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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교 남녀공학 공론의 장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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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교 남녀공학 공론의 장 필요하다
  • 홍성신문
  • 승인 2021.04.10 08: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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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전문가들도 홍성 관내 중학교(홍성중, 홍주중, 홍성여중) 남녀공학 전환에 대해 찬성하는 의견이 많은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1일 홍성군의회가 개최한 ‘홍성군 교육환경 개선 방안 연구 공청회’에서 한 자리에 모인 군내 각급학교 교장과 학부모 대표, 대학의 연구자들은 주제발제와 토론을 통해 단성(單性) 중학교보다는 남녀공학으로 통합할 때 긍정적인 효과가 크다는 것에 공감대를 이루었다.

다만 어떻게 남녀공학으로 전환을 이뤄나갈지에 대한 구체적인 방법과 시기 등에 대한 논의까지 나아가지는 못했다. 큰 원칙과 방향이 정해졌으니 이제부터는 서로 다른 이해관계가 얽혀있는 학군과 학급배치 등 민감한 문제를 어떻게 조율하고 공익에 부합하는 사회적 합의에 도달하느냐의 문제가 남아 있다.

민주주의는 아무리 좋은 결과를 냈더라도 과정이 옳지 못하면 실패한 것이나 다름없다. 어떤 결론을 얻었느냐 보다 어떻게 결론에 도달하느냐 하는 과정과 절차에 대한 충분한 고려가 필요하다. 이를 전제로 놓고 볼 때 중학교 남녀공학 전환 문제를 숙의민주주의에 기반 한 주민 참여형 공론화 의제로 선정하여 추진과정에서 지역의 교육환경 개선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고 이를 지자체 정책에 반영할 수 있도록 추진해 볼 것을 제안한다.

남녀공학 전환은 우리가 얻고자하는 교육환경 개선의 최종목표라기보다는 그것을 위한 기본 전제일 뿐 그것이 곧 교육의 혁신과 질적 향상을 가져다 주는 것은 아니다. 그렇기에 남녀공학에 대한 찬반을 묻는 단순 선호도 조사는 학생과 학부모 등 교육당사자들에게 조차 크게 흥미롭지도 유익하지도 않게 느껴질 수 있다.

홍성군의회가 지역의 교육환경을 개선하고 아이 키우며 살기 좋은 교육도시를 만들고자 한다면 “여(남)중이 좋아? 남녀공학이 좋아?” 이런 질문 말고 학생과 학부모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보다 나은 질문을 준비해야 할 때이다.

다수결을 내세운 흑백논리 대신 다른 입장이나 의견에 귀를 기울이는 숙의민주주의는 아직 우리에게 충분히 익혀지지 않아 느리고 복잡하고 시끄러워 피곤하게 느껴질 수도 있겠다. 하지만 그 지난한 과정을 인내하면서 서로의 의견을 충분히 듣고 토론하는 과정에서 집단지성이 발휘되어 모두에게 유익한 공익에 부합하는 합의에 도달할 수 있는 것이다.

진정한 지방자치의 힘은 소수 정치엘리트 중심주의에서 탈피하여 평범한 주민들과 다양한 영역의 소집단들이 참여하는 숙의민주주의를 통해 실현될 때 더 큰 힘을 받는다. 중학교 남녀공학 전환을 계기로 학생, 학부모, 교사뿐 아니라 평범하고 다양한 주민들이 함께 머리를 맞대고 무엇을 배우고 싶은지, 어떤 학교를 꿈꾸는지 미래의 학교에 대해 함께 토론하고 숙의하는 공론의 장을 열어 주길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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