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훈
단지,
여름 한 철을 울기 위해
땅속 어둠에서
그 오랜 세월을 버티어냈을까
고목 나무 등걸에 앉아
매미가 울고 있다
수년간을 굼벵이로 땅속 어둠에 묻혀 사는
때가 되면 어김없이 기어 나와 허물을 벗는
굳이 집을 짓지 않고 나무 그늘에 사는
인간이 먹는 곡식은 절대로 먹지 않는
맑은 이슬만 먹고 사는
한 역사가,
지금
내 찌든 삼복더위 폭염을 짊어지고 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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