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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포신도시 첫 이장으로 선출된 전병성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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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포신도시 첫 이장으로 선출된 전병성 씨
  • 정명진 기자
  • 승인 2013.04.30 0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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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주민 심부름꾼 자처 … “봉사하며 살고 싶다”

▲ 홍북면 신경리 신리마을(롯데캐슬) 이장으로 선출된 전병성 씨와 부인 허순자 씨.
“롯데캐슬아파트 전원마을 부럽지 않아”
딸기농사 지으며 더불어 사는 삶 꿈꿔

내포신도시에도 농촌마을처럼 동네 이장이 있다. 도청이 이전한 최신 신도시지만 행정구역상 읍·면·리로 구분되기 때문이다. 지난달 26일 내포신도시 첫 이장이 선출됐다. 선출 장소는 마을회관이 아닌 롯데캐슬아파트 단지 관리사무소였다. 아직까지 롯데캐슬이 내포신도시의 입주민들의 유일한 거주지이기 때문이다.

내포신도시 첫 이장으로 선출된 홍북면 신경리 신리마을(롯데캐슬) 전병성 이장(63)을 지난달 29일 홍북면 딸기농장에서 만났다. 아파트 단지의 이장이었지만 눌러 쓴 모자 아래 검게 그을린 얼굴이 농부의 모습을 하고 있었다. 이장다웠다.

전 이장은 은행지점장 출신으로 은퇴생활을 하다 지난해 고향으로 가족과 함께 귀농했다. 갈산면 행산리 이동마을이 고향이다. 갈산초(24회), 갈산중(12회)을 졸업해 홍성에 친구들도 많다. 인맥으로 이장에 선출된 것 아니냐고 묻자 “롯데캐슬에 아는 사람은 10명도 안 된다. 대부분 대전 등지에서 이주하신 분들이다 보니 경력 같은 것을 보고 나를 뽑아 준 것 같다”고 말했다. 전 이장은 롯데캐슬 입주민인 만큼 아파트에 대한 자부심 강했다.

“귀농 하려고 집 지을 땅을 알아보러 갔다가 마음에 안 들었는데 우연히 롯데캐슬 분양 광고를 봤어요. 그런데 아파트에 살면서 인근에서 딸기농장하기 딱 좋더라구요. 아파트지만 용봉산을 바라보는 풍경은 전원주택 부럽지 않아요. 여기 오기 전에 분당신도시에 살았는데 내포신도시가 다 조성되면 거기보다 여기가 훨씬 살기 좋을 것 같습니다.”

전 이장은 내포신도시의 문화생활을 충분히 즐긴다. 도청에 있는 평생교육원에서 색소폰도 배운다. 전 이장의 아내인 허순자 씨도 함께 영어회화, 우크렐레를 강좌를 듣고 있다. 부부는 평생교육원에서 강의를 듣고 도청 구내식당에서 3500원 짜리 점심을 사먹으며 여유를 즐긴다. 어쩌면 도시 생활을 하다 귀농한 전 이장이 내포신도시의 첫 이장으로 적격일지도 모른다.

“여기는 도시이고, 롯데캐슬 입주민들도 대부분 도시에서 오신 분들이라 농촌마을 이장과 역할은 조금 다르겠지요. 하지만 주민들의 면사무소 심부름꾼이라는 점은 같다고 생각해요. 은퇴 후 하고 싶은 것 실컷 하면서 살았는데 이제는 고향에서 봉사하면서 살고 싶어요. 그래서 이장을 맡게 됐습니다.”

그는 먼저 부녀회, 노인회부터 구성할 계획이다. 아파트 단지 내에 어느 정도 체계가 잡히면 롯데캐슬의 교통체계, 아파트 상가 활성화 등의 문제도 동대표들과 함께 풀어나가고 싶다고 말했다.

최근 전 이장은 용봉초 인근에 있는 딸기하우스 두동을 얻었다. 그리고 그 옆에 원두막 같은 컨테이너를 놓았다. 전 이장은 여기서 노년의 더불어 사는 삶을 꿈꾼다.

“친구들이 모이는 사랑방으로 컨테이너를 만들었어요. 겨울에 딸기 수확할 때면 여기서 친구들과 색소폰을 불며 밤을 지새우는 상상을 해봅니다. 딸기 하우스도 수익을 내기보다 체험온 가족들에게 저렴하게 나눠주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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