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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들과 교감하고 다양한 동물과 만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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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들과 교감하고 다양한 동물과 만남
  • 김영찬 기자
  • 승인 2021.07.19 08: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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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부면 어사리 아가새농장

서부면 어사리 시골길을 따라가다 보면 ‘아가새농장’이란 작은 팻말을 만날 수 있다. 박용백(50), 임선주(41) 부부가 운영하는 아가새농장은 17종 400여 마리의 다양한 앵무새들과 닭, 토끼, 기니피그 등의 동물과 교감할 수 있는 공간이다.

부부는 서울에서 생활하다 서울 생활을 접고 지난 2016년 홍성에 내려와 아가새농장을 열었다. 두 사람이 농장을 하게 된 것은 아들의 영향이 컸다. 원래부터 동물을 좋아하던 부부는 집에서도 햄스터나, 앵무새를 키우고 있었다. 바쁜 서울 생활에 연휴가 거의 없었지만 시간을 쪼개 한 달에 한두 번씩 아들과 함께 동물농장을 다니곤 했다. 어느 날 아들이 뜬금없이 동물농장을 하면 안 되냐고 졸랐다고 한다.

“당시는 그냥 웃어넘겼는데 나중에 곰곰이 생각해보니 나이 먹고 시골에 내려가는 것보다 젊을 때 내려가서 제2의 인생을 시작하는 것도 괜찮겠다고 결론을 내렸습니다.”

시작할 땐 사업에 대한 자신감도 있었다. 두 사람이 농장을 만들 당시 새를 만지고 체험할 수 있는 곳은 전국에도 손에 꼽을 정도로 드물었다. 나름 틈새시장을 공략한 셈이다. 하지만 원래 하고 싶은 것은 동물원이었다. 농장을 만들고 2년 후 동물원 법이 시행되면서 그냥 농장으로 남게 됐다.

“동물원이 되려면 수의사라든가 시설규정이 있어서 저희 같은 영세한 곳은 동물원을 할 수 없어요. 그래서 동물원이 아닌 농장이 됐습니다.”

살아있는 동물 돌보는 일 쉽지만은 않아

농장에서는 새를 직접 번식시킨다. 새들은 알을 낳고 새끼를 키우는 번식조 들과 애완조로 나뉜다. 애완조는 어렸을 때 어미한테서 데려와 이유식을 먹이며 사람에게 익숙하게 한다. 그래서 농장의 동물들은 대부분 사람에 익숙해서 사람에게 먼저 다가 온다.

물론 농장 운영이 쉽지는 않다. 살아있는 동물들이라 매일 먹이를 주고 돌봐줘야 해서 부부는 쉬는 날이 없다. 동물들은 기후에도 민감해 높으면 높은 대로 낮으면 낮은 대로 걱정이 많다. 더구나 코로나19로 농장도 타격을 많이 받았다. 하지만 체험객이 없어도 동물들 사료비는 고정적으로 나가는 것도 부담이다.

다른 어려움 중 하나는 조류독감이 퍼지는 경우다. 실내에서 사육하는 앵무새는 외부와 접촉할 일이 없어 조류독감과 무관하지만 조류독감이 발생하면 아가새농장도 방역이다 뭐다 해서 소란스러워진다. 더구나 앵무새는 가축이 아니라 축산업처럼 법률에 없어 혜택을 받기도 어렵다고 한다. 그럼에도 농장을 하는 것은 부부가 동물을 좋아하기 때문이다.

치유농장으로 알려지고 싶어

부부는 집의 꼬맹이 때문에 시작한 일이지만 아이들이 와서 즐거워 하는 것을 보면 농장을 하길 잘했다고 생각한다. 농장에서는 마을학교랑 연계한 프로그램도 있어 아이들만 매년 1500명 이상 다녀간다고 한다. 농장을 방문한 날 박용백 씨는 농장을 방문했던 어르신들의 사진을 담을 액자를 직접 만들고 있었다. 동물들을 돌보는 와중에도 농장의 이곳저곳 다양한 것을 직접 만드는 것은 농장을 사랑하기 때문이다.

박용백 씨는 “시골 아이들이 놀러 갈 곳이 도시만큼 없어요. 아이들이 와서 동물하고 마음껏 놀고 돌아가기 싫어서 많이들 울어 줬으면 좋겠습니다”고 말했다.

임선주 씨는 농장이 힐링 공간이 되길 희망했다. “저희도 동물을 좋아해서 제 2의 직업으로 농장을 선택했어요. 동물하고 교감하면서 아이들의 정서 발달에도 도움이 되고 어르신들도 좋아하세요. 농장이 전국에서 찾는 힐링 공간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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