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24 09:19 (수)
그들만의 리그 ‘내포씽’, 홍성·예산 지역주민 소외시켜
상태바
그들만의 리그 ‘내포씽’, 홍성·예산 지역주민 소외시켜
  • 홍성신문
  • 승인 2021.10.16 06:3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공공자전거는 자전거를 국가나 지방자치단체에서 빌려주고 반납하는 체계를 갖춘 근거리 대중교통을 의미한다. 공공자전거는 개인의 운동 오락 레저용으로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시민의 편의를 추구하고 대중교통 수요를 분산시키기 위해 추진한 공공 정책이다. 이 정책의 대상 주체는 ‘시민’이다. 특정인이 아니라 대상을 일반 ‘시민’으로 규정한 것은 보편적 접근성을 담보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개방성과 보편적 접근이 가능한 이유는 재정이 세금으로 지원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대다수 지역의 공공자전거는 그 대상(지역과 시민)을 지정하지 않는다. 그러한 철학과 가치를 고려해 공공자전거의 이름도 지역성과 공공성의 색깔을 반영한 작명이 이뤄진다. ‘따릉이, 타슈, 타랑께, 누비자, 페달로, 어울링, 그린씽, 온누리, 별타고’를 봐도 어느 것 하나 지역의 이름이 지정되지 않았다. 단지 지자체마다 특색 있는 이름을 내세워, 지역의 정체성을 나타내는 키워드, 자전거의 속성을 나타내는 동사, 지역사투리를 잘 녹여낸 접미어를 융합해서 이름만 들어도 움직이는 자전거, 환경 친화적 이동수단을 연상케 한다.

충남도가 추진하는 공공자전거는 ‘내포씽’이라고 한다. 코로나19 여파로 공공자전거의 인기가 오르긴 했지만, 갈수록 불어나는 운영비용의 적자로 인해 실제로 지자체의 공공자전거 사업은 ‘백기투항’하는 추세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새삼 이 사업을 뒤늦게 시작하는 것도 현실 감각이 부족하다고 비난 받아 마땅할 텐데, 작명 ‘내포씽’은 정체성은 고사하고 지역의 독점과 기득권을 배태한 듯 오해를 불러일으킨다.

내포는 아직 도시 이름이 아니다. 실제 내포 아파트 주소는 예산군, 홍성군으로 지정된다. ‘내포씽’의 ‘내포’는 실체가 없다. 상상의 기득권을 간절히 바라는 듯 선동적인 단어가 홍성과 예산지역 시민의 보편적 접근성을 저해하는 인상을 키우고 있다. 충청남도는 비공식적인 상상의 공동체 ‘내포’를 지정해 공공서비스의 이용 경계를 지우고 사용의 지역 독점을 지정하는 이유가 무엇인가?

하물며 각 지자체와 행정안전부 2021년 9월 23일 조사 결과, 공공자전거 운영 중인 지자체가 68곳에서 11곳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유는 이용자 수가 미미하고 운영비용 적자가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운영부분에서 불편한 대여 시스템도 한 몫 한다.

즉 공공자전거가 정해진 장소에서만 대여와 반납이 가능하고 특정장소에 편중된 자전거를 트럭으로 재배치하는 데 드는 비용도 커지면서 효율성을 떨어뜨리는 것이다. 이에 비해 민간 공유자전거는 언제 어디서나 주차하고 반납할 수 있다. 대부분에 지자체의 공공자전거가 민간 공유자전거에 ‘백기투항’하고 있는데, 충청남도는 뒤늦게 자전거를 사들이고, 이름마저도 ‘그들만의 리그’처럼 한정해 홍성과 예산 지역주민의 소외감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개발구역이 ‘내포’로 대표되지 않는다. 진정한 ‘내포’가 되려면 홍성과 예산 지역을 수렴해야 할 것이다. 개발구역이 제 1지대인 것 같은 선민의식이 투영된 작명이 아니길 바라며, 홍성과 예산지역의 자전거 도로를 만들어 ‘내포씽’의 확장성을 갖추길 제언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