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고장 예산군 덕산면 상가리 가야산 자락에는 대원군의 아버지 남연군산소가 자리잡고 있다. 이곳은 ‘2대 천자지지’의 명당 터로 유명하다.
대원군은 아버지 남연군의 유골을 경기도 연천에서 이곳까지 500여리 길을 상여로 운구해왔다. 이장행렬은 상여가 지나는 각 구간마다 지역주민들이 동원되어 릴레이식으로 운구되었다. 맨 마지막 구간은 덕산면 광천리 남은들 주민들이 운구를 맡았고 산소 이장까지 정성껏 도왔다.
홍선대원군은 남은들 주민들의 정성이 너무도 고마웠다. 그 답례로 유골 운구에 사용된 상여를 마을에 기증하였다. 남은들 마을에서는 마을 입구에 보호각을 지어서 상여를 보존했다. 그 후로 상여 이름은 마을이름을 붙여서‘남은들 상여’로 불렸다.
궁중에서 사용하는 법도대로 제작된 남은들 상여는 각 부분의 조각과 매듭 등이 당시대의 풍습 연구에 귀중한 자료로 알려지고 있다. 남은들 상여는 2005년에 한때 도난당하는 시련을 겪기도 했다. 다음해에 범인이 잡혀서 극적으로 상여를 찾을 수 있었다. 이후 상여의 훼손을 막기 위해 2006년 3월에 서울 국립고궁박물관 수장고로 옮겨 보관하고 있다.
한편 남연군 산소에서 동북쪽으로 150m 쯤 떨어진 골짜기에 상가리 미륵불이 서있다. 이 미륵불은 남연군 산소에서 빤히 건너다보인다.
그런데 상가리 미륵불의 서있는 모습이 특이하다. 남연군 산소 반대편 방향으로 산 계곡을 바라보고 서있다. 얼핏 보기에는 몹시 화가 나서 쳐다보기도 싫다는 몸짓으로, 남연군 산소 쪽에 등을 돌리고 서있는 모습이다.
전하는 이야기에 의하면, 상가리 미륵불은 원래 가야사를 정면으로 바라보고 서있었다고 한다. 대원군이 가야사와 금탑을 없애버리고 남연군 산소를 옮겨온 뒤부터 등을 돌리게 되었다는 것이다.
남연군 산소 이장과 관련하여 후세사람들이 만들어낸 이야기이지만, 그럴듯하고 흥미로운 이야기임에는 틀림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