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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퇴 안 한다”…스스로 약속 뒤집은 윤용관 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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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퇴 안 한다”…스스로 약속 뒤집은 윤용관 의장
  • 윤종혁
  • 승인 2021.07.05 0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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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소속 의장으로 직무 수행에 전념하겠다”
동료 의원들 허탈 넘어 분노…“선을 넘었다”
​​​​​​​민심 싸늘…“의회가 어쩌다가 이렇게 됐나”

윤용관 의장이 스스로의 약속을 뒤집어 버렸다. 의장직에서 물러나지 않겠다고 하자 동료 의원들은 허탈감을 넘어 분노하고 있다. 민심 또한 싸늘해지면서 사퇴 번복이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윤 의장은 도박 관련 구설수와 관련해 지난달 2일 사임 의사를 밝혔다. 보도자료를 통해 7월 1일자로 사임하겠다고 시기까지 명시했다. 그렇지만 사임서를 제출하지 않고 ‘무소속 의장으로 직무수행에 전념하겠다’는 입장문을 배포하며 사퇴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밝혔다.

윤용관 의장은 지난 1일 “일부에서 의장 사퇴가 현재 진행되고 있는 수사를 무마하기 위한 면피용이라는 목소리가 있어 잘못된 소문을 바로잡고자 의장직을 사퇴하지 않기로 했다. 또한 의원 자격조차 없다는 사람들의 주장을 도저히 수긍할 수 없어 사퇴를 번복하고 주어진 기간 동안 의장으로 직무 수행에 전념하겠다”고 말했다.

의장이 사퇴를 번복하자 지난 1일 계획됐던 8대 의회 개원 3주년 기념식도 진행되지 않았다. 언론보도를 통해 뒤늦게 소식을 접한 의원들은 불쾌감을 감추지 못했다. 한 의원은 “의원들과 한 마디 상의도 없이 의장 사퇴를 번복했고, 언론을 통해 이 사실을 알게 됐다. 의장은 도대체 누구를 위한 의장이고, 왜 그 자리에 앉아 있는지 모르겠다. 의원들을 경시한다면 나 또한 오늘부터 의장으로 인정하지 않겠다”는 격앙된 목소리를 쏟아냈다.

또 다른 의원은 “10만 군민들에게 한 약속을 헌신짝처럼 뒤집다니 한숨밖에 나오지 않는다. 의장이 넘지 말아야 할 선을 넘어 버렸다. 분노가 치밀어 오른다. 이제 의장의 문제가 아닌 홍성군의회 전체의 문제가 됐다. 창피하고 부끄러워서 주민들을 어떻게 만나야 할지 막막하다”고 말했다.

민심은 조용한 가운데 싸늘하기만 하다. 홍성의 한 사회단체장은 “웃음밖에 나오지 않는다”며 “도대체 의장이라는 자리가 어떤 자리이기에 민심을 역행하면서까지 고집부리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또 다른 사회단체장은 “의장이라는 자리가 어떤 자리인지는 모르겠지만 윤 의장은 군민들의 여론을 정면으로 맞받아쳤다.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지 흥미진진하다”고 말했다.

군의원을 역임한 A씨가 “의회가 어쩌다가 이렇게 됐나 모르겠다. 부끄러워서 내가 얼굴이 화끈거린다. 의원들도 무엇이 잘못됐고 올바른 길인지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이제는 침묵이 아닌 실천과 행동으로 의회를 바로잡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윤 의장은 지난해 7월 의장이 되면서 ‘윤용관 의원 의정강령’을 만들어 의장실에 걸었다. 의정강령 중에는 ‘의원직을 수행함에 있어 부정한 이익을 추구하거나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치 아니하며 특히 염려하고 계시는 사행성 오락 등에 대해서는 일체의 관여도 참여도 아니할 것이며 검소한 생활에 솔선수범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윤용관 의장은 지난 3월 광천읍의 한 상갓집에서 지인들과 도박을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4월에는 광천읍 한 음식점에서 지인들과 도박을 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윤 의장이 도박하는 것을 봤다는 목격자도 있다. 윤 의장은 의원이 되기 전 도박과 관련해 법 처벌을 받은 바 있다. 상습도박 2회, 도박 2회 등 도박 전과만 4회다.

한편 충남지방경찰청은 윤용관 의장에 대한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윤용관 의장은 2016년에 치러진 이봉주 마라톤대회와 관련해 홍성의 한 업체로부터 후원금을 받아 정산을 제대로 하지 않았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에서는 후원금 횡령 뿐 아니라 또 다른 혐의에 대해서도 수사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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