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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권자를 배신한 이병국 의원 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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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권자를 배신한 이병국 의원 탈당
  • 홍성신문
  • 승인 2020.07.06 1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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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10호 사설

홍성군의회 이병국 의원이 소속정당인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했다. 이 의원은 이메일로 보낸 탈당 이유를 “기초단체장이나 지방의회 의원은 당적이 필요치 않다. 기초의원은 소신있는 의정활동이 군민을 위한 길이라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이 의원이 “소신있는 의정활동”을 위한 선택이라고 밝힌 의미, 그리고 복수의 소문들에 의하면 자신의 소속정당이 지지하는 군의장 후보를 지지할 수 없어 탈당한 것으로 유추된다. 의장 선거 3일을 남겨놓고 판을 흔든 것으로 봐도 그렇다.

이병국 의원의 이같은 주장은 논리에 맞지 않으며 지지해준 유권자에 대한 배신으로 홍성군 지방자치 선거사에 큰 오점으로 남게 됐다.

국회의원이나 지방의원이나 비밀투표에서, 자신의 소속정당 후보에 대해 반대표를 던질 수 있다. 소속 정당과 다른 소신발언, 소신투표하는 의원은 그 소속정당으로부터 비난을 받겠지만, 국민들은 그런 소신 있는 의원을 칭찬하고 지지하는 유권자가 많다. 의원에게 중요한 것은 정당이 아니라 유권자의 평가다.

이병국 의원은 '기초단체장이나 지방의원은 당적이 필요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그에 대한 찬반논쟁은 오래됐다. 그러나 당적이 필요없다는 신념 때문에 무소속으로 출마하는 정치인은 거의 없다. 공천을 받지 못하거나 탈당하면서 내세우는 명분으로 활용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유권자들은 그 속내를 다 알고 있다.  

정치인은 누구든지 자유롭게 소속 정당을 탈당하거나 입당할 수 있다. 소속 정당이 해산 또는 합당하는 과정에서, 정책과 생각이 달라서, 또는 당선에 유리한 쪽으로 가기 위해서 등, 여러 가지 동기와 이유가 있을 것이다. 긍정적이지는 않지만 비난만 하기는 또한 어렵다. 당적 변경자가 싫은 유권자는 선거에서 그 후보에게 표를 찍지 않으면 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당 공천을 받아 당선된 뒤에 탈당하는 것은 문제가 다르다. 이는 유권자에 대한 배신이다. 소선거구제가 아닌 우리의 지방선거제도에서 후보자에 대한 선택 기준은 정당을 보고 결정하는 주민이 많다. 금마면 주민이 구항면에서 처음 출마한 신인에 대해, 홍동면 주민이 서부면 출신 후보자에 대해, 사람은 모르고 정당의 표시인 기호만 보고 투표하는 유권자가 많은 게 우리의 현실이다. 그런데 자신을 선택한 유권자들에게 한마디 묻지도 않고 중도에 탈당하면, 정치인에 대한 신의 문제며 선거에 대한 혐오로까지 연결될 수도 있다.

다시 정리하면 이병국 의원이 지방의원에게 정당이 필요없다고 생각했다면, 처음부터 무소속으로 출마했어야 한다. 중도에 탈당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다면, 지지해준 유권자들에게 의견을 묻는 최소한의 절차라도 필요했다. 그런 절차를 따르기보다 의장 선거에서의 표행사가 시급했다면, 그것은 소신있는 투표를 포기한 탈당이다. 그렇게 소신투표를 못하는 의원에겐 소신 있는 의정활동도 기대하기 어렵다.  이 의원은 탈당의 잘잘못을 유권자에게 물어야 할 것이다. 늦었지만 이 의원이 각성하고 이행해야 할 유권자에 대한 의무다. 그런 의무가 선행돼야, 남은 의정활동은 물론, 차기 선거에서의 평가가 선순환적으로 이루어 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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