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밤 ..!어디 먼 데라도 다녀온 듯
오랜만에 찾아온 빗줄기가 밤새 지붕을 두드리더니
아침 햇살에 봄이 성큼 집안까지 들어왔다
나에 봄은 늘 그리운 이들과 함께 온다
고운 마음씨를 가졌던 소꼽친구 영희는
그저 예쁜 개나리로 오고
낯선 서울살이 힘들게 번 돈으로 왕사탕, 동화책
사다주던 언니는 따뜻한 봄햇살로 오고
고무줄 끊어가던 버짐쟁이 머슴애는
이제는 아득해진 첫사랑 동네 오빠
저만큼 아련하게 아지랑이로 머물고
옥색 비녀 쪽찐 얼굴 단아하던 여인네는
백목련 꽃송이에 귀티나게 앉아있다
모란꽃 화사한 잎 담 아래서 수줍으면
흰옷 입은 노인 한 분 거기 같이 계시겠지..
퉁소가락 맑은 소리 꽃향기에 섞이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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