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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사랑장학회, 변화 요구에 답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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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사랑장학회, 변화 요구에 답할 때다
  • 홍성신문
  • 승인 2022.10.30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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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사랑장학금 운용이 도마에 오르는 모양새다. 홍성군의회 2022년 행정사무감사에서 홍성사랑장학회의 변화 필요성이 공식적으로 주문됐다. 현행 지급방식은 장학금의 의미를 퇴색시킨다는 주장이다.

홍성사랑장학회는 홍성군을 감독청으로 해 2005년 재단법인으로 설립됐다. 정관이 밝히고 있는 목적은 ‘지역인재를 발굴·육성하고, 교육여건과 면학분위기를 개선시켜 지역의 교육경쟁력을 향상한다’이다. 18년이 된 현재 홍성사랑장학회의 자산은 131억원 정도이다. 올해까지 3000여 명의 학생에게 32억원의 장학금을 지급해 오고 있다.

홍성사랑장학금은 홍성군 출연금과 함께 기업, 주민의 정성으로 모아진다. 결혼 축의금과 부의금까지 장학금으로 기탁되기도 한다. 너른내장학회, 사임당장학회, 홍성고동문회의 용봉장학회 등도 민간의 영역에서 장학사업을 꾸준히 이어가고 있다.

이달 광천에서 장학금을 수여한 편사범 너른내장학회 이사장은 수여식에서 “쌀 한 가마니가 3만원 하던 시절 광동초 졸업생 10명에게 매년 50만원씩을 후원했는데 중학교 입학금을 낼 수 있어 고맙다, 덕분에 교복을 살 수 있게 됐다는 감사의 편지를 받고 장학사업의 뜻을 굳히게 됐다”고 밝혔다. 먹고 살기 힘들어 학업의 연장을 고민해야 했던 시절, 장학금은 생명수와 크게 다르지 않았을 것이다.

장학금의 사전적 의미는 ‘경제적으로 어렵거나 학업이나 연구 성과가 뛰어난 사람에게, 배움을 장려하는 목적으로 지급되는 돈’이다. 모두에게 줄 수 없으니 특정한 기준을 정해 선택적으로 지원할 수밖에 없다. 장학생 선발 기준은 성적 우수, 학교장 추천, 가정 형편, 모범생활 등 나름의 이유와 설득력을 가진다.

지금은 중학교까지 의무교육이 실시되고 있다. 고등학교도 무상교육이 이뤄지는 때다. 경제적으로 어려워 공부를 못하는 경우가 예전에 비해 감소한 게 사실이다. 장학금 수령이 부모의 자랑거리에 머물고 있다거나 가족 회식비로 쓰인다는 우스갯소리도 들린다. 경제적 여건이 어려운 학생이나 가정이 없다고 단정할 수 없고 교육 경쟁력 제고라는 목적이 엄연한 현실에서 장학금 지급의 무용론을 제기하는 것은 무리수가 분명하다. 다만, 시대와 환경이 변했으니 장학은 곧 장학금 지급이라는 인식의 틀은 재고가 필요해 보인다.

홍성사랑장학회의 정관도 지역의 교육경쟁력 향상을 위한 목적사업을 장학생 선발 및 장학금 지급으로 국한하지 않고 있다. 교원 연구 활동 지원, 홍성 교육경쟁력 향상, 기타 설립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사업 등으로 폭넓게 제시하고 있다. 그러나 장학기금의 조성이나 장학금 지급 이외의 사업은 찾아보기가 쉽지 않다. 홍성군의회도 다양한 시각의 접근을 요구하고 나섰다.

정제되지는 않았지만 개인 학생만이 아닌 학교 전체에 도움이 될 수 있는 방안, 학자금 대출을 받는 학생에 대한 지원, 홍성학사 건립, 해외·역사 탐방 기회 제공, 청소년 창업자금, 학교 밖 청소년 지원 등 다양한 대안도 제시되고 있다.

홍성사랑장학회의 감독청인 홍성군도 변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를 충분히 공감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내·외부의 공감이 있다면 변화는 이미 거스를 수 없는 대세이다. 변화 요구의 목소리를 모으는 일부터 시작하자. 더불어 보다 나은 의견 수렴과 대안 마련을 위해 홍성사랑장학회의 운영 중추인 이·감사에 지역 교육의 또 다른 주체인 학생, 교사 등 다양한 주민이 참여할 수 있는 길을 열기 바란다.

경제가 어려운 때 장학금이 개인의 성장은 물론 지역과 대한민국 발전의 마중물이 될 수 있었던 것은 효율성이 담보되었기 때문이다. 변화된 시기의 장학제도도 운용이 합리적이어야 지속가능성을 유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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