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향인 인터뷰/ 주정훈<대림사무용가구 대표>

‘전천후 총무’ 고향 일이라면 ‘두 발’

2016-10-14     윤진아 서울주재기자

홍동초(53회)·홍동중(8회)·홍성고(38회)

주정훈(52·사진) 대림사무용가구 대표는 살아온 이야기 대신, 웬만한 홍동사람은 다 아는 ‘운곡마을 주씨들’의 추억을 공유하고 싶다고 했다. 낡은 앨범 속에 소중하게 보관해온 사진 하나하나에 자신의 삶이 고스란히 들어 있단다.

홍동면 운월리 운곡마을이 고향인 주정훈 대표는 주예로(86), 김기분(83) 씨의 4남 1녀 중 차남으로 태어나 홍동초(53회), 홍동중(8회), 홍성고(38회), 한국방송통신대학교 행정학과를 졸업했다.

전국에서 주씨(氏)가 제일 많은 줄 알았어요!

“우리 동네가 주씨 집성촌이었어요. 주변이 온통 주씨여서, 저는 전국에서 주씨가 제일 많은 줄 알았죠.(웃음) 늘 같이 몰려다니던 친구들도 전부 주씨였어요. 주말엔 친구네 사랑방에서 카세트 틀어놓고 노래 부르며 놀았죠. 다들 일가인 터라 사소한 일도 어른들 귀에 바로 들어가는 만큼, 이렇다 할 말썽 한 번 안 부리고 얌전하게 놀았던 것 같아요.”

주정영, 주문택, 주기룡, 주진호, 주영신, 주구환, 주정훈. 운곡마을 동갑내기 친구 7명은 지금도 ‘심우회’라는 모임을 통해 자주 만나며 산다.

키가 제일 작았던 주진호가 고등학교에 들어가면서 쑥 커 최장신이 됐고, 원래 컸던 주정영은 중학교 3학년 이후 키가 자라지 않았다. 세월과 함께 달라진 것도 더러 있지만, 고향을 떠나온 친구들과 고향을 지키는 친구들의 우정은 그 시절 그대로다.

재경홍성고산악회 사무국장

주정훈 대표는 서울 서초구에서 사무용가구 및 주문가구, 목재가구, 칸막이, 인테리어 업체 ‘대림사무용가구’를 운영하고 있다. 타향에서 ‘믿을 만한 사람’이라는 신뢰를 얻기 위해 참 치열하게 살아왔다.

“사는 게 바빠 제 삶을 돌볼 틈이 없었는데, 고향 모임에 나가면 그렇게 즐겁고 힘이 나더라고요. 진짜 동네사람들 만난 기분이랄까요? 재경홍동향우회 주형섭 고문님은 우리 동네 아저씨고, 주상로 카톡 반장님과 저랑 같은 시기에 여자총무로 활동했던 주춘희는 옆 동네, 모두 ‘운월리 주씨들’이죠. 지금은 일선에서 한 발짝 물러났지만, 재경홍동향우회가 전국의 수많은 향우회 중에서도 유독 단합이 잘되는 모임이라는 사실에 늘 자부심을 느낍니다.”

재경홍동향우회(회장 최재흥) 총무로 5년간 활약했던 주정훈 대표는 현재 재경홍성고등학교동문회(회장 주진오) 산하 재경홍성고산악회(회장 이경학) 사무국장을 맡고 있다.

“산에 가면 마음이 활짝 열리고 부족했던 대화를 훨씬 많이 나누게 되는 것 같아요. 자연을 벗 삼아 나날이 돈독해지는 동문회, 향우회가 되도록 자타공인 ‘전천후 일꾼’으로서 저도 바지런히 힘을 보태겠습니다.”