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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주교 연계한 홍주읍성 관광자원화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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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주교 연계한 홍주읍성 관광자원화 필요”
  • 윤종혁
  • 승인 2021.10.16 0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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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취재 – 홍성읍성, 다크투어리즘 중심지로 <1>
당진시 우강면에 위치한 솔뫼성지에는 가족 단위 관람객이 전국에서 온다. 솔뫼성지는 한국 최초의 사제 김대건 신부가 태어난 곳이다. 

다크투어리즘이 주목받고 있다. 최근에는 다크투어리즘이 새로운 여행 트렌드가 되고 있다. 비극적인 역사의 현장을 찾아가는 여행, 바로 다크투어리즘이다. 다크투어리즘은 잔혹한 참상이 벌어졌던 역사적 장소나 재난, 재해 현장을 돌아보는 ‘역사여행’이다. 역사의 교훈을 되새긴다는 점에서 다크투어리즘이 인기를 얻고 있다. 홍성은 1792년 신해박해 때 원시장(베드로)이 충청지역 첫 순교자로 기록된 이래 212명이 순교자로 나왔다. 홍주읍섭 안에는 신앙 증거터, 순교터, 참수터가 있고, 성 밖에는 생매장터 등 6개의 순교지가 있다. ‘홍주읍성, 다크투어리즘 중심지로’ 기획취재를 통해 다크투어리즘 활성화를 위한 국내 우수 사례를 살펴보고 방안을 찾고자 한다. <편집자 주>

해미읍성·솔뫼성지 북적북적…홍주읍성 적막뿐

추석 연휴 마지막 날인 지난달 22일 오후 1시, 당진시 우강면에 위치한 솔뫼성지에는 가족 단위 관람객이 줄을 이었다. 당진뿐 아니라 서울과 대구, 대전 등 전국에서 솔뫼성지를 찾았다. 솔뫼성지는 한국 최초의 사제 김대건 신부가 태어난 곳이다. 김대건 신부는 올해 유네스코 세계기념인물로 선정됐다. 솔뫼성지 이영화 문화해설사는 “카톨릭 교인이 아니더라도 많은 사람들이 솔뫼성지를 찾는다. 특히 가족 단위로 방문하는 경우가 많다. 마음의 안식과 평온함을 느낄 수 있는 곳”이라고 설명했다.

해미읍성에서는 주말이 되면 사람들로 북새통을 이룬다.

대전에서 왔다는 김순미(42) 씨는 “솔뫼성지를 처음 왔다. 곳곳을 걷다 보니 마음이 편안해졌다. 명절 끝자락에 혼자 조용히 산책하고 사색을 할 수 있어 좋다. 주차장 입구에 당진 특산품을 파는 로컬푸드 매장도 있어 집에 갈 때 여러 가지 사 가지고 갈 생각이다”라고 말했다.

같은 날 오후 2시 서산시 해미읍성에도 사람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가족 단위로 나무 밑 그늘에 앉아 음식을 먹거나 휴식을 취했다. 아이들은 부모와 함께 연을 날리며 즐거워했다. 전통주막에도 사람들이 가득했다. 푸르른 잔디 위에서 여유를 즐기는 사람들의 표정은 행복함 그 자체였다.

해미읍성 인근에 위치한 해미순교성지에도 사람들이 많이 찾았다. 해미읍성 안에는 천주교 신자들의 손발과 머리채를 매달아 고문하던 회화나무가 있다. 서문 밖에는 신자들을 참혹하게 처형했던 자리개돌이 남아 있다. 이런 연유로 2014년 8월 프란치스코 교황이 한국을 찾았을 때 해미읍성과 해미순교성지를 방문했다.

같은 날 오후 3시 홍주읍성은 조용함을 넘어 적막감이 흘러 넘쳤다. 여하정 인근에는 가족으로 보이는 3명만 있었다. 홍주성역사관 주위에는 오가는 사람을 찾아볼 수 없었다. 홍화문 주위에도 산책을 하는 몇 사람들을 제외하고는 인적을 찾아볼 수 없었다.

주말 홍주읍성의 모습. 사람들의 모습을 찾아보기 힘들다.

“순례객에 맞춤형 관광 서비스 제공해야”

홍성군은 청사 이전을 앞두고 있다. 2023년 말 현재의 청사를 홍성읍 옥암리 지역으로 옮길 계획이다. 청사가 이전하면 홍성읍의 공동화 현상을 더욱 가속화 될 것이다. 청사가 빠져나간 자리에 무엇을 채워야 하는지 벌써부터 여러 의견이 분분하다. 그 중 하나가 바로 청사를 둘러싼 홍주읍성을 관광자원화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홍성은 1792년 신해박해 때 원시장(베드로)이 충청지역 첫 순교자로 기록된 이래 212명이 순교자로 나와 서산시 해미 다음으로 순교자가 많은 지역이다. 홍주읍성 안에는 신앙 증거터, 순교터, 참수터가 있고, 성 밖에는 생매장터 등 6개의 순교지가 북두칠성 모양으로 조금씩 거리를 두고 위치해 있다.

홍주읍성을 중심으로 당시 참혹했던 천주교 박해 현장을 둘러볼 수 있다. 전국에서 많은 천주교 신자들이 홍성을 방문하고 있지만 순교터에 기념비만 있을뿐 순례객들을 위한 쉼터나 기도 공간, 당시 상황을 엿볼 수 있는 공간 등은 여러모로 부족할 따름이다.

홍성군의회 김은미 의원은 “홍성을 찾는 관광객의 대다수가 천주교 순례자들이라 할 정도로 많은 천주교 교인들이 홍성을 방문하고 있지만 여전히 편의시설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매년 되풀이되고 있고 이들을 따뜻하게 맞이할 준비가 덜 돼 있다. 더 많은 천주교 순례자들이 홍성을 찾을 수 있도록 다양한 준비를 해야 하고 홍성군 관광 정책이 변화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어 “인근 솔뫼성지나 해미성지처럼 홍성도 천주교 순례자이 더 많이 찾을 수 있도록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6곳의 순교지뿐 아니라 인근 관광지와의 연계 프로그램도 만들어야 하고, 홍성 농특산물 판매에 대한 방안도 마련해야 한다. 순례객들이 홍성에 와서 무엇을 원하는지를 파악해 맞춤형 관광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산·당진, 세계적 순례지 만들기 위해 분주

맹정호 서산시장이 지난달 14일 기자회견을 갖고 ‘해미국제성지 세계 명소화’ 추진계획을 발표했다.

맹 시장은 “해미순교성지는 18~19세기 천주교 박해 당시 수백의 무명 순교자의 숭고한 뜻을 기리고자 지난해 11월 교황청으로부터 전 세계 30곳에 불과한 국제성지로 지정됐다”면서 “해미국제성지를 전 세계인이 모여 평화와 생명을 이야기하는 화합과 치유의 공간으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이어 “해미국제성지를 평화, 인권 등 인류 보편의 가치를 세계인과 나눌 수 있는 공간으로 조성해 지역 경제 활성화에 도움을 줄 계획”이라며 “해미역사공원조성, IT기술에 스토리텔링을 가미한 야간 순례길로 특화한 ‘해미국제성지 순례길’ 조성, ‘3대 종교와 연계한 문화 관광 콘텐츠’ 발굴을 추진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당진시는 최근 버그내순례길 스마트폰 어플을 개발했다. 올해부터 2028년까지 30억원을 투입해 버그내순례길 주변을 정비하고 인프라를 구축하는 사업도 추진 중이다. 김대건 신부 탄생지인 솔뫼성지에서 조선 제5대 교구장 다블뤼 주교의 유허지가 있는 신리성지까지 13.3km를 잇는 버그내순례길은 종교적 치유를 넘어 비종교인도 웰빙과 힐링을 함께 느낄 수 있는 명품길이다. 2014년 프란치스코 교황이 솔뫼성지를 다녀간 이후 전국적으로 알려졌고 지난 2016년에는 아시아 도시경관 대상으로 선정된 바 있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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