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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동네 생활사투리-41> “겉더깽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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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동네 생활사투리-41> “겉더깽이”
  • 홍성신문
  • 승인 2021.07.12 0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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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문화원 사무국장 조남민

-이니: 삽겹살은 많은디 짐치가 웂어야. 김치냉장고에서 배차 즘 끄내 오너, 겉더깽이 말고.

-저니: 자그매 시켜 먹어라, 늬집 아니다. 제우 쐬주 두병 사오고 괴기는 두근 처먹는구나야.

<겉더깽이>는 어떤 사물이나 형태의 겉모습을 말한다. ‘더깽이’는 옥수수의 대공에 붙어서 알곡을 둘러싸는 작은 껍질을 뜻하는 말이나(옥수수를 ‘옥수깽이’라고 하는 것도 여기에서 유래 되었다), 여기에 바깥을 뜻하는 ‘겉’이 합쳐지면서 다양한 경우에 쓰이게 되었다. ‘겉 껍데기’라고 하면 알아듣기 쉬울 텐데도 우리 홍성에서는 유별나게 이렇게 부르고 있다.

무엇인가를 둘러싼 겉에 있는 것을 모두 겉더깽이라고 부르는데, 김장 김치를 차곡차곡 넣고 맨 위에 덮는 배추이파리도 ‘겉더깽이’고, 아이스크림 위에 발라진 초코범벅도, 카푸치노 위에 떠 있는 거품도, 휴대폰 전체를 감싼 케이스도 그렇게 부른다. 도로포장공사 중 아스콘을 덧씌우는 것도 겉더깽이고 심지어 몸에 걸치는 옷도 농담삼아 겉더깽이라 부르기도 한다.

그러나 이 말이 가장 흔하게 쓰이는 곳은 논이나 밭에서 주로 농사와 관련된 일을 할 때다. 흙 위에 무엇인가가 덮여 있어서 다음 작업이 용이하지 않을 때, 삽이나 쇠스랑으로 지장물을 치우는 과정에서 많이 사용된다. 즉, 겉더깽이는 속과 구별되어 있으며 걷어낼 수 있는 것을 익살스럽게 나타내는 표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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