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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 음식 없는 게 아니라 안 찾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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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 음식 없는 게 아니라 안 찾는 것”
  • 윤종혁
  • 승인 2021.03.21 08: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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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은 이제 먹거리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지역의 이미지를 형성하는 문화 매개체라고 할 수 있다. 전주 비빔밥, 담양 떡갈비, 통영 꿀빵, 제주 고기국수 등 음식을 통해 지역이 널리 알려지고 있다. 여러 지자체가 음식을 관광자원화 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음식이 지역을 널리 알리는 대표적인 관광자원이 된 지 오래다. 홍성군의 발걸음은 더디기만 하다. 홍성군 홈페이지는 홍성의 대표 먹거리로 △홍성한우 △토굴새우젓 △남당리대하 △남당리새조개 △재래맛김을 내세우고 있다. 음식이 아닌 재료를 홍보하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홍성을 대표하는 음식이 무엇이냐’고 묻는다. 홍성군은 하루빨리 홍성의 대표 음식이 무엇인지를 찾아야 할 때이다. 몇 차례에 걸쳐 홍성의 대표음식이 무엇인지를 살펴보고자 한다. <편집자 주>

홍성전통시장에는 소머리국밥집을 쉽게 접할 수 있다. 마늘전 옆으로 10여 개의 소머리국밥집이 모여 있다.

“홍성, 음식 재료가 풍성한 곳”

‘홍성 대표하는 음식이 없다’(홍성신문 2021년 3월 8일자) 보도 이후 홍성을 대표하는 음식에 대한 관심이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많은 사람들은 한결같이 “홍성을 대표하는 음식이 없는 것이 아니라 군에서 대표음식을 안 찾고 홍보를 안 하고 있는 것”이라는 입장이다.

홍성군외식업지부 민재기 지부장은 “홍성만큼 축산물과 농산물, 해산물 등 음식 재료가 풍성한 곳이 없다”며 “홍성을 대표하는 여러 음식들이 있는데 군에서 제대로 찾아 홍보하지 못하고 있다. 예산이나 다른 지자체에서는 음식이 관광산업이라는 것을 일찌감치 파악해서 적극 홍보하고 있는데 홍성은 늦은감이 있다”고 말했다.

홍성군의회 노운규 의원은 “예산군은 예산 출신 방송인 백종원 씨를 이용해 예산 국밥 등 음식을 적극 홍보하고 있다. 방송프로그램 세트장을 만들었는데 주말이면 많은 사람들이 세트장을 구경하고 찾아오고 있다. 홍성도 많은 사람들의 발길을 사로잡을 특색있고 맛 있는 음식이 많이 있다. 왜 홍성의 음식을 소개하는데 손 놓고 있는지 모르겠다”고 질책했다.

주말이면 곳곳 줄 서서 먹어

홍성군은 한우구이와 대하구이・새조개 샤브샤브를 홍성의 3미라 정해 홍보를 하고 있다. 지난해 홍성8경을 홍성12경으로 바꾸면서 세 가지 음식을 홍성 대표 음식으로 선정했다. 주민들은 현실과 맞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웰메이드 이준성 대표는 “옷을 판매하다 보니 주말에 타 지역 사람들이 자주 오는데 ‘홍성에서 무엇을 먹어야 하느냐’고 묻는 손님들이 간혹 있다. 그럴 때 한우구이나 대하구이, 새조개 샤브샤브를 추천하기란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홍성 대표 음식이란 모름지기 홍성 사람들이 즐겨 먹고 사랑하는 음식이어야 한다고 생각하다. 또한 제철 음식도 대표 음식이 될 수 있겠지만 언제든 맛있게 접할 수 있는 음식이 바로 그 지역을 대표하는 음식이 아닐까 생각한다. 손님들이 홍성 대표음식을 물으면 칼국수나 소머리국밥을 추천하는 것이 그 이유”라고 말했다.

홍성 사람들이 즐겨 먹는 음식 중 하나가 칼국수다. 주말이면 곳곳에서 줄 서서 먹을 정도로 관광객들에게 인기있는 음식이다.

이준성 대표의 말처럼 칼국수집이나 소머리국밥 중 주말이면 손님들이 줄 서서 먹는 곳이 곳곳에 있다. 지난 14일 칼국수와 돼지머리고기 만을 판매하는 광천읍 현미집은 낮 1시 40분에 준비한 음식을 다 팔아 장사를 끝냈다. 오후 2시가 넘어도 손님들은 현미집을 계속 찾았고 허탕을 치고 돌아갔다. 다른 지역에서 왔다는 한 손님은 80세가 넘는 어머니를 모시고 오기까지 했지만 음식이 없어 발길을 돌려야만 했다. 같은날 오후 1시 경 광천원조어죽에도 음식을 먹으려는 손님들로 문 밖에 대기줄이 길게 늘어섰다.

결성면에 있는 결성칼국수에도 주말이 되면 전국 각지에서 찾는 손님들로 장사진을 이룬다. 결성칼국수 홍사득 대표에 따르면 주말 손님 중 70% 정도가 홍성이 아닌 다른 지역 손님이라고 한다. 홍성전통시장 안에 있는 홍흥집도 주말이면 손님들이 줄 서서 기다리는 것은 흔한 풍경이다.

최근 서울에서 홍성으로 이사 온 이은영 씨는 “홍흥집 소머리국밥 맛을 본 후 홍성의 맛에 빠져 들었다. 주말에 서울에서 친구들이 놀러 왔는데 홍흥집에 데리고 가서 소머리국밥을 함께 먹었는데 친구들도 다들 맛있다고 칭찬을 했다”고 말했다.

“홍성 대표음식 다시 정해야”

노운규 의원은 홍성 대표음식을 다시 정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노 의원은 “한우구이와 대하구이, 새조개샤브샤브가 홍성을 대표하는 훌륭한 음식임에는 틀림없다. 그렇지만 홍성 사람들이 좋아하고 즐겨 먹는 음식 중에서 대표음식을 찾는 것이 기본이라고 생각한다. 홍성 사람들이 즐겨 먹는 음식은 칼국수와 돼지 수육, 소머리국밥, 어죽, 삼겹살 등 여러 음식이 있다. 찾아보면 다양한 음식이 즐비하다. 철저한 준비를 통해 홍성 대표음식을 다시 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민재기 지부장 역시 “세 가지 음식에 만족하지 말고 홍성을 널리 알릴 수 있는 다양한 음식을 찾고 홍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홍성문화원 조남민 사무국장은 “홍성처럼 음식 재료가 풍성한 곳이 또 있을까 싶을 정도로 맛있는 음식이 많이 있다. 그런데 왜 한우구이와 대하구이, 새조개샤브샤브 세 가지 음식만 홍성의 대표음식을 정했는지 모르겠다. 홍성의 대표음식을 확대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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