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23 17:58 (화)
군의회 위상 회복, 진솔한 사과가 시작이다
상태바
군의회 위상 회복, 진솔한 사과가 시작이다
  • 홍성신문
  • 승인 2021.06.19 05:4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홍성군의회 행정사무감사장이 그 어느 해보다 한산하다고 한다. 의원들의 날카로운 면도 찾아보기 힘들고 매년 되풀이되는 질의, 응답만 이어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의회의 꽃인 행정감사가 맹탕이라는 얘기다.

의회의 수장인 의장이 도박 의혹으로 이달 안에 사임하겠다고 약속한 난감한 상태이니 당연한 귀결일 수 있다. 다만 추락한 홍성군의회 위상에 대한 책임과 해결책 제시 또한 홍성군의회와 정당의 몫임을 지적하고자 한다. 작금의 상황 탓을 방청객이나 군민에게 돌릴 수는 없기 때문이다.

책임과 해결의 시작은 진정한 사과가 되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더불어민주당 홍성·예산 지역위원회의 입장 표명은 실망스럽다. 김학민 지역위원장은 9일 입장문을 통해 ‘송구하다’는 표현을 내놓았다.

이 표현이 진정성을 갖기 위해서는 이유가 사실에 근거해야 하며, 재발 방지책이 함께 제시되어야 한다. 입장문은 송구의 말씀 이유로 ‘지역신문의 사행성 오락 참여 의문제기에 이어’를 제시했다. 혹자는 접해봤을 인터넷 카드게임도 사행성 오락이다. 애써 도박을 오락으로 등치시키는 이유가 궁금하다. 또한 의문 제기가 아니다. 의혹 제기다. 이 의혹은 당사자의 사임 의사와 관련자들의 제보 등으로 의혹 수준을 넘어선 상태이다. 경찰도 들여다보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허수아비 때리기’라는 말이 있다. 유권자인 군민은 도박전과 4회인 의장의 도박 의혹을 얘기하고 있는데, 책임져야 하는 공당은 ‘사행성 오락 참여 의문’이라는 엉뚱한 말과 탈당으로 물 타기 하는 거 아니냐는 또 다른 의혹을 만들고 있다. 자당 의원의 문제가 불거지면 탈당으로 조치하고 잠잠해지길 기대하는 중앙정치 기시감마저 든다.

김 위원장은 또 ‘선출직 공직자 후보에 대해 더욱 철저한 검증을 거쳐’라고 나름 해결책을 제시했다. 그러나 ‘어떻게’가 빠졌다. 방법이 없는 약속은 약속이 아니다. 공허할 수밖에 없다. 더더욱 입장문 마지막에 밝힌 ‘새롭게 정진’, ‘더 낮은 자세’, ‘최선’이 될 수 없음은 자명하다. 어떻게 더 철저히 검증할지 방법을 내놓아야 한다.

홍성군의회도 침묵에서 벗어나기를 바란다. “다 똑같은 사람들”이라는 탄성이 터져 나오고 있음을 외면하지 말기 바란다. 나는 아니다, 우리 당은 아니다, 본인이 아니라고 하는데, 시간이 해결해 줄 것이라는 착각에서 빠져나와야 한다. 지금은 누가 봐도 ‘도매금’으로 평가받을 수 있는 때다.

주민들이 의장 사퇴를 넘어 의원직 사퇴를 요구하고 나섰음을 직시해야 한다. 이 요구가 의원 전체 사퇴와 내년 선거에서의 냉혹한 평가로 발전할 수 있음을 알기 바란다. 진솔한 사과와 함께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 그러고 나서 군민들의 평가를 겸허하게 들어라.

올해는 지방의회가 부활한 지 30년 되는 해이다. 늪에 빠진 홍성군의회 30년을 끌어올릴 당사자는 다름 아닌 원인 제공자, 홍성군의회이다. 의원, 정당, 정치인이다. 스스로 빠져 나오려 발버둥 쳐야 잡아 줄 손이 나타나는 법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