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훈 시인이 국내 최초로 공단 마을 어린이들을 다룬 동시집 <살고 싶은 우리 집>을 출간했다.
눈 닿는 곳마다 고층 아파트 단지가 하늘을 찌를 듯 솟아오르고 그곳에서 풍요롭게 살아가는 사람들만 있는 것 같다. 하지만 여전히 우리 사회 한 켠에는 단칸 셋방에서 가난한 삶을 살아가는 이들이 많다. 이 동시집에서 시인은 화려한 거리에서 한 발짝 들어가면 보이는 공단 마을 골목길에 살고 있는 우리의 이웃들 이야기에 귀를 기울인다.
정세훈 시인은 “우리 사회가 1960년 말 전국에 산업공단이 조성된 후 60여 년 세월이 지난 현재까지 공단 마을 어린이들에 대한 동시집이 나오지 않아 이를 안타깝게 여겨 작심하고 이들에 대한 동시 작업을 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 동시집이 열악한 환경에서 가난하고 힘들고 어려운 삶을 살아가고 있는 어린이들에게 무한한 희망과 용기가 되길 간절히 바란다”고 밝혔다.
1955년 충남 홍성에서 태어난 정 시인은 중학교 졸업 후 소년노동자가 돼 소규모 공장에서 노동자 생활을 하던 중 1989년 <노동해방문학>으로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열악한 공장 작업 환경으로 인해 발병된 진폐증으로 투병하는 등 온갖 고난 속에서도 꾸준히 작품 활동을 이어 나갔다. 시집 <몸의 중심>을 비롯해 동시집 <공단 마을 아이들>, 시화집 <우리가 이 세상 꽃이 되어도>, 장편동화집 <세상 밖으로 나온 꼬마 송사리 큰눈이>, 산문집 <파지에 시를 쓰다>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