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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서산 아래 행복 1번지 ‘상담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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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서산 아래 행복 1번지 ‘상담마을’
  • 김영찬 기자
  • 승인 2021.04.19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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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서산산촌마을센터 전경. 이곳을 중심으로 마을을 운영한다. 

함께 만드는 마을

점심시간을 넘긴 시간이지만 상담 마을의 중심에 있는 오서산산촌마을센터 억새풀 식당에서는 음식 준비로 분주하다. 3시에 이곳을 방문하는 장애인 학생들을 위한 간식거리를 준비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날 음식을 준비하는 사람은 김교열(84), 정명숙(68), 안금순(61) 씨 모두 3명이다. 이 세 명이 한 조로 일주일에 한 번 식당을 맡아 운영한다. 식당을 운영은 마을부녀회에서 맡아서 한다. 참여하는 주민은 20명으로 일주일간 한 조씩 돌아가며 운영을 하고 있다.

매일 일하는 사람들이 바뀌면 매일 음식 맛이 매일 달라지는 거 아니냐는 질문에 송점순(46) 사무장은 “뭐 조금은 그럴 수 있다”고 웃으며 말했다. 억새풀식당에서 가장 인기 있는 메뉴는 마을에서 재배한 콩으로 만드는 두부다. 식당에서 제일 연장자인 김교열 씨는 식당에서 일하는 게 하루하루 의미 있는 시간이라고 한다. 김 씨는 “혼자 집에 있어 봐야 적적하기만 하지. 모여서 일하니까 재미있어”라고 말했다.

마을 부녀회원들이 억새풀식당에서 음식을 준비하고 있다. 

사회적 마을기업 목표

상담마을은 2000년대 초부터 오서산을 방문하는 사람들을 위한 펜션을 운영하기도 했지만 오서산 외에 주변에 관광객을 붙잡아 둘만한 것들이 없다. 마을에 변화가 생긴 것은 2015년부터 농촌체험마을을 운영하면서부터다. 이때부터 마을공동사업을 체계적이고 본격적으로 운영하기 시작했다. 사업은 크게 3가지로 억새풀식당의 운영과 마을에서 나오는 농산품의 판매, 마을 팬션의 운영이다. 마을 사람의 절반 정도가 운영에 직접 참여하고 있다. 물론 재배한 농산물을 가져다 놓는 것은 운영에 직접 참여하지 않아도 마을 주민 누구나 할 수 있다.

올해부터는 상담마을 사업에도 큰 변화가 있었다. 지난해까지는 정부에서 일부 인건비를 지원을 받았지만, 올해부터 순수하게 독립적인 법인으로 스스로 운영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방문객도 줄고 식당 손님도 줄어들어 어려움도 두 배로 커졌다. 하지만 함께 일하는 주민들은 월급을 덜 받는 식으로 꾸려 나가고 있다. 주민 모두 월급을 더 받는 것보다 같이 가는 데 큰 의미가 있기 때문이다. 마을의 운영은 매달 20일 월례회의를 통해 사업에 대해 보고도 하고 의견도 교환한다. 앞으로 법인을 사회적 마을기업으로 만드는 것도 생각하고 있다.

상담마을에서는 지난해부터 된장을 만들어 판매하고 있다. 

치유 공간으로 가꾸고 싶어

마을사업을 법인으로 운영하면서 수익을 다양화하기 위한 노력도 하고 있다. 작년부터는 ‘오서산억새풀 된장’이라는 상표로 된장을 만들고 있다. 상담마을이 지금은 체험이 위주지만 궁극적으로는 치유 관련 쪽을 특화해 상담마을을 치유마을로 널리 알리는 것이 목표다.

송점순 사무장은 굳이 오서산 정상을 오르지 않더라도 억새풀을 보러 가지 않아도 일상의 짐을 놓고 한 박자 쉬어가는 소소한 행복을 느낄 수 있는 마을로 만들고 싶다고 한다. 특별하게 거창한 것을 계획하는 것은 아니다. 우선 마을센터 옆에 족욕장과 치유 정원을 정비할 계획이다.

송 사무장은 “광천시장이나 광천의 다른 마을과 연계해 광천도 구경하고 숲길도 걷고 마을에서 편안하게 쉬어갈 수 있는 그런 장소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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