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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동네 생활사투리-35> “까닭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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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동네 생활사투리-35> “까닭내여”
  • 홍성신문
  • 승인 2021.05.31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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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문화원 사무국장 조남민

-이니: 자네 축사 짓다봉께 돈이가 부족허네. 요즘 공구리 값이 드럽게 올른거 자네도 알자네.

-저니: 나는 물르것네. 자네가 그 돈에 한다고 했응게 워떠튼지 간에 이달 중으로 까닭내여.

<까닭내다>는 어떤 일에 대해 결정을 하거나 결론(결과)을 낸다는 뜻으로 쓰인다. ‘까닭내다’와 같은 단어는 실제 존재하지 않지만 우리 동네에서는 아주 자연스럽게 쓰이는 희한한 말이다. ‘까닭’은 ‘일이 생기게 된 원인이나 조건’이라는 뜻으로 보통 ‘이유’와 비슷한 말로 쓰이기 때문에, ‘까닭 없이’는 ‘이유 없이’로 사용될 수 있다. 그렇지만 까닭에 ‘내다’를 붙여 쓰는 경우는 아마도 전국에서 충남이 유일할 것이다.

‘까닭’은 주로 ‘없다’하고만 조합되어 사용된다. ‘저 친구 참 까닭 없네’라고 하면 ‘경우 없는 친구’라는 뜻이고, ‘까닭 없는 짓 하지 마’라고 하면 ‘어이없는 짓 하지 마’라는 뜻이지만 역시 우리 동네에서만 통용되는 말이다.

홍성에서는 ‘까닭’을 ‘결론’으로 이해하는 경향이 있다. ‘까닭내여’는 당신이 이렇게 하자고 했으니 그 ‘까닭’에 대해 확실하게 책임을 지고 그 결론(결과)까지 ‘내어’보라는 뜻으로 쓰이고, 은근히 이 일에 대한 불만이 섞여 있다는 느낌까지 가미되어 있다.

이 말은 외지 사람들은 전혀 이해 못하는 말이기도 하거니와 현재는 점차 사라지고 있는 단어에 속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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