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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동네 생활사투리-95> “짜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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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동네 생활사투리-95> “짜구”
  • 홍성신문
  • 승인 2022.07.23 0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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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문화원 조남민 사무국장

-이니: 아니, 사흘열끼를 굶었나 왜 그렇게 많이 먹는거여, 그러다 짜구나. 이 집 거덜나것어.

-저니: 내가 엊저녁버텀 굶었자녀. 부페집 츰 보는건 자네두 마찬가지 아닌감. 언넝 더 갖다먹세.

<짜구>는 ‘자귀’라는 말로 개나 돼지에게 생기는 병의 한 종류다. 너무 많이 먹어서 생기는 것으로 배가 붓고 발목이 굽으면서 일어서지 못하는 증상이 나타난다. 흔히, 급히 너무 많이 먹어서 일어서지도 못할 정도가 된 상태의 사람에게도 ‘짜구’라는 표현을 쓴다.

동물의 병을 사람에게 비유하는 것이니 바람직하지는 않지만, 먹을 것이 귀하던 옛날에는 이런 표현을 흔하게 들을 수 있었다. 특히 동네 잔치나 제사가 있는 날이면 그 동안 굶주렸던 어린아이들이 맛난 음식을 허겁지겁 먹게 되는데, 어르신들이 안타까운 마음에 꼭 이런 말씀을 했다. ‘얘야, 천천히 먹어라. 그러다 짜구난다’.

‘짜부된다’ ‘짜부난다’라는 표현도 있는데 이와는 좀 다른 것으로 물건이 찌그러져서서 모양이 변하는 것을 말한다. 요즘은 ‘짜구’될 정도로 무식하게 먹는 사람은 거의 없다. 오히려 살찔까 봐 가능한 안먹으려 노력하고, 뭐 하나를 먹어도 이것저것 수치 따지고, 돈 주고 약을 사 먹으며 다이어트하는 세상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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