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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동네 생활사투리-54> “텨배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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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동네 생활사투리-54> “텨배겨”
  • 홍성신문
  • 승인 2021.10.09 0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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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문화원 사무국장 조남민

-이니: 아니 자네 몸에서 웬느므 똥꾸룬내가 나나. 드러웨, 가차운 냇깔이서 좀 씻고 오너?

-저니: 제기랄꺼. 똥뚜깐서 큰 거 싸니께 똥물이 온 전신에 텨배겨서 옷이 다 베렸지 뭐여.

<텨배겨>는 ‘튀다’와 ‘박히다’가 합쳐진 것으로 무엇인가가 ‘튀어서 어디론가 박힌다’는 뜻이다. ‘튀다’는 어떤 힘을 받아 작은 물체나 액체방울이 위나 옆으로 세게 흩어지는 모양을 말하고, 박히다는 말 그대로 어딘가에 꽂히는 것이다.

이 말은, 고인 물 곁을 지날 때 자동차로부터 물이 튀는 경우, 예기치 못한 물벼락을 몸에 맞을 때에도 쓴다. 그러나 단순히 비에 젖거나 가벼운 실수로 무엇인가가 묻은 경우에는 사용하지 않는다. 무엇인가가 일단 튀었고, 그것으로 인해 내 몸이나 의복이 변하게 되었을 때 쓰는 것이 정확한 경우다.

흙탕물로 인해 옷이 젖게 되어 확연히 옷 색깔에 묻어날 때나, 페이트 작업장 옆을 지나다 옷이나 몸에 튀어 묻게 되는 때가 ‘튀어배기’는 경우다. 말할 때는 ‘튀어배겨’라고 하지 않고 더 줄여서 ‘텨배겨’라고 하는 것이 보통이다. 비오는 장마철, 우리동네 시골구석을 돌아다니다 보면 나이든 어르신들로부터 어쩌면 들을 수 있다. 누군가가 ‘야! 텨배겨’라고 큰 소리로 말한다면, 내게로 튈지 모르니 하던 일을 멈추라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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