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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산면 고려 미륵불 '수난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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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산면 고려 미륵불 '수난시대'
  • 김혜동 기자
  • 승인 2015.05.26 1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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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덕산면 읍내리에 소재한 읍내리미륵불<사진 왼쪽>과 신평리미륵불이 관리의 손길이 닿지 않아 방치되고 있다. 신평리미륵불은 2000년대 초반까지 신평리에 있었으나 주변 지역 개발로 현재의 위치로 옮겨졌다.
문화재지정 노력·관리 없이 방치돼
땅에 묻히고 시멘트마저 덕지덕지
공공부지 이전·보호대책 요구 거세

고려시대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덕산면 읍내리 소재 미륵불 2기가 지자체의 관리부실로 방치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지역 주민들 사이에선 미륵불을 문화재로 지정해 보호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덕산면 주민들에 따르면 덕산면 읍내리 동양창호 인근과 뉴가야관광호텔 맞은편 도로에 각각 고려시대 작품으로 추정되는 ‘읍내리미륵불’과 ‘신평리미륵불’이 세워져 있다.

향토사학자들에 따르면 각각 270cm, 220m의 높이로 조성된 읍내리·신평리미륵불은 상단부에 장방형 판석의 보개를 씌우고 원형에 가까운 입상으로 조각된 전형적인 고려시대 불상의 특징을 지니고 있다. 충남발전연구원은 지난 2001년 제작한 ‘예산군 문화유적 분포지도’에서 이 2기의 미륵불을 고려시대 중기에 제작된 것으로 분석하고 문화재적 가치가 있다고 발표한 바 있다.

그러나 해당 미륵불들은 표본조사 등 향토 문화재 지정을 위한 기본적인 행정절차도 진행되지 않은 채 방치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민가 담벼락 옆에 위치한 읍내리미륵불의 경우 개인이 조경용으로 식재한 나무에 가려져 외부 접근성이 떨어지는 것은 물론 석불 하단부가 땅 속에 파묻혀 전체 모습을 확인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도로 변에 위치한 신평리미륵불 역시 문화유적총람 등에 따르면 덕산면 신평리 구릉에 위치해 있었던 것으로 전해지지만 2000년대 초반 현재 도로변으로 이전하면서 석불 하단부가 시멘트로 비스듬히 고정됐고 이끼로 뒤덮여 얼룩덜룩한 모습이다.

이들 미륵불 모두 전각 등의 보호시설이 없어 비바람에 의한 풍화가 급속히 진행되고 있으며 관리의 손길도 닿지 않아 도난 우려도 제기되고 있는 실정이다.

상황이 이렇자 지역 주민들 사이에선 미륵불을 문화재로 지정해 보호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덕산면 주민 이기웅 씨는 “고려시대의 것으로 추정돼 문화재적 가치가 있는 미륵불들이 예산군의 관리 소홀로 잡목과 건축물 귀퉁이에 방치돼 나날이 훼손되는 것은 물론 도난 우려도 높다”며 “현재 방치되고 있는 미륵불들을 가야산이나 덕산의 넓은 공공부지로 이전해 오가는 분들의 소원을 비는 장소로 활용하는 등 보호대책을 수립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강희진 예산향토사연구회장은 “현재 예산군 내 문화재로 지정되지 않았으나 보존가치가 있다고 여겨지는 미륵불들이 모두 11기가 있다”며 “읍내리 미륵불 뿐만 아니라 군내 전반적인 미륵불에 대한 심도 있는 조사와 현실적인 관리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예산군청 문화관광과 소병희 문화재담당은 “신평리미륵불의 경우 이전 당시에는 전체 모습을 간직하고 있었으나 인근 도로 개·보수로 지면이 높아지면서 부득이하게 석불 하단부가 시멘트로 묻히게 됐다”며 “주민들로부터 이와 관련한 문제제기가 있어 복원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소 담당은 또 “문화재적 가치가 있다는 전문가들의 조언에 따라 문화재 지정 절차를 진행 중”이라며 “주변 주민들의 공감대가 형성된다면 현재 위치보다 쾌적한 공간으로 옮기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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