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25 08:39 (목)
<우리동네 생활사투리-37> “배배”
상태바
<우리동네 생활사투리-37> “배배”
  • 홍성신문
  • 승인 2021.06.14 08:2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홍성문화원 사무국장 조남민

-이니: 이번이 마을 체육대회에 팔씨름 종목이 새로 생겼디야, 어쪄, 내가 나가 볼까나?

-저니: 암체두 내가 자네 버덤은 배배 낫지 않겄어? 난 이래뵈두 팔뚝이 용가리 통뼈여.

<배배>는 ‘두 배 또는 그 이상으로 훨씬’이라는 뜻이다. 곱절을 뜻하는 한자 ‘배(倍)’가 단순히 중첩되어 쓰이는 형태로 볼 수도 있지만, 우리 동네에서는 그 이상의 의미로 사용되고 있기에 어원을 따지며 굳이 한자를 갖다 붙여대는 것이 어색한 경우라고 할 수 있다.

‘배배’는 새가 지저귀는 ‘지지배배’와는 아무 관련이 없다. 여러 번 작게 꼬이거나 뒤틀린 모양을 나타낼 경우에 쓰이는 표준어 ‘배배 꼬다’라는 표현을 홍성에선 ‘비비 꼬다’라고 한다. 배배는 ‘배(倍)’를 반복하면서 강조하는 말이다. 이 말은 사람이나 사물을 비교할 때 두루 쓰이는데, 은근히 비교 대상을 높이거나, 상대방의 말을 낮게 잡아 볼 때 사용된다.

그 친구가 너보다 ‘배는 잘해’, ‘배는 착해’를 ‘배배 잘해’, ‘배배 착해’로, 여기보다 저곳이 ‘배는 싸’를 ‘배배 싸’로 곧잘 말한다. 여기까지는 보통 두 배 정도의 차이를 나타낸다. 그러나 이보다 비교의 폭이 훨씬 크거나 과장이 필요할 때에는 앞의 ‘배’자를 길게 늘이면 된다. 이 수박이 ‘배~배 달어’, 내 차가 ‘배~~~배 잘 나가지’ 등으로 쓸 수 있다. 애정표현 등에 사용될 때는 이렇게도 말한다. 당신이 탤런트 보다 ‘배배배배’ 이쁘지, 암.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