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25 08:39 (목)
“민물고기 요리 대중화 이끌겠다”
상태바
“민물고기 요리 대중화 이끌겠다”
  • 김영찬 기자
  • 승인 2021.08.09 08:3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정인푸드 오근호 대표

서부면 산단로에 위치한 정인푸드는 도내 유일의 민물고기 전문가공 기업으로 지난 2018년 이곳에 12억원을 투자해 민물고기 가공공장을 완성했다. 이곳에서는 민물고기를 이용한 다양한 간편식 제품를 제조하고 있다. 어떻게 민물고기를 상품화 하게 됐는지 정인푸드 오근호(61) 대표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경상도 사나이와 메기의 만남

경상남도 거창이 고향인 오 대표는 민물고기 양식에 잔뼈가 굵은 사람이다. 원래 공직에 몸을 담고 있던 오 대표가 메기양식을 시작한 것은 21년 전의 일이다. 낚시애호가인 오 대표는 민물 낚시터에서 사료를 먹으며 펄떡이는 물고기의 생동감에 매료됐다. 그래서 민물고기 사업을 해 보자는 마음에 가족들과 떨어져 혼자 홍성으로 내려와 메기양식을 시작했다.

처음에는 맨땅에 헤딩하기였다고 한다. 바다 양식과 달리 민물양식은 제대로 된 양식법을 알 수 있는 곳이 존재하지 않았다. 처음 메기 10만 마리로 시작해 현재는 20만 마리의 메기양식장을 지금도 운영하고 있다. 오 대표의 양식장에는 메기 외에도 미꾸라지 등도 키우고 있지만, 상품화를 추진하고 있는 주인공은 단연 메기다. 오 대표는 “메기는 장어보다 지방함량이 적으면서 단백질 함량은 높은 건강식”이라고 자랑했다.

코로나에 양식업 타격···가공으로 어려움 극복

오 대표가 민물고기가공에 뛰어든 것은 업계의 어려운 사정을 타개하기 위한 것이다. 오 대표는 코로나19가 1년만 더 지속되면 전국에 있는 민물양식장의 절반은 도산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메기같은 경우 사람들이 매운탕 재료로만 알고 있어서 집에서 먹는 게 아닌 식당에서나 먹는 요리로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코로나19로 음식업계도 어렵지만, 저희 같은 양식장들의 피해도 상당합니다.”

메기양식장들이 특히 어려운 이유는 메기는 상품성이 있는 기간이 짧아서다. 너무 작아도 너무 커도 안 된다. 그래서 시기를 놓치면 메기는 시장에 팔 수 없게 된다. 하지만 가공식품은 원하는 시기에 가공하면 되기 때문에 민물고기 가공식품을 만드는 것은 살아남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다. 정인푸드에서는 구이, 찜, 탕, 볶음 등 메기를 이용한 4종류의 간편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특히 메기구이 제품은 건조방식을 통해 생메기를 구울 때와 달리 살이 부서지지 않는 장점이 있다. 현재 제품의 맛을 향상시키기 위해 극동대 식품영양학과 학과장인 봉준호 쉐프와 함께 메뉴를 개발하고 있다.

오근호 대표는 홍성군다문화가족지원센터에 가공식품을 전달하는 등 다문화 가족을 위한 일에도 앞장서고 있다. 

민물고기 요리 저변 확대 노력

정인푸드는 현재 메기메운탕 밀키트 제품의 미국 수출을 추진하고 있다.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무역박람회에서 북미 수출기업 한 곳이 정인푸드 제품이 상품성이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정인푸드의 모든 제품은 2인용으로 개별진공 포장되어 간편하게 조리 가능하다. 매운탕의 경우 야채만 따로 추가하면 된다. 해외수출도 추진하고는 있지만 그래도 국내 저변 확대가 더 우선이다. 오 대표는 한국메기양식중앙연합회의 회장직도 맡고 있기 때문에 요리대중화에 대해서도 책임감을 가지고 있다.

아직 민물고기 요리는 바다고기에 비해 대중적이지 않다. 그래서 요즘 다문화 가정이 늘어난 것은 업계에는 기회다. 민물고기를 자주 먹는 베트남이나 중국의 문화 때문에 이들은 주요 고객 중 하나다. 물론 국내 소비자들이 쉽게 다가가기 위한 노력도 함께 하고 있다. 조만간 아이들이 좋아하는 메기를 이용한 생선가스도 출시할 예정이다.

“어릴 때부터 먹었던 맛을 잊지 못하잖아요. 그렇게 성인이 돼서도 맛있고 영양가 높은 메기요리를 찾는 분위기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