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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이 운동하길 잘 했다’라고 말 듣는 지도자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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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이 운동하길 잘 했다’라고 말 듣는 지도자 되겠다
  • 신혜지 기자
  • 승인 2022.03.21 08: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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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군장애인직장운동경기부 휠체어 펜싱팀·국가대표팀 - 박규화 감독

“어린 나이에 활동을 해 오다 보니까 어려움이 있지만 선수들에게 좋은 지도자, ‘같이 운동하길 잘했다’라는 생각이 드는 지도자였으면 좋겠습니다.”

홍성군장애인직장운동경기부 휠체어 펜싱팀 박규화(36) 감독이 국가대표팀 감독으로 선임돼 올 연말까지 국가 대표 휠체어 펜싱팀의 훈련을 책임진다.

비장애인 펜싱 선수에서 장애인 펜싱 지도자로

박규화 감독은 중학교 시절부터 대학까지 비장애인 펜싱 선수로 활동했다. 전라도 광주 출신인 박 감독이 처음 펜싱에 대해 접한 것은 방과 후 수업을 통해서였다. 그때부터 흥미를 가지게 돼 중학교 1학년 말부터 본격적으로 선수 활동을 시작했다. 그렇게 대학교까지 특기생으로 진학했으나 대학교 2학년 때 군대를 다녀온 후에 조선대학교로 편입하면서 중학교 시절 은사를 통해 휠체어펜싱에 대해 알게 됐다.

그렇게 2010년 스승의 밑에서 보조 지도자로 생활하면서 첫 지도자 생활을 시작했고, 1년 뒤에는 광주선수단과 국가대표팀 코치직을 맡게 됐다. 그로부터 3년 뒤인 2014년부터 홍성과의 인연이 시작됐다. 원래부터 홍성에 친척들이 있어 자주 왔다갔다 했다던 박 감독은 “홍성에서 직장을 가지게 될 줄은 몰랐다”며 웃었다. 1년 동안 보조 지도자로 근무하고, 그 다음 해부터는 홍성군장애인체육회 지도자와 심판으로 2018년까지 홍성군의 선수들과 함께했다.

2019년부터는 대한장애인펜싱협회에서 전임 지도자를 맡아 신규 선수 발굴·육성을 진행했다. 그해 9월에는 청주 세계휠체어펜싱 선수권대회에 심판으로 참여했는데, 박 감독은 이 대회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한다. 당시 권효경 선수가 기록한 에페 A 12위가 한국 선수단 최고 성적을 기록하기도 했다.

3년 만에 다시 홍성의 품으로 돌아오다

지난해 처음으로 국가대표팀 감독으로 지도를 맡고 있던 박 감독은 충남장애인펜싱협회의 요청으로 다시 홍성군으로 돌아오게 됐다. 박 감독은 “어린 나이에 좋은 기회가 생긴다는 것은 굉장히 영광이다. 충남장애인펜싱협회 보조 지도자를 하면서 선수들과 유대감을 가지고 있었던 부분이 좋게 작용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박규화 감독이 올해도 국가대표팀 감독으로 선임되면서 국가대표팀도 3월 한 달간 홍성에서 전지훈련에 돌입한 상황이다. 그는 “개인적으로 생각하면 기쁜 일이다. 부담을 갖지 않을 순 없지만 좋은 성적이 나올 수 있도록 열심히 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박규화 감독이 선수들이 스트레칭 하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다.
박규화 감독이 선수들이 스트레칭 하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다.

훈련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은 ‘안전’과 ‘기본기’다. 선수들이 다치지 않는 것이 우선적으로 가장 중요하고, 기본기를 다질 수 있도록 웨이트와 기본 동작 등을 많이 연습시킨다. 기본기가 다져져야 동작을 응용·연결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박 감독은 “휠체어펜싱 선수 중에 기본기가 잘 갖춰진 선수들이 많이 없다. 짧은 시간 동안 성과를 내야 되기 때문에 실전 경기 위주로 훈련하는 경우가 많다. 이런 것들을 바꿔 보려고 한다. 기본기가 잘되어 있으면 10년, 20년이 지나도 성과를 낼 수 있는 발판이 된다”고 설명했다.

홍성군에는 다양한 선수들이 있는 것이 장점이라고 한다. 선후배 간의 유대관계가 잘 형성되어 있다는 것도 장점 중 하나다. 타 시·도에 비해서 행정·재정적 지원도 잘되어 있어 상당히 좋은 조건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많은 경기 앞둔 2022년…“한 해 잘 마무리하길”

국가대표팀은 3월 한 달간 홍성군에서 전지 훈련을 실시한 후 이촌 대표팀 선수촌에 입소해 훈련을 이어갈 계획이다. 현재는 촌외 훈련을 진행하다 보니 어려움 부분이 많다. 선수촌은 훈련할 수 있는 모든 게 갖춰져 있어 운동 외적으로는 신경 쓸 게 없지만, 현재는 선수촌 밖에서 훈련을 하다 보니 신경 쓸 것들이 더 많다고 한다. 현재는 코로나19로 인해 선수들의 외출·외박까지도 통제되고 있는 상황이다.

코로나19로 인해 국제 대회 참여가 어려워지면서 박 감독도 심판으로는 많이 참여해 봤지만 대표팀을 맡고는 처음으로 이번 4월에 개최되는 상파울루 휠체어펜싱 월드컵에 참여한다. ‘늘 준비해 왔던 것만 잘하자’는 마음으로 경기에 임할 예정이다.

국가 대표 휠체어펜싱팀은 4월 상파울루 휠체어펜싱 월드컵에 이어 5월 촌부리 휠체어펜싱 월드컵에 출전한다. 오는 10월 10일부터 15일까지 중국 항저우에서 개최되는 장애인아시안게임에 출전해 메달에 도전한다. 박규화 감독은 “선수들이 지도자로서, 동료로서 서로 믿고 의지해서 아시안게임까지 올 한 해를 잘 마무리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박규화 감독(뒷줄 왼쪽 첫 번째)과 국가 대표 휠체어펜싱팀.
박규화 감독(뒷줄 왼쪽 첫 번째)과 국가 대표 휠체어펜싱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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