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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들과 함께 한 4년 아쉬움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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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들과 함께 한 4년 아쉬움이 남는다
  • 김영찬 기자
  • 승인 2021.01.16 12: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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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부면 속동전망대 짙은 갤러리 김정숙 관장

속동전망대에 위치한 짙은 갤러리는 독특한 공간이다. 김정숙(46) 짙은 갤러리 관장의 손길 아래 짙은 갤러리의 개성이 만들어 졌다. 그녀가 짙은 운영을 맡은 지 올해로 5년째가 된다. 그간 짙은 갤러리에는 많은 작가들이 작품을 전시했다.  

짙은 갤러리의 개성을 연출하다 

김정숙 관장은 수수하고 평범한 것들을 좋아한다. 헌벽, 건물의 모퉁이 같은 곳이 마음에 든다. 그런 것에서 얻는 것이 더 많다. 어렸을 때부터도 그랬다고 한다.

소위 빈티지라는 것에 빈티지라는 말이 유행하기 전부터 끌렸다. 그래서 그렇거 뭐하러 모으냐는 말을 들으면서도 모으곤 했다고 한다. 지금도 이런 취향을 바뀌지 않았다. 지금도 옛날 문짝이나 오래된 가구 등 마음에 드는 것을 모은다. 짙은 갤러리의 소품들도 김 관장이 모은 빈티지들로 이루어져 있다. 짙은의 독특한 분위기는 그녀의 취향 덕분에 만들어짐 셈이다.

“수집품이 하도 많아서 헌집을 빌렸어요. 한옥 기둥 같은 잡다한 것을 모으다 보니 둘 데가 없었어요”

짙은 갤러리와의  만남

김 관장은 원래 도자기를 전공했다. 작품 활동도 계속하고 있다. 하지만 작가냐는 물음에는 아니라고 손사래를 쳤다. 8년 전 가죽이 좋아서 서울을 일주일에 몇 차례나 오고가며 가죽공예를 배웠다. 이응로 마을에서 좋아하는 가죽공예를 하면서 소소하게 수업도 진행했다. 그러던 중 군에서 그녀에서 속동마을권역 체험관 운영을 도와달라는 요청이 들어왔다. 당시 체험관은 문을 열지도 못하고 있었다.

그녀는 자기가 좋아하는 공간을 꾸미는 것을 좋아한다. 그래서 선뜻 제안을 수락했다. 물론 짙은 갤러리를 열기까지 고민도 많았다. 그녀는 복합적인 활동을 하고 싶었다. 그래서 일반적인 갤러리가 아닌 카페가 같이 있는 지금 같은 질인 갤러리의 모습이 만들어졌다. 짙은에서는 작가 한사람에게 한달 간 전시할 기회를 주었다. 그녀도 이전에 자신의 작품전시를 준비하면서 열심히 노력하고도 고작 일주일 전시하는 것에 대해서 아쉬움이 컸었다고 한다. 전시작이 결정되면 작품에 맞게 내부도 바꾼다.

“만약 서양화가 전시되면 작품에 맞게 가구나 장식을 바꿔요. 설치도 직접 해드리고 저희 눈높이에 맞게 바꾸죠. 작품이 바뀔때마다 내부가 바뀌는 것을 볼 수 있어요”

우려와 달리 전시작가를 구하는 것은 어려움이 없었다. 짙은 갤러리에 전시한 작가들은 매우 만족하고 재전시를 요청할 정도가 됐다. 문화원 같은 딱딱한 공간이 아닌 속동전망대의 아름다운 풍경도 볼 수 있는 공간이기에 사람들이 부담없이 찾았던 것이 비결이다. 사람들이 점점 많이 찾아 오자 대관료를 왜 않받냐는 이야기도 많이 들었다고 한다. 하지만 대관료를 받을 생각은 없다. 작가들이 있기 때문에 짙은이 유지된다는 생각 때문이다.

작가의 꿈과 함께 한다

짙은에 전시하고 싶어하는 작가는 많이 있다. 보통 1년 전시가 전년에 다 예약이 찬다. 전시했던 사람들 중에 재전시를 원하는 사람도 많이 있다. 하지만 첫 전시를 하는 작가를 우선적으로 예약받는다. 전시하는 작가 중에는 외지 사람도 많다. 

"이곳 사람만 받는 것은 원하지 않아요. 외지 작가가 전시하면 이분들 지인들이 작품을 보러 많이 오시죠. 외지분들도 많이 와야 홍성도 알리고 짙은을 알리는데도 도움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짙은에서는 작품 전시만 하는 것이 아니다. 작품을 판매하기도 한다. 김 관장은 "자신이 작품을 하는 것보다 파는데 더 소질이 있는 것 같다"며 웃기도 했다. 그녀에게 전시작은 남의 작품이 아니다. 그녀가 꾸민 짙은 안에 전시된 작품은 그녀의 작품이기도 하다.

짙은 갤러리 4년, 아쉬움이 크다

4년간 김 관장이 가꿔온 짙은의 앞날은 불투명한 상황이다. 그녀의 계약 기간은 5년으로 내년이면 계약이 만료된다. 짙은 갤러리 존속을 두고 여러 이야기가 나오고 있어 1년 후을 장담하지 못하고 있다. 대부분 그녀 혼자서 운영했기 때문에 구상했던 많은 것을 하지 못했다. 체험도 초기에만 운영하다 갤러리 운영과 병행이 불가능해 접었다. 때문에 1년을 남긴 지금 벌써부터 아쉬운 마음이 크다. 내년 3월 계약 기간이 끝나면 그녀도 짙은 갤러리도 어떻게 할지 안개 속이다.

“군에 짙은 갤러리의 필요성을 어필하고 지원을 요청하는데 어찌 될지 모르겠네요. 갤러리 운영을 못하게 되면 집에서 가죽공예나 하면 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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