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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오면 생일상 받은것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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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오면 생일상 받은것 같아”
  • 윤종혁 기자
  • 승인 2006.04.17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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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천 아름다운 교회 교인들
매월 한차례 어르신 식사대접



사람들의 왕래가 뜸한 한적한 거리. 장날도 아닌데 정오가 가까워지면서 어르신들의 모습이 곳곳에서 눈에 띄게 늘어난다. 지팡이를 짚고 힘든 발걸음을 하시는 할아버지, 친구와 나들이라도 가듯 화사하게 꾸민 할머니. 조용하던 거리는 순식간에 모인 100여명의 어르신들로 인해 인산인해를 이루며 활기가 넘쳐흐른다.

매월 첫째 주 목요일 정오. 광천읍 옛 한국전력 사택에서는 지역 어르신들을 위한 아름다운 잔치가 열린다.

아름다운교회(담임목사 하규완)에서 마련한 점심식사에 참석한 어르신들은 식사 내내 행복한 표정을 감추지 못하고 가까운 지인들과 정겨운 한때를 보낸다.

“여기서 점심 먹으면 생일상 받은 것처럼 기분이 너무 좋아. 요즘이야 어디서나 밥은 먹겠지만 이렇게 친구들하고 같이 먹으니 얼마나 행복한지 몰라”식사를 마치고 돌아가는 심금춘(80) 할머님의 얼굴에는 흡족한 표정이 역력하다.

아름다운 교회는 2년째 조용하지만 큰 나눔을 실천하고 있다. 교인들과 자원봉사자들은 지역 어르신들이 내 부모님이라는 생각으로 매월 한번씩 아름다운 수고를 아끼지 않는다.

어르신들을 위해 마련된 음식 하나하나에도 세심한 정성이 가득하다. 어르신들이 봄철 입맛을 잃을까봐 상큼한 봄나물과 따뜻한 전이 마련됐고, 치아 약한 분들을 위한 호박죽도 빼놓지 않고 상에 올라왔다.

“나눔을 실천한다는 것은 돈이 많아서도 아니고 지위가 높아서도 아닙니다. 나눔과 섬김은 결국 상대방을 위한 것이 아닌 내 자신의 마음을 따뜻하게 만들어 주는 행복의 첫걸음”이라며 수줍게 말하는 하규완 목사.

하 목사는 서울에서 목회활동을 하다가 아무런 연고도 없는 광천에 부임 온 것이 2년 전이었다.

부모를 일찍 여읜 하 목사는 우연히 홀로 지내시는 어르신들의 모습을 뵙고 따뜻한 식사 한끼 대접해 드리려고 시작한 것이 지금에 이르렀다고 한다.

자원봉사를 하는 교인들의 헌신적인 희생이 감사할 뿐이라는 하규완 목사는 “재정을 생각한다면 어려운 점도 있지만, 부모님 생신상을 차린다는 기쁜 마음으로 준비하고 있다”며 더 많은 어르신들이 찾아주시길 당부했다.
한편 교회는 매주 금요일 오전 10시 광천읍 옛 한국전력 사택에서 어르신들을 위한 한글교실 운영과 의료봉사를 펼치고 있다.

한글을 배우고 싶은 어르신들이나 자원봉사를 희망하는 사람은 하규완 목사( 011-1701-8291) 에게 연락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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