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사탕> 백희나(지은이) / 책읽는곰
백희나 작가 그림책은 출간을 기다리는 독자가 많습니다. <알사탕>도 출간되자마자 큰 주목을 받았습니다. 조심조심 다 읽고 난 <알사탕>은 제 입에서 ‘우와!’가 쏟아지며 백희나 작가를 더 자랑스럽게 생각했습니다.
아이들에게 어서 이 그림책을 읽어주고 싶었습니다. 주고받으며 읽기가 가능하고 아이들의 속마음을 얘기하기도 좋은 책이었습니다. 그런데 읽어주기 곤란한 부분이 한 군데 있었습니다. 아빠의 잔소리 부분입니다. 그림책의 오른쪽은 온통 아빠의 잔소리로 빼곡합니다. “숙제했냐? 장난감 다 치워라. 이게 치운 거냐? 빨리 정리하고 숙제해라….”
띄어쓰기도 필요 없이 잔소리는 끝없이 이어집니다. 숨 쉴 틈도 없지요. ‘이 많은 잔소리를 어떻게 읽지. 빼고 싶지도 않고 빼서도 안 되고.’ 어떻게 읽어야 듣는 아이들이 덜 지루할까? 고민에 들어갔습니다.
저는 듣는 이를 참여시키면서 읽기, 즉 아이가 읽는 방법을 택했습니다. 문제는 아이들 수가 많을 때입니다. 소수일 때는 그림책이 바로 앞에 있으니 글자가 잘 보이는데, 그림책은 한 권이고 아이들이 반 전체이면 글자가 보이지 않습니다. 다시 읽어 주기 방법을 고민했습니다. 저는 아빠의 잔소리를 그대로 복사했습니다.
그림책을 읽다가 아빠의 잔소리가 나오면 그 잔소리를 나눠 주었습니다. 아이들은 듣기만 하던 잔소리를 내뱉었습니다. 큰 소리로 읽었습니다. 가장 많이 들은 잔소리에 동그라미 치기도 했습니다. 아이들은 열심히 동그라미를 쳤고 더 있다면서 다른 잔소리를 쓰기도 했습니다. 읽어 주기 곤란했던 부분이 아이들의 적극적인 참여로 채워졌습니다.
올봄, 백희나 작가는 아스트리드 린드그렌 상을 받았습니다. 이 상은 <내 이름은 삐삐 롱스타킹>의 작가 린드그렌을 기리며 스웨덴 정부가 만든 상입니다. 듣기만 한 잔소리를 거침없이 내뱉은 아이들이 갈래머리 삐삐와 닮았습니다. 삐삐처럼 시원히 말하는 아이들이 많기를 바라봅니다.
잔소리 부분을 다같이 읽어보는 수업도 참 재미있을 것 같네요~~
전 이 잔소리 부분을 쉬지 않고 잔소리하는 것처럼 빠른 템포로 읽어요.
저도 처음에는 듣는 아이들이 지루해 할까봐 걱정되어 빠르게 주욱 읽어내려갔는데,
아이들은 전혀 지루해 하지 않고, 또읽어 달라고 오히려 재미있어해요.
세계에서 인정한 백희나 선생님의 멋진 그림책이 저도 늘 자랑스럽더라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