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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원봉사자 여러분, 당신들은 천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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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원봉사자 여러분, 당신들은 천사입니다”
  • 윤종혁
  • 승인 2022.02.28 0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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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인 / 홍성군자원봉사센터 이동춘 전 센터장
이동춘 전 센터장이지난 18일 정기총회 자리에서 김석환 홍성군수로부터 감사패를 받았다. 사진=홍성군

홍성군자원봉사센터장이 지난달 방은희 전 홍성군의원으로 바뀌었다. 이동춘(78) 전 센터장은 지난 18일 홍성군자원봉사센터 정기총회 자리에서 축하의 인사를 받으며 그 동안의 짐을 내려놓았다. 센터장으로 일하면서 홍성군자원봉사센터를 홍성의 대표적인 봉사 기관으로 만들었고, 출범 당시 900여 명의 자원봉사자는 현재 약 3만명으로 늘어났다.

홍성군자원봉사센터는 2003년 9월 18일 출범했다. 그동안 산발적으로 추진돼 온 지역사회 내 각종 자원봉사 단체의 책임과 역할을 명확히 하고, 홍성군 자원봉사 활동의 구심체 역할을 통해 봉사활동을 체계적으로 조정, 지원, 자원봉사자 육성, 새로운 시책을 발굴하는데 목적을 두고 만들어졌다.

홍성군새마을지회가 자원봉사센터 위탁 운영을 맡으면서 새마을지회 이동춘 회장이 자연스럽게 초대 센터장을 맡았다. 잠시 스쳐지나가는 인연인 줄 알았는데, 자원봉사센터와 이동춘 센터장의 인연은 19년 동안 이어졌다. 홍성군자원봉사센터 위탁 기관이 새마을지회에서 청로회로 바뀌고, 법인으로 전환됐지만 이동춘 센터장에 대한 사람들의 믿음은 굳건했다.

19년 동안 자원봉사센터와 동고동락

“너무 오랫동안 한 자리에 오래 있어서 여러 사람들에게 미안할 따름입니다. 재능 있는 사람들이 일할 수 있는 기회를 빼앗은 것 같아 마음이 편치 않네요. 돌이켜보면 자원봉사와 관련해 아무것도 모른 채 시작했는데 어느덧 20년 가까운 시간이 흘렀습니다. 여러 사람들의 도움으로 무탈하게 마무리할 수 있었습니다. 자원봉사자들의 헌신적인 활동이 있었기에 제가 지금까지 보람을 갖고 자원봉사센터와 함께 일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2003년 당시만 해도 사무국은 센터장과 박진복 사무국장 2명 뿐이었다. 사무실도 없어서 새마을지회 사무실에서 더부살이를 했다. 그렇지만 홍성군에서 자원봉사를 활성화시키겠다는 포부만큼은 그 어느 지역에 뒤처지지 않았다. 나눔과 참여를 통해 홍성을 바꾸겠다는 열의는 조금씩 사람들의 마음을 열게 만들었다.

‘홍성군 자원봉사자 한마음대회’를 개최해서 자원봉사자들의 화합을 도모하고 한 해 동안 수고한 자원봉사자들을 격려했다. 우수한 사례를 함께 공유했다. 자원봉사단체 간담회를 통해 서로의 고충을 이해하고 협력 체계를 구축해서 봉사활동의 활성화를 위한 기틀을 마련했다. 이런 노력으로 2008년 ‘찾아가는 이동복지관’이 만들어졌고,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자원봉사자들을 위한 배려에도 앞장섰다. 자원봉사 마일리지 제도를 도입했다. 마일리지 제도란 자원봉사자들의 봉사활동 시간을 마일리지 형식으로 적립하고 가맹된 업체에서 적립된 마일리지로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제도이다. 함께하기 위한 업체를 만나기 위해 밤낮으로 발품을 팔았다. 자원봉사자들의 안전한 봉사활동을 위해 자원봉사자 상해보험 가입도 추진했다. 이러한 노력 덕분에 홍성군의 자원봉사자는 2010년 1만명을 돌파했다.

홍성군자원봉사센터에 참여하는 단체는 100여 곳이 넘는다. 가족회원과 개인회원 등 회원도 3만명이 넘는다. 많은 단체와 개인을 아우르며 함께한다는 것은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이동춘 전 센터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는 말은 그냥 나온 말이 아니다. 이동춘 센터장은 자신을 드러내기 보다는 다른 사람들과 곁에서 보폭을 함께하는 스타일이다.

19년 동안 손발을 맞춰온 박진복 사무국장은 “이동춘 전 센터장은 회의를 진행할 때 시간이 다소 걸리더라도 참석자들의 모든 의견을 다 듣고 난 후 다양한 의견을 좁혀가면서 최종 결론에 도달한다. 나와 생각이 다르더라도 큰 틀에서 합의를 할 수 있게끔 하기 때문에 자원봉사센터에 여러 목소리가 존재하면서도 자원봉사라는 큰 바퀴가 잘 굴러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홍성군자원봉사센터는 지난해 6월 23일 대학이 가지고 있는 인적·행정적 자원을 연계해서 지역의 복지사회문제를 해결하고자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사진=홍성군자원봉사센터.
2018년 2월에 열린 자원봉사단체 대표자 간담회. 간담회를 통해 서로의 고충을 이해하고 협력 체계를 구축했다. 사진=홍성군자원봉사센터.
이동춘 센터장이 2018년 어린이 큰잔치 평가보고회에서 참가자들에게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홍성군자원봉사센터.

“자원봉사자들 위한 공간 필요”

자원봉사센터에 열정을 바쳤지만 이동춘 전 센터장에게도 아쉬움은 남아 있다. 자원봉사자들을 위한 공간을 만들지 못한 것이다. 과거의 자원봉사는 주고 베푸는 데 의의가 컸었지만 현대에서는 각종 사회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적극적 의미의 자원봉사에 대한 필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도움을 필요로 하는 대상자에 대한 맞춤형 봉사를 하기 위해서는 끊임없이 배우고 공부해야 한다. 여러 사람들과의 폭넓은 정보 교환과 토론을 위해서라도 공간 마련은 꼭 필요한 숙제가 됐다.

“이웃과 사회를 위해 내가 가진 시간과 재능, 에너지를 제공한다는 것은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닙니다. 나눔과 참여를 통해 나와 이웃의 삶을 변화시키겠다는 인간에 대한 사랑이 밑바탕에 없으면 할 수 없는 일입니다. 많이 부족하고 어려운 상황에서도 자원봉사센터를 믿고 함께해 준 자원봉사자들에게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자원봉사자 여러분, 당신들은 진정한 천사입니다.”

이동춘 전 센터장은 1997년 홍성군씨름협회장을 맡으며 본격적인 사회활동에 뛰어들었다. 홍성군생활체육협의회장, 홍성군체육회 부회장, 홍성읍체육진흥회장, 홍성군새마을지회장, 홍성군청사입지선정위원회 위원, 서산장학재단홍성지부장, 홍성군지역사회보장협의체 공동위원장 등 홍성군민과 함께 웃고 울었다. ‘자연인으로 돌아가겠다’는 그의 발걸음을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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