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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상은 사람의 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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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상은 사람의 뿌리”
  • 최기주 기자
  • 승인 2022.01.30 17: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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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양조씨 대종회 조병구 씨

명절 설날이 코앞이다. 우리나라는 명절이나 조상님의 기일마다 제사를 지내 조상님을 모시는 전통이 있다. 먼 선조의 묘소를 보전하고 시제를 이어 나가고 있는 조병구(83) 씨는 “현대엔 제사의 의미가 많이 퇴색되어 아쉽지만, 힘닿는 데까지 조상님을 모시면서 조상님께 예를 갖추는 문화를 지켜보겠다”고 말하며 제사의 중요성을 말했다.

구항면 화리마을에서 살고 있는 조 씨는 주변에서는 조상님들께 지극정성인 것으로 입소문이 났다. 조 씨는 조상님의 장인·장모 묘도 새로 가꾸고 북한에 묘소가 있는 조상님도 시제를 통해 모실 수 있도록 단을 세워 꾸려놓을 정도로 제례를 중시한다. 시제란, 때가 되면 지내는 제사라는 의미로 매년 10월 경 5대조 이상의 조상님께 지내는 제사다.

조 씨는 “조상님은 우리의 뿌리라고 할 수 있다. 그 뿌리를 소중히 하지 않는다면 결국 나를 소중히 여기지 않는다는 이야기이기도 하다”며 “조상님은 우리의 정체성이다. 여기에 있는 우리는 조상님의 핏줄과 정신을 이어받은 존재다. 옛날엔 집터까지 물려받을 정도로 각별했다. 그 정도로 조상은 살아계시지 않더라도 우리와 떼려야 뗄 수 없는 존재이며 우리가 살아있는 동안 끊임없이 소통하는 존재”라고 말했다.

직계 조상님 한 분을 모시는 것도 힘든 일이다. 하지만 조 씨는 먼 조상님까지도 지극정성으로 모시고 있다. 그 이유에 대해서 조 씨는 “북한에 계셨던 조상님은 술 한잔 올릴 수 없다는 게 너무 비통스러웠다. 아직도 묘는 북한에 있다. 오고 가도 못하는 조상님이 너무 외로워 보였다. 아직도 조국 땅을 밟지 못한 조상님을 얼른 모셔와야 한다는 생각에 2004년에 단을 세우고 제사를 지내게 됐다”고 전했다.

먼 조상님의 장인·장모의 묘도 새로 가꾼 이유에 대해서는 “사실 조상님의 장인·장모님까지 모시는 일은 흔치 않다. 이 일은 지난해 10월에 했는데, 한양조씨시조단소가 꾸려지고 주변 묘나 제단이 잘 다듬어졌을 때 가꾸지 못한 장인·장모 묘소가 너무 쓸쓸해 보였다. 외갓집 먼 집안일지라도 잘 모셔야겠다는 생각에 대종회 분들께 건의했다. 그 이후로 내 조상님이라는 마음가짐으로 지극정성 모시고 있다”고 말했다.

제사는 마음가짐이 중요

한편 조 씨는 요즘 제사의 의미가 많이 퇴색된 것 같아 아쉽다고 말했다. 조 씨는 “요새 제사에 큰 의미를 두지 않는 것 같다. 제사를 건너 뛰는 집안도 있을 뿐더러 제사상을 밖에서 사 오는 경우도 있다고 들었다. 이런 부분에서는 제사의 의미가 퇴색되는 것 같아 마음이 쓰리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사실 제사라는 것은 성대하고 화려한 것보다 정성이 중요하다. 내가 할 수 있는 선에서 정성을 다하면 되는 거다. 이것저것 많이 차리진 못해도 직접 만들어 차리면 그게 정성이고 예의인 것 같다. 물론 요새는 맞벌이나 종교적 이유로 어려움이 많은 것을 안다. 그래도 정성을 다하다 보면 마음가짐이라는 게 틀려진다”고 말했다.

조 씨의 앞으로 조상님들을 더 정성껏 모시는 것이 목표다. “비록 다들 돌아가셔서 만나 뵐 수 없지만 조상님들은 우리의 가슴속에, 혹은 정신 속에 깃들어있다. 또한, 앞으로 내 후손들이 나를 추억해 줄 것을 생각하면 내가 더욱 잘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옛 말에 눈 내린 길을 걸을 때 어지러이 걷지 말아야 한다는 말이 있다. 내 조상님이 여태 올바르게 걸어오셨듯 나도 이 험한 세상에 내린 눈길을 힘닿는 데까지 올곧게 걸어볼까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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