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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고 | 김 병 안 홍성고등학교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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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고 | 김 병 안 홍성고등학교 교사
  • 홍성신문
  • 승인 2020.07.06 1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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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생각에는…(2) 예측 가능한 결과들

사례1.
지난해 연말에 홍성군청사 이전을 위한 예비후보지 5곳에 대한 주민선호도 조사를 주민투표 방식으로 치르고 전문가평가 점수를 합산하여 그 중에 한 곳이 최종 후보지로 선정 되었다. 그 시기에 택시를 탈 일이 있었는데 그 즈음에 지역민들의 주된 관심사였으니 당연히 기사님과 그 얘기를 하게 되었다.

“기사님이 듣기로는 어디가 가장 유력하다고 하던가요?
“글쎄요, 사람들마다 다 얘기가 다르던 데요.”
“그럼 기사님은 어디가 가장 적합하다고 생각 하세요?”
“글쎄요, 솔직히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손님은요?”

“제 생각으로는 C지역으로 결정 날 겁니다.” “왜 그렇지요?”
“그 이유는…”

주민투표와 전문가평가점수를 합산한 점수는 내가 예상한 C지역이 압도적으로 높았고 나머지 네 곳은 고만고만한 점수를 받았다. 주민투표는 읍면순회투표와 온라인 투표로 진행되었고 그 결과는 읍면순회 투표에서 C지역이 47% 나머지 지역은 각각 23%, 17%, 8%, 4%였다.
                                                                             (홍성신문. 2019. 12. 31)

내 예측은 어떤 근거에 기인한 것이었을까?내 생각은 이렇다.

후보지 5곳은 각각 저마다의 이유와 타당성을 가지고 해당 지역으로 군청사를 이전해야 한다고 주장하겠지만 내 생각에는 도토리 키재기다.

홍성군 11개 읍ㆍ면의 주민투표의 결과에 대한 예상은 이렇다. 홍성읍은 주민수가 많다고 해도 후보지가 5곳이다 보니 각 후보지별로 표가 분산될 것이다.

나머지 10개 읍ㆍ면은?

나머지 읍ㆍ면 지역의 주민 입장에서는 접근성과 편리성이 가장 중요한 요인일 것이다. 홍성읍을 제외한 대부분의 읍ㆍ면 지역 주민들에게는 5곳의 후보지 중에서 C지역이 가장 그런 조건에 부합하는 곳이다. 그 외지역들이 그 지역의 주민들에게 갖는 특별한 강점이 없다.
주민투표 결과는 이 C지역이 광천읍 75%, 홍동면 55%, 장곡면 75%, 은하면 88%, 서부면 91%, 갈산면 83%, 결성면 88%, 구항면 88%의 높은 득표율을 보였다.

사례2.
21대 총선을 앞두고 우리 지역 홍성ㆍ예산의 선거 결과 예측을 두고 나는 두 건의 내기를 하게 되었다. 나와 내기를 한 상대방은 한 명은 내 처남이고, 다른 한 명은 같이 운동을 하는 후배였다. 두 사람 모두 여당 후보가, 나는 야당 후보가 당선될 것으로 예측했다.

결과는 나의 승리였다. 투표 결과는 야당후보 53.9%, 여당 후보 44.5%였다.
두 사람이 여당 후보의 당선을 예상하는 이유는 비슷하였다. 이제는 바꾸자는 여론이 높고, 고령에다 지역발전에 기여한 게 뭐가 있느냐 하는 거였다. 그러나 나는 야당 후보를 지지하지도 않았으면서도 그 후보의당선을 예측하였다.

내 생각은 이렇다.

야당 후보에 대한 두 사람의 의견에 나도 공감하는 바가 있지만 여당 후보의 면면은 어떠한가?


대학 교수로 재직 중에 출사표를 던진 그 후보는 정치 경험이 전혀 없고 지명도 또한 없는 정치 새내기로서 여당의 후보로 나선 것인데, 과연 지역 주민들은 그의 참신성을 보고 표를 줄 것인가?

나는 우연히도 그 후보의 선거 공약이 적힌 전단지를 보게 되었는데 가히 충격적이었다. 지금도 기억나는 것이 그의 공약에는 ‘홍성ㆍ예산을 지나는 철도를 북한을 통과하여 중국과 연결시키겠다’ 하는 것과 ‘충청권의 혁신도시를 홍성ㆍ예산으로 유치 하겠다’ 하는 내용이 있었다.
여러분의 생각은 어떠신가? 참으로 담대하고 훌륭하다고 생각 하시는가?

내 생각은 이렇다.

남북한 철도 연결 문제는 필자의 첫 칼럼에서 언급했던 것처럼 문재인 대통령이 평양을 방문하여 김정은 위원장과 서로 손잡고 포옹하고 밥 먹고 백두산에 함께 오르고 하는 화해 무드를 조성하고 평양공동선언문 속에 포함시킨 내용 이었다. 그럼에도 일국의 대통령도 추진 못하고 있는 사안을 일개 초선 의원이 시원하게 해 낼 수 있는 일이란 건가?

충청권 혁신도시 지정에 관한 문제는 또 어떠한가? 충남북 대전의 각 지자체에서 ‘네, 네, 그렇게 하시지요. 저희가 양보해 드리겠습니다.’ 라고 할 것인가?

이 분야의 문외한인 내가 보기에도 이게그리 순탄하게 결정되고 추진될 사안이라고 생각되지 않는다.

이 두 가지 공약을 떡하니 내놓은 그 후보의 자질과 능력이 가히 의심스러웠다. 그를 보좌하고 도와주는 참모들의 수준도 가히 짐작할 수 있었다고 한다면 내가 너무 지나친 것이었을까?

물론 지역 주민들이 모두 나처럼 후보자들의 선거공약을 세밀히 살펴보고 비교하고, 현실성과 타당성을 기준으로 결정하고 투표를 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또 한 가지 홍성ㆍ예산 지역의 주민들의 성향과 인구사회학적 특성도 중요한 변수라고 보았다.

역대 총선(국회의원 선거)에서 이 지역 주민들이 보여준 투표 성향은 결과적으로 상당히 보수적인 성향을 보여 주었다는 것(17대 총선부터 20대 총선까지 연속 보수당 후보자 당선)과 그것은 인구 구성 비율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것이 내 생각이다.

홍성의 경우 60세 이상의 비율이 29.3%, 범위를 50세 이상으로 확대하면 45.3%였고, 예산의 경우는 60세 이상이 38.0%, 50세 이상이 56.1%였다.

(통계정보/국내인구통계 2019. 7. 24) 투표의 결과는 인구 비율상으로 다수를 차지하는 유권자들이 초선에 도전하는 정치 신인보다는 지역 발전을 위해서는 그래도 다선의 경력 있는 후보가 낫지 않을까 하는 생각으로 표를 던졌을 것이라는 게 내 생각이다. 지명도가 낮은 정치 신인이었음에도 40% 이상의 표를 받았다는 것은 대단한 선방이라고 생각한다.

두 가지의 사례에서 아마 나와 동일한 방식으로 예측한 분들도 많이 있었을 것이다. 나에게 무슨 사물의 본질을 꿰뚫어 보는 직관이나 통찰력이 있어서 가능한 게 아니었다.

‘아는 만큼 보인다’ 했던가? 언뜻 보면 오리무중인 것 같은 일도 그 사안의 중요한 요인과 변수를 파악하고, 객관적인 시각으로 진지하게 바라보면 충분히 결과를 예측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건 그렇고 나는 누구에게 투표하였냐고요? 야당 후보는 마음에 들지 않고 여당 후보는 정치 경력과 공약이 부실한(?) 상황에서 나의 선택과 결과는 아이러니하다. 여당 후보에게 표를 주었지만 그는 낙선 하였고, 나는 내기에서 이겼다.

 ※이 기고문은 본사의 편집방향과 무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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