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젓한 숲, 남산 양지 뜸 쪽으로
해살해살 피어나는 봄마중꽃처럼
열댓 살 어린 나이로 설레어 보고 싶은 날
사막 같은 말들 다 버리고
콩제비꽃 아기 눈빛 하나로만 말하고 싶어
남산 푸섶에 납작하니 몸 낮추고
갓 깬 애벌레처럼
내 몸에 온통 풀물을 들이는 이 순간
멀리 가뭄 같은 그대도 오면 좋겠네
갈참나무 잎 느긋이 하늘을 덮고
한 사발씩 녹즙이 흘러넘치는 오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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