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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동네 생활사투리-69> “따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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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동네 생활사투리-69> “따숴”
  • 홍성신문
  • 승인 2022.01.24 0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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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문화원 사무국장 조남민

-이니: 역시 한겨울엔 논바닥 모닥불에 고구마가 왔다여, 기지? 아따숴 아따숴. 인내 나네~ 인내 나노~

-저니: 근디 말여, 그 호박고구마 워디서 났는가? 설마 작년마냥 우리집 광이서 쌔빈건 아니것지?

<따숴>는 ‘따뜻하다, 따숩다’라는 뜻이다. ‘포근하다’라는 느낌보다는 강하고 ‘뜨겁다’보다는 약한 정도를 나타낸다. 우리동네에서는 ‘따뜻’이라는 단어가 비교적 힘든 관계로 정확하게 발음하며 사용하는 경우가 적다. 특히 어르신들은 주로 ‘따땃’이라고 말하는게 일반적이며 그보다 더 쉬운 표현으로 ‘따숴’를 사용한다. ‘따숴’는 ‘따뜻하네’가 온전하게 줄어든 형태로, 다양한 환경에서 자연스럽게 사용이 가능하다.

‘따뜻하다’는 인정이나 마음씨를 나타낼 때도 쓰이는 말인데, ‘따숴’라고 하면 대부분 ‘날씨’와 관련되어서만 쓰인다. 즉, ‘따숴’는 한겨울 눈 내린 공사현장에서 모닥불을 피우거나, 온돌방의 따뜻한 구들장 아랫목 이불속에 손을 넣을 때 자연스럽게 튀어나오는 ‘겨울 전용’단어다.

요즘에는 따뜻한 옷과 온풍기, 히터, 보일러 등 난방용품이 워낙 잘 되어 있어서 이런 단어를 사용할 겨를이 없다. ‘따숴’는 참으로 촌스러운 말이기에 젊은 사람들은 잘 사용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 따뜻해서 매우 행복한 느낌이 들 때는 두 번을 연달아 말하기도 한다 ‘아따숴, 아따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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