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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동네 생활사투리-105> “얼맹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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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동네 생활사투리-105> “얼맹이”
  • 홍성문화원 조남민 사무국장
  • 승인 2022.10.09 13: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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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니: 자네 집 붜키에 얼맹이 있지? 그것 점 한 사나흘 급허게 빌려 쓸 수 있으까?

-저니: 갖다 뭣허게? 있기야 있지만 남자가 붜키 드나드는거 아니라서, 빌려줄 수가 읎다네.

<얼맹이>는 농사도구의 하나인 ‘체’를 말한다. ‘체(籭)’는 곡물이나 모래 등의 알갱이를 선별하거나 가루를 곱게 거르는데 쓰이는 생활용품이자 농기구이다. 대체로 손에 들고 사용하기 좋을 만큼의 크기로 제작되며 둥근 형태를 띤다.

지금은 철망을 대어 만든 공산품이 대부분이지만, 예전에는 곧게 자란 대나무를 둥글게 휘어 틀을 만들고, 얇게 잘라낸 대나무 껍질을 소쿠리처럼 엮어서 체를 만들었다. 체는 용도에 따라 크기가 다양한데 체의 구멍이 작고 촘촘한 것은 고운체, 가루체라고 하고, 중간 정도의 크기는 중거리, 도드미, 가장 큰 것은 ‘어레미’라고 한다.

이 어레미를 우리 동네에서는 ‘얼맹이’라고 한다. 얼기설기 얽어맨 것이라는 해석도 가능한 이 얼맹이는 구멍이 크기 때문에 거친 것을 솎아내는 용도로 사용됐다. 얼맹이로 일차 걸러내고 검불 같은 것은 키를 사용해 날리곤 했다. 체는 크기에 따라 이름도 다르지만 우리 시골마을에서는 얼맹이 하나로 다 통한다. 굳이 나누자면 ‘큰 늠, 작은 늠’이 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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