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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쇠락한 골목에 온기 불어넣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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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쇠락한 골목에 온기 불어넣겠다”
  • 김영찬 기자
  • 승인 2021.01.30 08: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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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아이스크림 전문점 젤라부 심상용 대표

사람이 떠나고 점점 쇠락하는 골목길에 정착해 창업의 꿈을 펼치고 있는 젊은 사장이 있다. 심상용(34) 젤라부 대표가 그 주인공이다.

서울토박이 홍성에 아이스크림가게 열다 

심 대표는 서울에서 나고 자란 도시 남자다. 원래 모바일 스타트업 마케팅회사에서 일했지만 도시말고 다른 데서 살아보자는 생각에 여기저기 알아보던 중 당시 여자친구와 함께 홍성에 직장을 잡고 내려왔다. 홍성에 내려와서는 홍성군마을만들기지원센터 잠깐 동안 일했다. 하지만 농사를 지으면서 함께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이 있을까 고민하던 중 지역농산물을 이용해 재미있는 일을 해 보고 싶었다고 한다. 그러다 지난해 청년농부 팝업스토어를 통해 판매한 지역 쌀로 만든 젤라토가 너무 잘되서 이거라 생각했다고 한다. 이탈리아수제 아이스크림 전문점 ‘젤라부’가 탄생하게 된 이유다.

한겨울에 아이스크림을 파는 이유

원래대로라면 지난해 6월에 가게를 오픈했어야 한다. 계절적으로도 이때 열었어야 아이스크림이 잘 팔리는 시기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인해 가게 오픈이 6개월이나 밀리게 되면서 2월에야 문을 열게 됐다.  겨울철에 아이스크림 가게를 여는 것이 부담될 법도 하지만 심 대표는 그렇지 않다고 자신 있게 말했다. 아이스크림은 여름에만 팔릴 것 같지만 아이스크림 체인점들을 봐도 겨울에도 잘 팔린다는 것이 심 대표의 생각이다. 아이스크림은 누구나 좋아해 계절에 크게 영향을 받지 않을 거라는 것이다. 설령 계절에 맞지 않더라도 지금 열지 않고 여름에 문을 열려면 또 반년을 기다려야 한다. 심 대표는 더 이상 미룰 수는 없었다.

골목길에서 희망을 찾다

심 대표가 가장 고민한 것 중 하나가 ‘어디서 가게를 여는가?’였다. 무엇을 팔지는 정했지만 사업에 있어 장소도 중요하기에 여러 곳을 둘러봤다. 그러다 소개받은 곳이 오관2구, 속칭 홍여고통 길이다. 처음 이곳을 방문했을 때 유동인구가 없다고 생각해 망설였지만 곧 의외로 사업하기 괜찮은 곳이라고 생각하게 됐다고 한다.

젤라토를 가장 많이 소비할 만한 여고생들이 다니는 길인데다 주변에 산책로가 있어 마을 사람들도 왕래가 많았다. 무엇보다 이곳의 분위기가 마음에 들었다. 상가 쪽은 시끄러운 느낌이라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이곳은 여유롭게 한 컵 먹고 가는 곳이 될 수 있겠다 싶었다. 입소문이 나서 누구나 올 수 있는 가게, 더불어 골목길에도 활기를 불어넣는 것이 목표다.

지역특산물로 마을 명물 만들 것

아이스크림 가게니까 가장 중요한 것은 아이스크림의 맛이다. 심 대표가 준비한 것은 평범한 아이스크림이 아닌 이탈리아풍 수제 아이스크림 젤라토다. 젤라토는 다른 빙과류에 비해 공기 함량이 적어 묵직한 질감과 함께 다른 빙과에서는 맛볼 수 없는 깊은 맛이 특징이다. 젤라토의 재료는 무궁무진하다. 유기농특구인 홍성에 걸맞게 유기농 쌀을 이용한 제품 등을 개발했다. 홍성을 기반으로 시작해 계속 맛있는 젤라토를 만드는 것이 목표다.

앞으로 주변 지역으로 영역을 넓혀 금산의 깻잎, 천안의 호두, 청양의 구기자, 예산의 사과 등 다양한 특산품을 이용한 상품을 오프라인은 물론 온라인으로 통해 판매하는 것도 체계적으로 준비하고 있다고 한다. 심 대표는 “앞으로 젤라토를 맛보기 위해 이곳을 찾는 지역 명물로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심 대표가 젤라부를 2월 1일 오픈하면서 준비한 메뉴는 모두 8가지다. 쌀이 씹히는 젤라토, 딸기 젤라토, 태안 전통소금을 이용한 소금우유 젤라토, 수정과와 곶감을 이용한 젤라토 등이다. 밸런타인데이가 있는 2월 한정으로 다크초콜릿이 들어간 밸런타인 젤라토도 판매한다. 앞으로 계절에 맞게 제철 메뉴를 이용한 젤라토를 선보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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