 기본적인 생명 활동을 할 수 있도록 사육환경을 개선하는 일에 소비자들의 이런 관심이 필요합니다. 이 자리엔 채식에 관심이 많은 풀무고 학생 두 분을 모셨습니다. 채식에 대한 청소년들의 생각은 어떤지 들어볼까요?

풀무고 1학년 곽고은

곽고은 = 전 채식을 한 지 한 달이 채 안 됐는데요. 사실 학교 오기 전에는 채식에 대해 많이 관심이 없었습니다. 풀무학교가 채식을 지향하는 학교여서 좀 부담스럽게 다가왔었단 말이죠. 근데 옆에 있는 사람들이 다 채식을 하는 거예요. 마침 학교에서 체험단 프로그램이라고 채식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걸 보고 뭔가 좀 이해하려고 처음에 시작했던 것 같아요. 채식에 관심이 많은 친구가 있어서 그 친구랑 얘기를 해 보면서 뭔가 새로운 세계라고 해야 될까요? 새로운 지식도 알게 되고, 채식에 많은 관심이 생겼습니다.

손정희 = 풀무학교에서는 자체적으로 ‘고기 없는 월요일’을 하면서 채식급식을 하고 하고 있다고 들었어요.

곽고은 = 아침에는 고기가 없고요. ‘소동’이라고 동물권 동아리도 있고 해서 학생들 자체에서 채식에 관심이 많은 것 같아요. 채식에 관련된 책도 읽으며 공부도 많이 하고 이야기도 나누고 있어요.

풀무고 2학년 서명수. 동물권 동아리 '소동' 리더

서명수 = 저는 2학년 서명수라고 합니다. 그러니까 제가 학교에 입학하기 전까지는 사실 동물권, 채식 이런 거에 대해서 하나도 모르고 있었어요. 어디 구제역이 났다 하면 그것 때문에 인간에게 올 피해는 없나? 그런 걱정만 했지, 동물에 대한 걱정을 한 번도 해 본 적이 없어요. 이렇게 전혀 모르다가 학교에 입학을 하니까 동물권 동아리가 있다고 하는 거예요. 근데 동물권에 흥미가 생겼다기보다는 그 해 처음 만들어진 동아리라 여기에 들어오면 1기 멤버가 된다고 해서 가입하게 되었습니다. 그래도 명색이 동물권 동아리니까 채식을 해야지 하고 입학하면서 채식을 시작하게 됐고 지금까지 하고 있습니다.

조성미 = 전원 기숙사 생활을 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급식에서 고기가 완전히 안 나오는 건 아니잖아요?

서명수 = 영양사 선생님께서 식단을 두 개를 짜 주세요. 그래서 채식하는 사람들은 대체 식품을 먹을 수 있게 따로 준비를 해 주세요.

조성미 = 그렇군요. 학교에서 채식 선택권을 보장해 주고 있네요.

손정희 = 그럼 채식하는 사람이 얼마나 되나요?

서명수 = 정확하지 않지만 26명 정도니까 전교생의 3분의 1정도 되는 것 같아요. 이번에 채식체험단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저희가 전교생 대상으로 채식을 알리는 활동을 하고 있어요. 채식 급식은 원래 3월에 신청을 받거나 아니면 추가적으로 영양사 선생님께 따로 말씀을 드리는 건데 전교생을 대상으로 홍보를 해서 추가 신청을 받고 있어요.

조성미 = 동물권 동아리 이름이 뭔가요?

서명수 = ‘소동’입니다. ‘소리 없는 동물의 아우성’의 줄임말이고, 우리가 학교에서 ‘소동’을 일으킨다. 이런 중의적인 의미를 갖고 있습니다.

조성미 = 채식을 짧게 하신 분도 있고 길게 하신 분도 있는데, 채식을 함으로써 이건 정말 좋아 좋다고 생각했던 채식의 즐거움, 어떤 긍정적인 변화가 있었다면 소개해 주시지요.

손정희 '고기없는 월요일' 채식 모임 회원

손정희 = 저는 유기농 농사를 짓는 사람이다 보니 물과 땅, 공기를 오염시키지 않는 건강한 먹거리, 바른 식생활에 관심이 많았습니다. 처음 채식을 할 때 주변 사람들이 ‘유별나게’ 바라보고 ‘너 혼자 건강하게 오래 살아라’이런 농담 섞인 비난을 받기도 했어요. ‘그래도 동물성 단백질이 필요하지 않냐’며 걱정하는 말을 해 주는 사람들도 많았고요. 또 이런 저런 모임에 나가면 음식점에서 외식을 하게 되는데 고기를 빼고 먹기가 어려운 경우도 많았습니다. 우리 음식이 국물을 우려내서 하는 요리가 많잖아요. 대부분의 음식점이 채식 메뉴가 따로 있진 않다 보니 외식을 꺼리게 되고, 모임에 자주 빠지다 보니 인간관계가 정리되는 면도 있었던 것 같아요. 또 새로운 관계가 만들어지기도 합니다. 올해 초 ‘고기 없는 월요일’ 채식 모임을 시작했는데 참 기쁘고 즐거워요. 같은 마을에 사는 채식에 관심 있는 사람들이 매주 월요일마다 함께 모여 채식에 관한 책도 같이 읽고 각자 만들어 온 채식 반찬도 나눠 먹는 소박한 모임이예요. 가지 수가 적더라도 직접 만든 채식 반찬으로 차린 밥상을 받으면 진짜 기쁘고 행복해요.

이동호 = 일단 ‘고기 없이 살아도 된다’라는 점을 알았다는 것, 실제로 그렇게 살아도 아무 문제가 없다라는 것을 스스로 증명해 보는 즐거움이라고 해야 될까요? 보통의 주류적인 생각으로는 고기 없이는 살 수 없다라고 하지만 나는 뭔가 남들이 모르는 삶의 비밀을 알고 있는 것 같은 그런 묘한 재미가 있고요. 언제부터인가 우리 밥상에 고기가 중심의 자리를 차지하게 되면서 다채로운 채식문화를 발달시켜온 우리 전통의 미각을 잃어버리고 있는 것이 아쉬워요. 우리에겐 조상들이 물려준 다양한 맛이 있는데 너무 고기의 맛만을 추구하고, 고기가 빠진 밥상은 부족하다고 생각하는 것 같아요.

조성미 = 저도 아이를 키우며 가장 어려웠던 점이 편식을 바로잡는 일이었어요. 특히 채소 반찬을 잘 먹으려 하지 않고 고기를 먹기 위해 겨우 곁들인 채소를 먹기도 하죠.

곽고은 = 그건 진짜 확실히 있는 것 같아요. 고기 없어도 살 수 있다. 사실 채식을 하면서 집에 가면 조금 먹긴 했는데요. 학교에 있을 때는 고기를 안 먹잖아요. 그래서 솔직히 내가 할 수 있을까? 나 빈혈 있는데 괜찮을까? 이렇게 생각을 했단 말이죠. 뭔가 되게 어렵지만 고기가 앞에 있어도 고기를 안 먹고 채식을 하는 것이 제 스스로 뿌듯하고, 뭔가 저랑 더 친해진 기분이라고 해야 되나? 이걸 먹을 수 있는데, 나 안 먹기로 했잖아 이러면서 저와의 약속을 지키고 있다는 게 되게 뿌듯하고 기분 좋아요. 전에는 집에서나 학교에서 외박을 나가면 맨날 고기를 시켜 먹거든요. 근데 이제는 안 시키는 거예요. 저의 새로운 모습을 알게 되면서 그럼 다른 것도 할 수 있지 않을까? 고기 안 먹는 것도 되는데 이것도 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어요.

채식주의자들의 집담회가 지난달 25일 홍동 마을활력소에서 진행됐다.

서명수 = 저는 작년에 처음 학교에 입학하고 나서 정말 신세계였어요. 그래서 이거를 우리 가족한테도 알려 줘야 된다 집에서 선언을 딱 했어요. 나는 고기를 절대 먹지 않겠다. 그렇게 했더니 이제 싸움이 붙더라고요. 저희 아버지께서는 집에서 요리를 하시는 걸 좋아하는데 그때마다 스테이크를 구워 주시거나 이런저런 요리를 하는데 항상 고기가 들어갔거든요. 제 동생은 갑자기 제가 고기를 안 먹겠다 하고 동생한테는 거의 좀 노골적으로 눈치를 주고 하니까 사이가 되게 안 좋아졌었어요. 그래서 이제 2학기부터는 그러지 말아야 겠다 사과했어요. 언제는 딱 집에 갔는데 미역국을 끓여주시는데 거기에 아무것도 안 들어가 있는 거예요. 아버지께서도 그걸 그냥 아무 말 없이 막 두 그릇을 드시는데 그때 너무 뿌듯했어요. 채식하는 사람들끼리는 뭐랄까 끈끈함이 있어요. 왜냐면 조금 힘들거든요. 영양사 선생님도 두 가지 식단을 다 짜 주시지만 한계가 있으셨나 봐요. 그래서 채식 식단은 항상 같은 메뉴가 계속 나와요. 계속 이렇게 돌려가면서 엊그제 먹은 게 오늘 또 나오고 약간 이런 느낌이라서 사실 조금 힘들거든요. 그래도 우리가 이렇게 한다는 끈끈함도 있고 또 가족들이 서로 이런저런 거를 맞춰 나가는 것에 감동도 있고 좋았던 것 같습니다.

손정희 = 여성농업인센터 20주년 기념할 때 잔치잖아요. ‘고기 없는 월요일’ 채식 모임이 음식준비를 다 채식으로 준비하니까 다들 너무 좋아하는 거예요. 고기 안 쓰고 채식만으로도 축제를 성공적으로 할 수 있다는 것을 마을주민들이 함께 경험할 수 있었고, 특히 그날 먹거리에 대해 사람들이 모두 의외로 만족하는 모습을 보고 자부심이 들었어요.

조성미 = 고기를 먹을 것인가 말 것인가의 문제 이전에 현재 우리가 먹는 음식의 생산과 유통 소비의 과정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비윤리적이고, 반생명적인 방식이 만연하고, 풍족하고 값싸게 음식을 소비하기 위해서는 보이지 않는 곳에서 누군가의 희생을 전제로 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면 소비자로서 도덕적 부채의식을 가지게 됩니다. 공장식 축산만의 문제가 아니라, SPC 평택 공장에서 빵을 만들다가 노동자가 사망하는 사건처럼 노동자의 안전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 문제, 전 세계 8억5000만명이 굶주리고, 그보다 두 배 더 많은 사람이 과체중이거나 비만이라는 식량 분배의 불평등 문제 등 우리가 매일 소비하는 음식 뒤에는 복잡한 사회적 경제적 정치적 문제들이 깔려있습니다. 어떻게 먹을 것인가? 라는 문제는 그리 간단치 않은 것 같습니다.

이동호 = 홍성은 농촌문화가 아직 많이 살아 있잖아요. 채식이라고 했을 때 왠지 장벽이 느껴지시는 분들도 있을 것 같은데 사실 채식이라는 건 원래 우리 농촌에서 오래전부터 해 오던 것이이라고 생각하거든요. 농촌의 밥상은 직접 재배한 채소 반찬 위주예요. 채식 식당이 없어서 채식을 못 하겠다기보다는 채식위주의 건강한 상차림을 하고 있는 기존의 백반집 등 좋은 식당을 발견하고 북돋아 주면 좋을 것 같습니다.

서명수 = 저는 그것을 동물권 개념으로 고민을 많이 했어요. 지금 가축 사육 환경이 열악하잖아요. 그로인한 환경오염도 심각하고, 구제역 같은 전염병이 발생하면 면역력이 너무 안 돼 있으니까 그 시스템을 바꿔서 해결할 생각은 하지 않고 그냥 아예 다 죽이는 걸로 막아 버리는 거죠. 가축의 사료로 쓰이는 곡물을 재배하기 위해서 아마존의 밀림이 지금 다 파괴되고 있어요. 결국 이로울 게 없는 거죠. 동물성 단백질도 다른 대체식품으로도 충분히 그걸 보완할 수 있다는 연구 사례가 많은데도 우리는 계속 오래된 편견에 사로잡혀 제대로 보지 못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동호 = 완전 채식이 어렵더라도 건강한 육식도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해요. 건강한 방식으로 생산하는 축산농가가 있어야 하는데요. 어렵지만 하고 계신 분들이 있답니다. 저는 그것을 알아봐 주고 지지해 주는 소비자가 필요한 때라고 생각합니다. 건강한 생산방식을 지원해야한다고 지역 정치인에게도 말해야 하고요. 소비자에게 힘이 있으니까요.

손정희 = 소비자의 선택이 이 산업을 만들어 가는 거잖아요. 육식의 문제 뿐 아니라 GMO 식품에 대해서도 소비자들이 경각심을 가져야 합니다. 우리가 매일 먹는 간장 식용유 등 GMO 원료가 들어간 식품이 생각보다 많습니다.

조성미 = 전통적인 농촌사회에서는 식재료 대부분을 자급할 수 있었습니다. 현대사회는 사람들이 도시에 모여 살기 때문에 대부분의 먹거리를 다른 사람에게 의존해야 하는 상황이죠. 우리나라 식량 자급률이 20% 정도잖아요. 쌀 이외에는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고 있습니다. 먼 거리를 이동해서 우리의 식탁에 오르는 식품들이 어디서 어떻게 재배했는지 알기란 참 어렵습니다. ‘당신이 먹는 것이 바로 당신 자신이다’라는 말도 있잖아요. 좋은 삶의 기본은 좋은 음식이고, 음식을 생산하고 소비하는 방식을 건강하게 바꾸면 우리가 사는 세상도 더 나아지지 않을까 싶습니다. 마지막으로 우리 학생들의 소감을 들어보고 마무리하겠습니다. 긴 시간 감사합니다.

곽고은 = 채식은 우리 삶의 여러 문제가 연결된 것 같아서 더 생각할 거리가 많아지고, 생각이 더 깊어진 것 같아요. 채식에 대해 함께 이야기하면서 새로운 것도 알게 되고 좋았습니다. 감사합니다.

<참가자 말·말·말>
곽고은
“솔직히 내가 할 수 있을까? 나 빈혈 있는데 괜찮을까? 이렇게 생각을 했단 말이죠. 뭔가 되게 어렵지만 고기가 앞에 있어도 고기를 안 먹고 채식을 하는 것이 제 스스로 뿌듯하고 뭔가 저랑 더 친해진 기분이라고 해야 되나? 저와의 약속을 지키고 있다는 게 되게 뿌듯하고 기분 좋아요.”

서명수
“저는 그것을 동물권 개념으로 고민을 많이 했어요. 구제역 같은 전염병이 발생하면 그 시스템을 바꿔서 해결할 생각은 하지 않고 그냥 아예 다 죽이는 걸로 막아버리는 거죠. 가축의 사료로 쓰이는 곡물을 재배하기 위해서 아마존의 밀림이 지금 다 파괴되고 있어요. 결국 이로울 게 없는 거죠. 동물성 단백질도 다른 대체 식품으로도 충분히 보완할 수 있다라는 연구 사례가 많은데도 우리는 계속 오래된 편견에 사로 잡혀 제대로 보지 못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손정희
“올해 초 ‘고기 없는 월요일’ 채식 모임을 시작했는데 참 기쁘고 즐거워요. 같은 마을에 사는 채식에 관심 있는 사람들이 매주 월요일마다 함께 모여 채식에 관한 책도 같이 읽고 각자 만들어 온 채식 반찬도 나눠 먹는 소박한 모임이예요. 가지 수가 적더라도 직접 만든 채식 반찬으로 차린 밥상을 받으면 진짜 기쁘고 행복해요. ”

이동호
“완전 채식이 어렵더라도 건강한 육식도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해요. 건강한 방식으로 생산하는 축산농가가 있어야 하는데요. 어렵지만 하고 계신 분들이 있답니다. 저는 그것을 알아봐 주고 지지해주는 소비자가 필요한 때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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