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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우젓·김 판매에 영향 끼치면 어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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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우젓·김 판매에 영향 끼치면 어쩌나”
  • 윤종혁
  • 승인 2021.11.15 0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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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재감사스포츠협회, 광남초 임대
‘재활용감정사 교육장’으로 활용 계획
주민들 “재활용감정사, 처음 듣는 말”

폐교된 광남초등학교를 (사)한국재감사스포츠협회에서 임대했다. 학교를 재활용감정사 교육장으로 활용하겠다고 하는데, 주민들은 새우젓과 김을 판매하는데 영향을 받을까 봐 걱정이 이만저만 아니다.

광천읍 옹암리에 위치한 광남초는 학생수 부족으로 2014년 문을 닫았다. 부지 면적은 1만201㎡이고, 건물 면적은 1867㎡이다. 홍성교육지원청에서는 매각을 추진해 오다가 지난 9월 한국재감사스포츠협회에 임대 계약을 체결했다. 홍성교육지원청 김용호 경리팀장은 “제출된 사업계획서를 검토한 후 임대 계약을 체결했다”고 말했다. 구체적인 계약 내용은 밝히지 않았다.

현재 광남초 건물에는 ‘한국재활용감정사 교육연수원’, ‘한국재활용감정사, 재활용중개사, 아카데미, 스튜디오, 방송TV’ 등의 문구가 벽과 창문에 붙어 있다. 건물 출입구는 굳게 닫혀 있는 상태다. 학교 바로 옆에는 김 가공공장 3곳이 위치해 있다. 옹암리 토굴마을도 학교 지척에 있다.

옹암리에서 새우젓을 판매하는 한 상인은 “재활용감정사라는 말은 처음 듣는다. 도대체 누가 왜 폐교된 학교를 임대했는지 모르겠다. 혹시라도 학교에 폐기 처리된 가전제품을 쌓아놓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만약 그렇게 된다면 새우젓과 김을 판매하는데 안 좋은 영향을 줄 수 있다”고 걱정했다.

옹암리 독배마을 곽영민 이장은 “주민들은 폐교된 광남초에 어떤 시설이 들어서는지 알지 못해 걱정이 많다. 재활용감정사라는 말이 있다는 것도 이번에 처음 알게 됐다”고 말했다. 광남초총동문회장을 역임한 김정문 전 군의원은 “교육청에서 학교를 임대하기 전 동문들과 지역 주민들에게 한 마디 설명도 없었다. 어떤 시설이 들어오는지 충분히 설명해줬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새우젓과 김을 판매하는데 걸림돌이 될 까봐 동문들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홍성군 내 폐교는 교육청 자산이다. 폐교를 매각하거나 임대할 경우 절차에 따라 진행해야 한다. 매각이나 임대를 원하는 개인이나 단체가 제출한 사업계획서를 검토하고 심사한 후 매각 또는 임대 계약을 하게 된다. 매각 또는 임대 시 △위락시설이나 별장 등 이와 유사한 시설 △미풍양속을 저해하는 사업 △환경을 오염시키는 시설 또는 사업 △주민들에게 위화감을 줄 수 있는 시설 또는 사업 △지역 주민들이 반대하는 사업 △기타 투기목적 등은 제한된다.

홍성교육지원청에서는 광남초 임대 계약을 하기 전 주민들에게 충분히 알리지 못한 부분에 대해서는 미흡한 부분이 있었음을 인정하는 입장이다. 교육청 관계자는 “재활용감정사를 양성하는 교육장이 들어설 계획인데 이 부분을 주민들에게 충분히 알리지 못했다. 앞으로는 이런 일이 없도록 더욱 철저히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광남초를 임대한 한국재감사스포츠협회의 입장을 듣기 위해 몇 차례 전화 연락을 했으나 전화 통화가 이뤄지지 않았다. 한국재감사스포츠협회가 만든 안내문에 따르면 재활용감정사는 가정과 공공기관에서 폐기 처분된 재활용품을 다시 살펴 새롭게 탄생시키는 일을 하게 되는 직업이라고 적혀 있다. 국가가 공인한 자격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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