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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동네 생활사투리-43> “겉 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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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동네 생활사투리-43> “겉 넘어”
  • 윤종혁
  • 승인 2021.07.26 0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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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문화원 사무국장 조남민

-이니: 수영장 둬 달 댕겨보니께 별거 아니던디? 그래서 이번이 바다수영대회 1km 신청했네.

-저니: 그렇다구 너머 겉 넘지 말어라. 그러다가 용왕님 대문까정 가믄 건져 줄 사람 웂느니라.

<겉 넘다>는 생각이나 행동이 상식의 선을 뛰어 넘거나 매우 건방져서 불편해 보인다는 말이다. 이 말은 보통 훈계나 상대방의 행동에 대한 부정적 평가를 내릴 때 쓰인다. 보통 ‘신중하게 생각하지 않고 대충 행동하는 것’을 겉 넘는다고 하는데, 우리 동네에서는 이보다 더 강한 의미로 받아들인다.

주로 버르장머리 없는 아랫사람을 혼을 낼 때 사용하며, 일반적인 타이름이 아니라 점잖은 말로 하는 충고나 협박인 경우도 있다. 즉, ‘겉 넘고 있네’ 라고 하면, 어느 정도 부드럽게 타이르는 말이고, ‘겉 넘고 앉었네’라고 하면 비비 꼬인 심사를 드러낸 것이며, 목소리를 차분하게 깔고 ‘겉 넘지 말어’라고 하면, '싸가지 없는 행동은 그만해라'라는 뜻으로 쓰인다. 즉, 명령어와 합쳐지면 매우 강한 뉘앙스를 풍기는 특징이 있다.

때로는 실력이나 형편이 닿지 않는데도 불구하고 무리하게 어떤 일을 추진하는 경우, 주변에서 이를 말릴 때에도 사용된다. ‘무조건 연예인이 되겠다’고 생떼를 쓰는 어린아이의 머리를 한 대 쥐어박으며 타이르는 부모님의 훈계에서 가끔 들을 수 있는 말이다. 이 말은 아무래도 남자들이 많이 쓰며, 시골 어르신들 외에는 거의 사용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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