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족 자원 고갈 돌파구 필요
서부 앞바다를 생계터전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다. 이들 중 어사리어촌계에는 70여 명이 속해 있다. 이들 어사어촌계를 비롯한 4개 마을 어촌계에서 30년 만의 김 양식을 다시 시도하고 있다.
광천김으로 유명한 홍성이지만 정작 홍성에서는 그동안 김 원초를 생산하지 않았다. 물론 처음부터 그랬던 것은 아니다. 30년 전에는 남당리 해안을 따라 김 양식을 했다. 하지만 천수만 A, B 지구가 매립되면서 홍성에서의 김 양식은 맥이 끊겼다.
그 대신 지역에서 주력한 것은 바지락 양식이다. 그동안 바지락은 어사리어촌계의 주요 수입원 중 하나였으며 명품 바지락이란 자부심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기후가 변하면서 그것도 옛말이 됐다. 지난해는 많은 비 때문에, 올해는 수온이 너무 높아서 바지락 수확량이 줄어 흉년이 들었다. 다른 수산물의 어획량도 예전만 못하다. 어족 자원 고갈에 따라 돌파구가 절실한 상황이었다.
김 양식 도전···기대반 걱정반
30년 전 그만뒀던 김 양식을 다시 할 생각을 한 것은 그동안 환경이 개선됐는지 자연적으로 자생하는 미역이 많이 붙어 있는 것을 확인했기 때문이다. 미역이 자생한다면 김 양식도 가능할 것이라 생각했다.
어사리어촌계에서는 김선태(63) 어촌계장을 중심으로 이번에 새로 도시에서 내려와 어촌계에 들어온 송을섭 씨 등 12명이 올해 25때의 김을 시범적으로 이식할 계획이다. 올해 실험사업이 성공적으로 이뤄지면 내년부터는 대대적으로 김 양식에 도전할 생각이다. 김 양식이 성공하면 겨울철 어민들의 소득 증진에도 많은 도움이 되기 때문에 기대가 크다고 한다.
큰 기대를 하면서도 걱정도 있다. 30년간 김 양식을 안한 여파로 김 양식 경험이 있는 사람이 없는 것이다. 그래서 태안군 진산어촌계로 수차례 견학을 갔다오기도 했다. 지난 12일은 김 양식을 위한 말뚝을 박는 작업을 했다. 어촌계 사람들은 다리가 잠기는 뻘을 헤집고 들어가 구슬땀을 흘리며 작업했다. 다음달 말경에는 이곳에 입식을 할 예정이다.
“홍성 특산 명품 김 만들것”
이곳에서의 김 양식이 성공한다면 겨울인 12월부터 3월까지 계속해서 김을 생산하게 된다. 어촌계사람들은 소득도 중요하지만 김으로 유명한 홍성에서 다시 원초를 생산할 수 있게 된 것이 뿌듯하다.
김선태 어촌계장은 “그동안 다른 지역의 김을 군민들이 먹어왔는데 앞으로 지역에서 나는 맛있는 김을 제공할 수 있어 더욱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어촌계사람들은 앞으로 어사리에서 나는 김이 홍성 특산물로 바지락에 이은 명품 김으로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할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