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16 17:51 (화)
출향인 인터뷰/ 현종호 덕명초 재경 47회 동기회장
상태바
출향인 인터뷰/ 현종호 덕명초 재경 47회 동기회장
  • 윤진아 서울주재기자
  • 승인 2013.04.15 13:3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성큼성큼 … 열정과 성실로 동창회 이끌 터”

 
지난 3월 21일 덕명초등학교 재경 47회 동기회장에 선출된 현종호 회장을 만났다.

광천 독배가 고향인 현종호(65) 회장은 故 현상용, 차순덕 씨의 2남 3녀 중 차남으로 태어나 덕명초(47회), 광천중(18회), 선린상고(61회)를 졸업했다. (주)한국모방, 동광통산 등 섬유업계에서 25년간 근무하고 부장으로 퇴임했으며, 현재 한진해운 아웃소싱업체에서 자재 업무를 맡고 있다. 아내 한선수(64) 씨와의 사이에 미연(40), 재선(38), 상희(37) 3녀를 두고 있다.

“고3 여름방학 때 취직했어요. 열아홉 나이에 ‘돈 많이 벌어 집안을 일으켜야겠다’는 마음 하나로 참 독하게 일했던 것 같아요. 당시 제 사수가 서울상대 나와서 농심 사장까지 한 사람이었거든요. 고등학교도 아직 졸업 안 한 어린놈이 대졸 출신 중에서도 일 잘하기로 소문난 현역의 업무를 매끈하게 소화해내니, 회사 입장에서는 참 대견했나 봐요.”

열아홉에 입사한 섬유회사서 최연소 대리 승진

남다른 일머리와 실행력으로 최연소 대리 승진을 이룬 건 온전히 그가 개척한 운명이다.

“회사에 큰 창고가 몇 동 있었는데, 어느 창고의 어느 지점에 어떤 자재가 있는지를 눈감고도 쫙 읊을 정도로 완벽하게 파악해뒀죠. 창고에서 잠든 날이 하루 이틀이 아니었어요. 스펙이 화려한 것도 아니고, 돈도 빽도 없는 제가 믿을 거라곤 성실뿐이었으니까요. 마음속으로 아버지처럼 여기던 형님이 제가 군대 가 있을 때 돌아가셨는데, 이제 정말 가장이 됐다는 생각이 드니 독하게 일하게 되더라고요. 솔직히 집에서 뒷받침만 좀 해줬다면 딴생각도 했을지 모르겠는데, 일평생 한눈 안 팔고 현재 하는 일에 충실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가난이었는지도 모르겠네요.(웃음)”

여섯 살에 아버지를 여읜 현종호 회장은 성장기 내내 밥 한 번 배불리 먹어본 기억이 없다. 선린상고에서 반장도 했을 만큼 공부도 곧잘 했지만, 집에서 지원해줄 여력이 없다는 생각에 학업은 알아서 포기해야 했다.

“머리 좋은 놈 같으면 포기하고서도 어떻게든 더 나은 길로 갔을 텐데, 저는 그렇게 특별한 사람은 아니었나보죠.(웃음) 선린상고 시절 한집에서 동고동락한 최건환 경주월드 대표이사만 봐도 사회에서 훌륭한 리더 역할을 하고 있잖아요. 저보다 더 어려운 환경에서 자랐는데 누구보다도 훌륭하게 성공하고 또 베풀며 사는 걸 보면, 친구지만 참 배울 게 많은 사람이에요.”

몇 번의 고사 끝에 덕명초등학교 100주년 기념사업회 추진위원장직을 수락한 최건환 경주월드 대표이사를 도와, 현종오 회장도 모교 100주년 기념사업에 두 팔을 걷어붙일 작정이라고 했다.

덕명초 100주년 기념사업 47회 동기가 같이 뛴다!

지난 3일 현종호 회장은 서울 사당동에서 덕명초등학교 47회 재경동문회 첫 임원회의를 열었다. 본격적인 사업은 최건환 위원장을 중심으로 100주년 기념사업단에서 잘 진행하겠지만, 동기들도 바지런히 힘을 실을 계획이다. 우선 동창회 활성화를 위해 새 임원진이 조를 나눠 열심히 사람들을 끌어모으기로 했다. 섬유회사에서 일하던 청년 현종오의 열정에 세월만큼의 연륜과 신념이 보태져 세상을 한층 따뜻하고 건강하게 만드는 원칙이 생겼다.

“능력도 안 되는 제가 이래저래 떠맡은 일이 늘다 보니, 다양한 사람들과 소통하며 생각을 키우고 더 넓은 세상을 만날 기회가 많아졌어요. 광천산악회 친구들 사이에서 제 별명이 ‘황새’예요. 긴 다리로 성큼성큼 1등으로 산을 오르니 그런 별명이 생긴 것 같아요. 제가 특별히 잘하는 건 없어도, 꽤 부리지 않고 성실하게 정진할 자신은 있거든요. 47회 동기회장으로서 맡은 바 소임을 다하고, 100주년 기념사업회를 도와 영원히 잊히지 않을 멋진 축제를 만드는 데 기꺼이 일익을 담당할 생각입니다.”

꿈 많던 소년은 어느덧 정년을 넘긴 노신사가 되어 새로운 이야기의 밑그림을 그리고 있다. 이제 겨우 예순다섯. 새로운 출발선에 선 현종오 회장이 뜨거운 열정으로 채워갈 삶의 밀도만큼, 덕명초등학교 동창회의 이야기도 더욱 흥미진진하고 풍성해질 것이라는 확신이 든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